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비가 오네요.
며칠 전부터 비나 좀 오지,하면서 그리워하고 있었어요.
아침뉴스에서 기상캐스터가 저녁 어스름녘에 내릴 거라며
오늘은 꼭 우산을 가지고 나가라고 신신당부를 하더라구요.
바람도 분다는데,
비 오고 바람도 분다는데
당신, 더 아프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정말 오려나, 창밖을 보면서 멍해져 있는데
몇 번인가 센 바람이 오가더니 빗방울이 ...
정말이네요.
새벽에 영화 <마들렌>을 보고 잤어요.
거기에서 두 주인공이 비 오는 날, 노란 비옷을 입고 자전거를 타는 장면이,
<오버 더 레인보우>에선 기상학과 학생인 주인공이
기억상실로 잊어버린 연인을 비 내리는 날 우산을 씌워 주며 찾게 되고,
<4인용 식탁>에선 어느 교회에서 긴 가뭄에 비를 내려달라 많은 사람이 기도하고는
밖으로 나서는 순간 기도가 닿았는지 고마운 비가 내리는데
우산을 준비한 사람은 어느 꼬마 한 명뿐이었다는 씁쓸한 내용이 있죠.
창문에 송글송글 앉아 있는 빗방울을 보면서 왜 그런 장면들이 떠오르는 건지 ...
아직도 창 밖에서 빗소리가 들려오네요.
당신, 그리 아픈 몸 이끌고 찬 바람 맞고 다니는 건 아니겠지요.
부디,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