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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02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이현우!
정말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모습의 가수 중 한 사람이죠. 중간에 조금 안타까웠던 일도 있었지만..
드라마 <네멋대 해라>에서 왜 이현우 1집 중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가 삽입곡으로 흘러 나왔었죠? 정말 좋았었는데...
정말 화이트 데이와 잘 어울릴 콘서트가 되겠네요...^^

김여흔 2004-03-02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연정보에 이런 문구가 있더군요.
<프로포즈를 받을 때 열어 볼 선물 상자를 바라보는 느낌으로 두근두근 공연장을 찾아보자 ! 당신의 설레이는 사랑이 금새 이뤄질 것 같은 기대감으로 ..>
이현우, 음색이 참 매력적이죠. 그러면서도 수요에술무대에서 김광민하고의 어설픈 개그 때문에 괜스레 웃음이 나기도 해요. 영화 <카라>에서 <후회>라는 곡도 좋더라구요.

Laika 2004-03-02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년전 이현우의 스탠딩 콘서트 가서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님이 올린 포스터 보며 한번 가볼까했는데, 날짜가 맘에 안드네요...커플들만 가득할것 같아서..참아야겠습니다.

김여흔 2004-03-02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화이트데이, 매월 14일을 어찌하면 좋죠. 13일에 자서 15일에 일어나면 어떨까요? 그냥 동성 친구랑 가면 또 어때요. 찾아주신 걸음 감사해요. 님 서제에도 종종 찾아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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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4-03-02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서재 구경 온 이후론 뭔가 공연을 봐야할것 같은 열의 가득차서 지금 공연을 고르고 있답니다. ~

김여흔 2004-03-02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걸까요, 이제 봄이라는. 여기 저기 들뜨게 만드는 소식들이 풍성해서 마음이 먼저 분주해지네요. 따뜻하고 햇살 좋은 날에 행복한 추억 만들길 바랄께요. 다녀오시면 즐거웠던 얘기 들려주시고요.
 
 전출처 : kimji > 슬픔을 재우기 위해

  유채꽃이 만발하다는 소식이 뜻 모를 제주행의 설렘을 만들어주었다. 나의 제주행이라는 것은 기실 들뜸이나, 기쁨, 혹은 관광이 될 수 없는 의미들로 가득 차 있었고, 또한 여행보다는 떠남,이라는 의미에 조금 더 치중하고 싶던 나의 의도된 마음이 무색하도록 자꾸 유채꽃의 눈부신 노란빛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어쩌면 나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이뤄지지 않을 부질없는 욕망이라는 것쯤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내 자신이 갖는 감정 치고는 희망,이라는 단어는 너무 사치스럽다는 것마저도 애써 외면하고 싶었다. 그래서였을까, 짐을 꾸리면서 나는 이 책을 무심한 척, 그러나 [자거라, 네 슬픔아]라는 제목을 마음에 품으며 골랐을 것이다. 그렇다, 나는 낯선 섬에서 슬픔 따위는 명료한 제목처럼 집어던질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문예지 [현대문학]의 표지 사진을 담당하고 있던 구본창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였고, 책을 읽기 전에 이미 사진정도는 슬쩍 넘겨보았으므로 그 사진이 주는 여운은 익히 알고 있었다. 책의 구성은 익히 알고 있었으므로, 작가가 그리고 있을 내용에 대한 기대는 사실 없다고 할 정도였다. 그저 제목이 주는 이미지만 부여잡고 이 책을 골랐으니까. 책은 그렇다. 구본창이 찍은 사진, 그리고 그 사진의 연상에 따른 작가의 사변적인 이야기들. 그러나 그 사변적인 이야기 속에는 소설적 구도에 따라 지극히 일상적이고 소담한 작가의 개인적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어찌보면 그런 개인적 단상들조차도 작가가 익히 우리에게 소설을 통해 다소 고집스럽게 보여주던 -세상에 대한 여린 시선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에 대한 강한 경외감, 삶에 대한 진지성과 연민을 표현한 애잔한 필체- 이미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을 뿐이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떠난 이가 산 중턱의 낯선 방에 오롯이 앉아 읽기에 적절할 만큼 고즈넉했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오래 기억하게 될 것이다. 작가가 제주에 대한 이야기를 유독 많이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연치고는 너무 우연적이다. 아니, 어쩌면 나는 제주에서 이 책을 읽었기 때문에 제주에 관한 글만 더욱 강하게 기억하고 싶은 지도 모를 일이다. 독자의 개인적 체험과 맞물려 책에 대한 객관적 언급을 할 수 없게 되었다 하더라도 나는 이 책에 대한 단상을 기억하고 싶었다. 제목에 걸었던 기대처럼 내가 슬픔을 버리게 만들지도 않았고, 또한 어렴풋이 가졌던 봄과 희망에 대한 이미지들이 모두 나의 부질없는 헛된 욕망이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는 일이라든지 제주라는 특수한 공간의 우연과는 별개의 문제로 말이다.

