영웅들의 꿈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지음, 송병선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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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 아메리카의 환상문학 중 거의 처음 접하는 책이라 상당히 읽기 어려웠다. 작품의 의미랄까 주제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왜 이런 형식으로 작품을 썼는지 또는 환상과 현실이 혼합되면서 나타나는 문학적 의미나 효과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아마도 책을 다 읽은 상태 (등장인물들과 사건들이 뜨하는 의미가 분명한 상태)에서 다시 읽는다면 좀 더 작품의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작품의 주제는 비교적 간단하다. 두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첫번째는 자신이 알고있는 가장 행복했고 되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사실은 자신을 파멸로 이끄는 순간이었다는 것과 자신이 좋아하는 동료들이 사실은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빼았으려는 악당 (악마 또는 마귀?)라는 것인데, 어리석은 인간의 민낯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다소 억지스러울 지 몰라도 나에게는 탄핵 이후의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과거회귀를 바라는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노인세대가 가장 떠오른다. 자신이 지지하는 인물이나 정당이 자신들이 살아가기 힘들 정도로 정치경제적 위기를 조장한 존재이라던가 자신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시대가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암울한 시대였다는 사실같은 점 등이 떠오른다.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더라고 사실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 중 상당부분이 자신을 좀 먹고 파괴하는 것 (대부분이 자본주의의 노예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두번째는, 그토록 찾고 싶었던 환상의 여인은 바로 자신의 아내였다는 사실이다. 역시 행복은 바로 가까운 데 있다는 많은 이야기의 주제와 통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나 어리석어서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 클라라가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해나가고 있다가 갑자기 엉뚱한 곳에서 죽임을 당하는 가우나의 모습과 닮아있다고 생각하니 무척 슬픈 감상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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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은 어떻게 우리를 배신하는가 - 국회의원 박용진의 경제민주화를 위한 끝나지 않은 분투
박용진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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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의원 박용진의 경제민주화를 위한 노력이 남긴 책이다. 사실 박용진 의원에 대해서는 작년 개헌 서명파로 분류되어 다소 안좋은 (?) 인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 박주민의 정수기 팟캐스트에 출연하여 삼성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추적에 관련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소신있게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새로운 인상을 가지게 되었다. 방송에서도 자신 혼자  삼성 차명계좌 건 같은 재벌과 대적하는 일을 하는 것은 역부족이라 많은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저자가 꿈꾸는 경제 민주화가 제대로 이루지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저자가 책에서도 언급한 것 같이 촛불혁명으로 대표되는 민주주의 정치 개혁이 경제 민주화로는 아직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데, 지난 겨울 온 국민이 그렇게 노력한 결실을 얻지 못한다면 정치적인 민주화마저 위험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 주로 다룬 재벌의 비리는 삼성의 편법승계, 현대자동차의 국내외 소비자 차별, 그리고 미래에셋의 편법 투자자 공모 건 등이다. 이와 관련되는 내용은 그동안 언론을 통해서는 제대로 알기 어려웠던 내용이었는데, 이 책에서 간결하면서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재벌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편법을 사용하려고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국민들의 이익보다는 재벌의 이익을 위해 한없이 작아지는 국세청, 금융통화위원회, 국토부 등의 행태가 더 괴씸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나마 촛불정국과 정권교체 후 국민들의 눈치를 보면서 재벌을 규제하는 시늉을 하고 있다니 국민들이 더 똑똑해지고 감시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행정부 말고도 사법부와 언론 등도 재벌의 로비에 자유롭지 않아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국민들이 알아야하고 감시해야하는 내용이 너무 많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드는데, 법이나 제도가 제대로 돌아가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깊게 다루지 않았지만, 나는 행정부, 사법부, 언론 등이 한국사회에서는 자본과 권력의 노예가 되는지 분석하고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유교적인 사고방식, 군대의 상명하복 문화, 일제 잔재 같은 것도 당연히 없어져야 하고 내부고발자 등을 보호하고 지원하여야 적폐청산이 제대로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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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등고래 모모의 여행
류커샹 지음, 하은지 옮김 / 더숲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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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조나단의 해양버젼이라고 기대하며 읽은 책이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비슷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이나 배경 그리고 문체는 다분히 동양적이다. 한국어로 번역되기는 하였지만 원작에 대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는지 문어체의 한자고문을 읽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희망적인 내용을 담은 갈매기 조나단에 비해 다소 우울하고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고, 내용 자체도 명확하지 않아 여백의 미를 살린 동양화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먹고 사는 것만이 인생이 아니라 자신의 비전을 추구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주제의 갈매가 조나단이 하늘을 높이 나르기를 추구한 것과 비슷하게 혹등고래 모모는 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추구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 의미와 이유를 제대로 이야기해주는 않는다. 또한 갈매기 조나단과 다른 점은 사람이 등장하고 혹등고래 모모와 교류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아는 지식을 바탕으로 고래 모모를 도우려고 했지만, 고래는 그 도움을 마다하고 다른 방향으로 떠나간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 이야기에 대한 나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이 이야기에서 혹등고래 모모는 자연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자연에 대해 어느 정도 제한된 지식을 가지고 있고, 자연이 이에 따라 우직일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자연은 인간이 이해하는 것 이상을 가지고 있어 인간이 이해하지 못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자연에 대한 인간은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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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먼 다이슨의 의도된 실수 - 과학과 인문학의 논쟁 그리고 미래
프리먼 다이슨 지음, 김학영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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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과학자의 과학책 서평을 담은 책이라 무척 기대를 하였는데, 책을 읽을 때 느낌은 그 이상이었다. 저자의 서평에서 언급되는 과학책의 저자나 과학책에서 언급되는 과학적 사건의 주인공들과 직접 교류하거나 배운 사람의 입장에서 써내려간 과학에 대한 에세이를 읽다보면 느낌은 기분은 바로 진짜가 나타났다이다.


