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봄볕이 좋아서 마당에 가만히 서있는데
한쪽 구석에 콩알만한 연보라빛 꽃이 피어 있는 들풀이 있지 뭐에요.
저 작은 놈에게도 이름은 있겠지, 하며 살펴보는 순간
꿀벌 한 녀석이 윙윙거리고 오더니 그 꽃에 폭 파묻혀서는 꿀을 빨아먹더군요.
사진기라도 있으면 그 순간 담아 보고 싶더라구요.

주위를 둘러보니 땅에는 새순들이 파릇 파릇하고
나무들은 누구에게라도 질새라 제 각각 뽀송뽀송한 눈들을 틔워놓고 있었어요.

봄은 이렇게 소리없이 와 있는데, 제 무딘 심성이 고장나 있었나 봅니다. 
조금만 가까이 바라보면 알 수 있는 것을 ...
나만, 내 아픈 구석만 보며 애태웠던 거예요.

당신, 몹시 아파서 몇 날을 그렇게 앓고 있는데
잘 먹으라고, 잘 쉬라고 그런 엄마같은 말만
그런 말로만 건넬 수 없음이 못내 안타까웠어요.

그리 성치 않은데도 투정도 없는 당신
내 서툰 사랑도 달게 받는 당신

어떤가요?
당신 아픈 몸, 오늘 아침엔 가뿐해지라고 기도하며 잠들었드랬는데 ...

오늘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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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30 16: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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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30 20: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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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31 13: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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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31 23: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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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1 00: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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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1 00: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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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1 20: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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