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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테라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6월
평점 :
여기저기서 박민규...박민규...박민규..한다.한때 신해철이 교주로 나왔을때 신해철..신해철..해대더니....아무래도 프란체스카 시리즈 4쯤에는 박민규도 뱀파이어 가족으로 등장할 듯 하다.소설 별로 안보던 사람들도 박민규 소설 보면 재밌다고 난리다.<지구영웅전설><삼미슈퍼스타즈>...2타수 2홈런이다.조만간에 메이저리그뉴욕 양키즈팀에 스카웃되서 올드트래드포드 스타디움에서 레알마드리드의 앙리하고 스킨스게임을 할 것 같다.(어때 박민규 스럽지...ㅋㅋ )
박민규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재미있고 즐겁다는 것이다.때론 그 즐거움이 약간의 황당함을 동반하기도 한다.하지만 이 황당함은 엽기라는 코드에 익숙한 인터넷 세대에게는 전혀 어색하지 않을 수 있다.기발한 상상력만 가지고 그가 교주노릇 하긴 힘들다.그에겐 그 스타일의 근저에 있는 무언가가 있다.그 컨텐츠가 담고 있는 주제의식은 박민규 소설을 안팎으로 단단하게 만든다.
단편집 <카스테라> 역시 전작 <삼미슈퍼스타즈>의 주제의식의 선상에 놓여있다.그의 주제의식은 단연코 "속도에의 저항"이라고 말 할 수 있다.'속도에의 저항'은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이며 근대화에 대한 반항이다.또한 남들의 시선에 대한 뿌리침이고 붕어빵같은 현대인들의 가치에 대한 돌팔매질이다.이를 형상화해내는 박민규의 주인공들은 그래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자'들이다.세상은 그들을 '낙오자' 또는 '무능력자'라고 한다. <너구리>의 과장이 그렇고 <기린>의 아버지가 그렇다.<펠리컨>의 사장,<갑을 고시원>의 김검사 역시 마찬가지이다.박민규의 주인공은 스스로도 주눅들수 밖에 없는 멀쩡한 소외자들이다.단편집<카스테라>전반부는 소외자들의 변신에 힘입어 동물농장이 된다. <너구리>의 인턴사원은 세상의 속도에 따라가기 위해 상사의 동성애를 눈딱감고 허용한다.눈물이 난다.뿌연 목욕탕 김 속에서 너구리가 '다 안다' '다 이해한다' 는 이해와 동병상련의 눈길을 보낸다.강한 자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너구리의 세상에 주인공도 발을 내밀었는지 모른다.어느순간 주인공 역시 속도를 따라가는 인간이 되어보려고 하겠지만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다.<기린>의 주인공 역시 마찬가지이다.온몸이 쪼개지는 아르바이트에도 답은 보이지 않는다.무능력한 아버지를 지하철안으로 푸시하는 아들의 마음은 어떨까?인간이 짐짝처럼 변해버리는 지하철,조금이라도 늦지 않기 위해 늦어서 너구리로 변해버리기 전에 남들보다 빨리빨리 움직인다.그렇다고 인간세상에 답이 나올까는 의문이다.결국 모든 걸 버리고 잠적한 아버지는 너구리 대신 기린이 되었다.그게 기린이면 어떻고 너구리면 어떻고 대왕오징어면 어떻겠는가? 인간이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상황이고 또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을 동물과 인간 사이에 위치시키는 사회라면...
단편<카스테라>의 후반부는 변신의 황당함에서 조금 빠져나올 수 있다.<코리안 스텐더드>같은 경우는 박민규가 조금 더 직접적으로 신자유주의와 기득권화된 진보세력에 침을 뱉는다. 지금은 소시민으로 살고 있는 주인공.잘나가던 운동권 선배들은 하나둘 정치권에 투신하여 성공을 거둔다.또 일부는 강남에서 최고의 학원강사로 룸살롱 매니아가 되어 있다. 그중 농촌 공동체를 운영하는 한 선배로 부터 연락을 받는다.그나마 지양해야할 것을 지양하면서 살아온 선배이다.뭔가 귀찮기도 하지만 아무도 그를 돕지 않는다는데 양심의 가책을 느낀 주인공은 그를 찾아간다.선배의 농촌은 다른 농촌마냥 망해가고 있다.특히 외계인들의 공격이 가장큰 문제였다.외계비행접시는 무엇인가? 냉전시대 미국헐리웃 영화는 외계시리즈로 돈을 많이 벌었다.어느 평온한 도시에 갑자기 외계인이 들이닥쳐 다 부수어댄다.항상 그렇듯 평화는 작은 소시민영웅의 활약으로 찾아온다.냉전시대 침략하는 외계인은 소련이었다.영화를 통해 소련의 존재가 늘 우리의 평화를 깰수있다고 프로파간다 했던 것이다.박민규는 이를 한번 쉽게 틀었다.이 단편에 등장하는 UFO는 그냥쉽게 생각해도 신자유주의 농업자유화 압력이다.옥수수도 털어가고 소도 배불려 터뜨린다.농촌은 그렇게 초토화된다. 특종을 위해 아무리 UFO를 찍어도 기록에 남지도 않는다. 우리의 현실도 이와 같다.아무리 농민들이 죽는다 죽는다 해도 TV팔기 위해 자동차팔기 위해 라고 덮어버린다.업체야 그렇다 쳐도 일반 서민들까지 그런 프로파간다에 넘어간다.그리고 그냥 그런지 안다.아니면 아무생각 않고 살던가....