  남편을 잃은 친구와 함께 떠난 길에서 찍은 플라로이드 사진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항구에서 만난 낯선 여자와의 하룻밤 인연이라든지, 혼자 밥을 먹는 자신에게 식당 아주머니가 건넨 삶의 애착에 대한 격려, 기찻길과 죽음에 대한 기억, 고향과 가족애, 그리고 인간관계의 틀을 만들어주는 삶의 근간에 대한 진지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거짓말처럼 잊어버리는 작가의 비일상적인 일상에 대한 기록들이 나에게는 강한 이미지로 남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부재에 대한 애달픈 몸부림이었기 때문이었다. 모든 소멸하는 것들에 대한 연민과 소멸을 다시 재생으로 의미부여 하고 싶은 인간의 나약함이 보였다고 할까. 그렇기 때문에 슬픔을 잊는 대신 잔인하게 내 안의 슬픔을 꾸역꾸역 꺼내 보이게 했던 글이었다. 아니, 조금 더 솔직히 고백하자면 작가가 제주에서 만난 어느 처녀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내 슬픔의 뿌리를 만났던 것이다. 바다 한 복판에서 목 놓아 우는 처녀, 그리고 왜 울었는지 묻지 말라고 말하던 그 처녀의 이미지가 모질게 나를 후벼 팠던 것이다. 자거라, 네 슬픔아. 부디 자거라, 그리고 다시 깨어나지 말아라. 그 제목을 나도 목 놓아 외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아니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알고 있는지 모른다. 상처는 아물기 마련이고 회복되지 않는 아픔은 없다는 것을. 그것이 무뎌지기 때문에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며, 결국 변질되었을 뿐인 상처와 아픔이 왜곡된 기억으로 남아 소멸된 것처럼 여겨질 뿐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그렇다, 상처는 아물고 아픔은 회복된다. 그렇게 되기까지의 시간은 어느 누구도 가늠할 수 없지만 결국은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뼈가 으스러지도록 고통스러운 일이, 그래서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문제도 인생이라는 길고 너른 과정에서 보면 아주 작은 티끌일 뿐이라는 것을. 그 티끌이 될 찰라의 순간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글로 기억하게 만드는 이 책은 그래서 의미로운 작업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찰라의 복판에 이 책을 읽은 독자인 나로서도 충분히 의미로웠던 것이다.


  구본창의 사진은 군더더기가 없다. 냉소적이지 않으나 뜨겁지도 않다. 그렇다고 해서 담백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한 장의 사진은 그 사진을 보는 이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아프고 그러므로 슬프고 그렇기 때문에 아름답다. 사진 한 장이 주는 아름다움은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신경숙은 그 마음의 움직임을 잘 묘사한다. 그것은 슬픔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잠재우는 일이라는 것, 아니 인간이기 때문에 잠재울 수밖에 없는 슬픈 슬픔을 사진과 글로 보여주는 책이다.


  
 

 

 

  제주는 유채꽃이 만발했고 바람이 몹시 불었다. 그리고 내가 돌아오던 날에는 안개가 짙었으며 비가 많이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무 쉽게 돌아왔다. 이제 돌아왔으므로 더 큰 슬픔 속에서 슬픔을 잠재우기 위해서 무던히 애써야 할 것이다. 문득 책의 한 문장이 떠올랐다. 

  "누군가 인간의 여행이 계속되는 것은 언젠가는 떠나온 곳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돌아왔으므로 살아야 하겠다. 그것이 부재기억을 부여잡고 사는 인간의 숙명일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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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자정 무렵,
동생이 한잔 걸치고는 얼근한 얼굴로 쪽지 한장을 내민다.

무엇인고 하니 로또, 사실 난 그 걸 처음 보았다.

요행에 기대않고 살다보니 아직도 고스톱이나 포커도 할 줄 모른다. 세상이 아무리 로또가 어떠니 저떠니 해도 복권 따위엔 애초에 관심 밖이었던 터.

그런 내게 로또를 맞춰 보라고 불쑥 내미니 순간 당혹스러울 밖에. 가까스로 로또 사이트에서 번호를 맞춰보니
아니나 다를까 꽝,이지.

