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비가 오네요.

며칠 전부터 비나 좀 오지,하면서 그리워하고 있었어요.
아침뉴스에서 기상캐스터가 저녁 어스름녘에 내릴 거라며
오늘은 꼭 우산을 가지고 나가라고 신신당부를 하더라구요.

바람도 분다는데,
비 오고 바람도 분다는데
당신, 더 아프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정말 오려나, 창밖을 보면서 멍해져 있는데
몇 번인가 센 바람이 오가더니 빗방울이 ...
정말이네요.

새벽에 영화 <마들렌>을 보고 잤어요.
거기에서 두 주인공이 비 오는 날, 노란 비옷을 입고 자전거를 타는 장면이,
<오버 더 레인보우>에선 기상학과 학생인 주인공이
기억상실로 잊어버린 연인을 비 내리는 날 우산을 씌워 주며 찾게 되고,
<4인용 식탁>에선 어느 교회에서 긴 가뭄에 비를 내려달라 많은 사람이 기도하고는
밖으로 나서는 순간 기도가 닿았는지 고마운 비가 내리는데
우산을 준비한 사람은 어느 꼬마 한 명뿐이었다는 씁쓸한 내용이 있죠.

창문에 송글송글 앉아 있는 빗방울을 보면서 왜 그런 장면들이 떠오르는 건지 ...

아직도 창 밖에서 빗소리가 들려오네요.

당신, 그리 아픈 몸 이끌고 찬 바람 맞고 다니는 건 아니겠지요.
 
부디,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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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1 2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4-01 2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4-01 2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4-04-01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흔님, 여기도 저녁부터 촉촉해요. 이 비 그치면 벚꽃이 좀더 만개하겠죠. 송알송알 매달린 고 조그만 얼굴이 어쩜 그리 화사한지요. 4월의 첫날 우산에 내려앉는 빗방울이 꽃송이처럼 환한 기억들을 불러오면 좋겠어요. 오버더레인보우의 우산, 기억나네요. 두 사람의 사랑이 참 예뻤죠.

김여흔 2004-04-01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겠죠. 빗방울 머금고 더 화사해지겠죠. ^^
오버더레인보우, 기억하시네요. 몇 번을 봐도 여운이 남죠.

비로그인 2004-04-01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봄비는 여름의 장맛비와는 틀려요.
베란다 문을 활짝 열어 놓고 턱을 괴고...청승을 떨며 비 내리는 풍경을 온 종일 바라보기만 해도 실증이 안 나죠...^^

김여흔 2004-04-01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열사님, 영화의 한 장면 같구료. 상상만 해도 즐거운 풍경이에요. ^^

2004-04-02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4-02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