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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등고래 모모의 여행
류커샹 지음, 하은지 옮김 / 더숲 / 2018년 2월
평점 :
갈매기 조나단의 해양버젼이라고 기대하며 읽은 책이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비슷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이나 배경 그리고 문체는 다분히 동양적이다. 한국어로 번역되기는 하였지만 원작에 대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는지 문어체의 한자고문을 읽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희망적인 내용을 담은 갈매기 조나단에 비해 다소 우울하고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고, 내용 자체도 명확하지 않아 여백의 미를 살린 동양화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먹고 사는 것만이 인생이 아니라 자신의 비전을 추구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주제의 갈매가 조나단이 하늘을 높이 나르기를 추구한 것과 비슷하게 혹등고래 모모는 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추구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 의미와 이유를 제대로 이야기해주는 않는다. 또한 갈매기 조나단과 다른 점은 사람이 등장하고 혹등고래 모모와 교류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아는 지식을 바탕으로 고래 모모를 도우려고 했지만, 고래는 그 도움을 마다하고 다른 방향으로 떠나간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 이야기에 대한 나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이 이야기에서 혹등고래 모모는 자연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자연에 대해 어느 정도 제한된 지식을 가지고 있고, 자연이 이에 따라 우직일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자연은 인간이 이해하는 것 이상을 가지고 있어 인간이 이해하지 못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자연에 대한 인간은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