'얘야 주정부리지 말고 어능 자라 응'
동생 왈 '어제 꿈이 심상치 않았는디'

솔직히 말하자면 요행보다는 행운을 더 바라며 살긴 한다.
가끔 설문에 응해주면 작지만 쏠쏠한 선물이 배달돼기도 해서 몰래 기뻐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게 왠일?,
오늘 아침,  레종 담배갑에서 유독 튀는 1개비를 발견했다.
파란 고양이가 하트를 들고 있는 그림에, <19+1 사랑>, <사랑, 그 못된 버릇의 시작>이라는 문구까지 새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이벤트인가, 그렇다면 담배갑에 뭔가 광고가 있을텐데 아무 것도 없었다. 궁금함을 참지 못해 인터넷을 뒤져보니,  '고양이 담배'는 지난 1월19일부터 시작된 마케팅의 일환으로. 전체 '레종' 생산량의 19%에 해당하는 담배에 1갑당 1개비씩만 끼워 판매하고 있고, 개비수로 따지면 2,000개비 중 19개비로 1%가 안되는 분량. 출시 당시부터 튀는 이미지로 어필해 온 '레종'의 브랜드 특색을 이어가기 위해 시도인 셈이란다.
그럼 그렇지하면서도 기분은 썩 좋았다.

기쁨과 설레임을 선물하는 작은 배려, 만족할만하다.
오늘 왠지 유쾌한 하루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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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2-29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오늘 하루 정말로 유쾌하고 즐거운 하루가 되시길~ 날씨 좋습니다!

김여흔 2004-02-29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열사 님도 행운으로 충만한 하루 되시길 바래요.

水巖 2004-03-03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생을 고스톱, 포커를 뭔지 모르고 살다 간 사람 , 아니지 아직 안 갔지. 여기에도 있답니다.
냉.열.사 님과 김여흔님을 알게 된 오늘 나도 유쾌해 질것 같습니다.

김여흔 2004-03-03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같은 아니, 제가 수암님을 닮아 있군요.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려요.
 



꼭 대천이어야 하냐고 투덜대면서 기여코 다녀오고야 말았다.
그 것도 발렌타인데이에...

온종일 햇볕 한번 들지 않는 대학원 연구실에서 지칠대로 지쳐있던 때였다.
그 녀석은 나와 4살이나 차이가 나는데도
수시로 들락거리며 실실 쪼개는 낯으로 날 따랐다.
어느 날부터는 그 녀석의 연인과 친구들까지 합세하여 맞먹고 지내게 되었다.

그렇게 이뻤던 그 녀석,
작년 가을 어느 날 새벽, 죽어버렸다.
교통사고였다.
미친 놈, 나쁜 놈.
내가 춘천에 있다고 강촌으로 놀러와서는
출근하려는 날, 가지 말라고 징징대던 일이
바로 엊그제 일인데.

그 녀석, 얄밉게도 춘천에 묻혔다.
그 것도 인연이라고
죽어서까지 날 따라다니냐고
며칠을 욕을 해대며 울고 울어댔다.

그 녀석의 연인과 함께 그 녀석이 잠든 곳에 다녀온 후,
대학원 시절에 내가 만들었던 온라인 카페를
그 녀석의 연인이 부활시켰다.

대천행은 그녀의 제안이었다.
대천이야 왠만한 사람이면 몇 번씩은 다녀왔을게다.
우리도 그러했다.
하지만,
우린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가 그 곳에서 만나야만 하는
못된 녀석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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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2-29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대천엘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요.
흑백 사진이랑....후배 이야기랑.....흑~

김여흔 2004-03-01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에서 MT 장소로 많이 가잖아요. 저는 예전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잘 모르겠던데 다른 사람들은 많이 변했다고 하네요. 대천항에도 들려볼까 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프레이야 2004-03-03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여흔님, 다녀가셨더군요. 턱은 괜찮으신지...^^
전 흑백사진을 좋아합니다. 대천해수욕장은 가보지 못한 곳이지만, 흑백사진이 안겨주는 그 바다의 정서가 비슷하게는 와 닿는군요. 님의 욕나오게 슬픈 기억까지 묻혀있는 그곳의 파도는 지금 오고있는 걸까요? 가고있는 걸까요? 흠뻑 젖어보고 싶어요. 바다에...

김여흔 2004-03-04 0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혜경님. 아이들의 그 해답, 정말 혼자 미친 뭐처럼 웃었어요. 요즘 아이들 참 넉살스럽기도 하고 당혹스럽기도 하죠. 님의 말처럼 문제에 문제가 있는 듯도 하구요.
사진은 컬러사진을 흑백으로 편집한 거라서 잘 안 나타나지만 하늘은 구름 하나 없이 맑았고 햇빛에 반사된 파도가 마음 시릴만큼 반짝였죠.
님 서제에서 우리 조카들이 볼만한 책들 좀 찾아봐야겠어요.
찾아주신 걸음, 소중하다는 말씀 전해요.

다시피운꽃 2004-05-18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언가 심오함이 묻어나는, 한편의 글이었어요, 느끼는 것도 많고, 좋은 글 읽고 가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김여흔 2004-05-18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오했나요? 꽃님.
처음 뵈는 분이시네요. 님도 남은 하루 행복하시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