저자 본인도 유명한 과학자이기도 하여 무게감이 엄청나지만, 유명 과학자들을 직접 교류해서 그 사람들을 인간적으로 아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 과학자들과 과학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므로 저자의 주장이 무척 강하게 다가온다. 책 초반에 소개된 몇몇 내용에 대해서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지 못하였고 (저자의 주장이 무척 보수적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랬는지 반론을 펼치는 독자의 편지가 제법 소개되었다. 물론 그 반론에도 저자의 생각이 바뀌거난 물러설 기색은 전혀없었다. 전쟁 무기를 개발한 과학자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거나, 온실가스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 등이 무척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시 생각해보면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강의를 쓴 리처드 뮬러 를 비롯하여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과학자들도 제법 있다는 사실을 잘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의견이 엇갈리는 앞부분의 몇 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부분은 유명과학자들과 교류한 자신의 경험과 추억이 담긴 내용이 많아 책을 읽는 내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대한 인물이 오펜하이머였는데, 핵무기 개발에 반대한 인류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주장하였던 과학자였기 때문이다. 그런 이야기 이외에는 솔직하게 말하서 그를 잘 몰랐는데, 그 시대에서 중요한 집단에서 다른 사람들을 잘 이끈 사람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제대로 된 스스로의 연구를 할 기회를 놓친 불우한 사람이었다는 저자의 인물 평이 무척 충격적이었다. (오펜하이머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위해서는 다른 책도 읽어야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읽었던 책인 말콤 글래드웰의 다윗과 골리앗에 대한 평이 들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그 책을 읽었을 때는 그다지 좋은 인상을 받지는 못했는데 (기억이 잘나지 않기는 하지만), 간략하게 정리된 저자의 평을 읽으면서 그 책에 대한 인상이 바뀌면서 그 책을 제대로 읽지못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서평을 담은 책이기는 하지만 쉬운 책은 아니다. 한번만 읽을 것이 아니라 여러번에 걸쳐 곱씹으며 읽어야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을 제대로 소화하면 과학이나 책에 대한 내 인식이 몇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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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를 음악으로 읽다
구리하라 유이치로 외 지음, 김해용 옮김 / 영인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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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에게 안맞는 책일 수도 있었다. 하루키의 책은 노르웨이의 숲과 세계의 끝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그리고 단편선을 읽었을 뿐이다. 물론 읽은 책들은 모두 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추가적으로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그리고 재즈는 잘 모르지만 하루키가 인용하는 비틀즈나 비치 보이스의 노래는 좋아하는 편이라 이 책에 담긴 내용은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소재로 할 것으로 생각하여 재미있는 독서가 될 것으로 기대하였다.

그런데, 책이 재미가 없었다. 맨 처음에는 내가 하루키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책 마지막의 특별대담을 보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쓰기 이전에는 하루키를 읽지않았던 사람이 책을 쓰기 위해 부랴부랴 읽었을 정도로 하루키에 대해 그다지 애정이 없는 사람이 쓴 하루키에 관한 책이었으니 재미없는 것이 당연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대담(이 책에서 이 대담이 제일 재미있는 것 같다)을 읽다보니, 오타니 요시오의 경우 내가 읽은 두 장편이 제일 낫다고 평을 한 것으로 보아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다른 작품에 대한 그의 평이나 하루키 작품은 일종의 포르노이기에 인기가 있다는 평도 어느 정도는 내가 어렴풋이나마 하루키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과 비슷한 것 같아 약간은 뿌듯한 느낌도 들기도 하였다.

또한, 내가 하루키의 단편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빵가게 습격이라는 작품의 의미에 대한 내용이 있어 흥미로왔다. 경제적인 혁명을 민중이 일으키지만 문화통치로 초기의 동력을 잏어버렸다는 의미라는 것을 알고나니 하루키가 그동안 알아온 것보다는 큰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수박겉핧기같지만, 하루키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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