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프리먼 다이슨의 의도된 실수 - 과학과 인문학의 논쟁 그리고 미래
프리먼 다이슨 지음, 김학영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저명한 과학자의 과학책 서평을 담은 책이라 무척 기대를 하였는데, 책을 읽을 때 느낌은 그 이상이었다. 저자의 서평에서 언급되는 과학책의 저자나 과학책에서 언급되는 과학적 사건의 주인공들과 직접 교류하거나 배운 사람의 입장에서 써내려간 과학에 대한 에세이를 읽다보면 느낌은 기분은 바로 진짜가 나타났다이다.
저자 본인도 유명한 과학자이기도 하여 무게감이 엄청나지만, 유명 과학자들을 직접 교류해서 그 사람들을 인간적으로 아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 과학자들과 과학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므로 저자의 주장이 무척 강하게 다가온다. 책 초반에 소개된 몇몇 내용에 대해서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지 못하였고 (저자의 주장이 무척 보수적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랬는지 반론을 펼치는 독자의 편지가 제법 소개되었다. 물론 그 반론에도 저자의 생각이 바뀌거난 물러설 기색은 전혀없었다. 전쟁 무기를 개발한 과학자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거나, 온실가스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 등이 무척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시 생각해보면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강의를 쓴 리처드 뮬러 를 비롯하여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과학자들도 제법 있다는 사실을 잘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의견이 엇갈리는 앞부분의 몇 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부분은 유명과학자들과 교류한 자신의 경험과 추억이 담긴 내용이 많아 책을 읽는 내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대한 인물이 오펜하이머였는데, 핵무기 개발에 반대한 인류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주장하였던 과학자였기 때문이다. 그런 이야기 이외에는 솔직하게 말하서 그를 잘 몰랐는데, 그 시대에서 중요한 집단에서 다른 사람들을 잘 이끈 사람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제대로 된 스스로의 연구를 할 기회를 놓친 불우한 사람이었다는 저자의 인물 평이 무척 충격적이었다. (오펜하이머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위해서는 다른 책도 읽어야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읽었던 책인 말콤 글래드웰의 다윗과 골리앗에 대한 평이 들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그 책을 읽었을 때는 그다지 좋은 인상을 받지는 못했는데 (기억이 잘나지 않기는 하지만), 간략하게 정리된 저자의 평을 읽으면서 그 책에 대한 인상이 바뀌면서 그 책을 제대로 읽지못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서평을 담은 책이기는 하지만 쉬운 책은 아니다. 한번만 읽을 것이 아니라 여러번에 걸쳐 곱씹으며 읽어야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을 제대로 소화하면 과학이나 책에 대한 내 인식이 몇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