<헤드락> 역시 자본주의 폭력에 대한 부분이다.물론 소설이 헤드락이라는 물리적 폭력의 대상이 주체화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하지만 꼭 물리적 폭력만 의미하는 바는 아니다.부르디외의 상징폭력으로 이해하는것이 맞을 것이다.헤드락 학원이란 것은 상징투쟁에서 권력을 얻기 위한 과정이다.우리가 애들 윽박질러 공부시키고 학원보내는 것도 따지고 보면 남들 이겨서 잘나가라는 뜻 아닌가.결국 상징투쟁의 승자가 되길바라며해 헤드락학원에 보내는 것이다.이러한 자본주의의 폭력은 대상이 곧이어 주체가 된다는 특징을 갖는다.지지리 가난한 사람이 갑자기 졸부가 되면 천민자본주의가 만연한다.개구리 올챙이적은 죽어도 생각하지 못하는게 자본주의의 속성이다.그 시스템 안에서는 세상에 복수를 하기 위해서라도 못난놈은 더 괴롭혀야 직성이 풀린다.헤드락의 쾌감이 손끝에 남아있다.돈 주고 라도 헤드락을 해야한다.또 누군가는 헤드락 당한자의 모멸감에 이를 갈며 근육을 키운다.야...좋다.자본주의 동물의 왕국.폭력의 끝없는 순환이다.
박민규의 세상에 대한 시니컬함,소외자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또 시스템이 만들어 놓은 세계에 대한 연산을 자기식 '산수'로 돌리자는 주제의식...이런 것들은 간단명료하면서도 명쾌하다.그래서 즐겁게 읽고 쉽게 이야기할 수 있다.하지만 좀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도 있다.
우선 박민규의 말장난은 내개 전혀 신선하지 않다.그의 말장난을 이해하려면 최근의 대중문화를 좀 알아야한다.물론 몰라도 책읽는 데 무슨 문제가 있겠냐만은...박민규는 자신에게 엄청난 세례를 내려준 미국 대중문화에 패러디를 통한 경의를 표한다.최소한 경의는 아니라도 그의 의식속엔 69년 우드스탁이 아마 최고의 락 공연이었을 것이다.(박민규는 68년 생이다.) 박민규의 세대가 미국 대중문화의 피폭세대이니 이해는 간다.독자는 지미 헨드릭스가 누군지 알아야한다.우드스탁에서 쌩쑈를 하던 것 까지 알면 더 좋겠지."너 경험했봤니" (원제를 이렇게 한국말로 쓰니 가볍게 신선할지 알지?) 이런거라면 나도 자신있다. 딱정벌레의 "네 손을 잡고 싶어" 무지개의 "어려운 치료" 라디오 머리통의 "탈출용 음악" ...슬레이와 패밀리 스톤도 알아야하고 마빈게이의 '브라더 브라더"라고 시작하는 "도대체 무슨일이야"도 알아야 한다. 이 세대는 어찌나 미국 음악들을 많이 들어댔는지 당시 라디오에선 외국팝이 다 미국 팝은 아니다..라고 알아서 걱정해주면서 가끔 아말리아로드리게스나 조르주 무스카키의 청승맞은 노래들도 틀어주었다.그럼에도 역시 주류는 미국 대중문화였다.21세기 히피를 지향하시는 박민규 옹께서도 완전히 폭격받으셨다.박민규 옹의 스타일도 60년대 플라워 무브먼트 시절 미국 대학생들 하신 스타일과 똑같다. 박민규의 말장난-이걸 패러디라고 하자-은 2천대로로 넘어오면서는 유럽축구쪽으로 넘어간다. <야쿠르트아줌마>에는 핀투,콘세이상,피구가 등장하고 <헤드락>에는 헐크호건이 등장한다.조금 지나면 효드르와 크로캅이 등장하리라.라디오책 뒤의 평론가는 '이종격투기 어쩌구' '정크'어쩌구 했다.... <이러한 말장난-패러디-가 포스트모던의 특징인가? 특징이던 아니던 상관없다.난 별로 흥미롭거나 재미있다고 생각치 않는다.
그래서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동의를 구했다.먼저 도연명과 고스톱을 치고 있던 네드베드에게 물어봤다. 네드베드 "박민규의 장난이 재미있니?" 그랬더니 옆에서 광팔고 죽었던 키가 크고 눈이 부리부리한 칸토나가 끼여든다. "우리이름 쓰는 것도 저작권 받아야되는 거 아니야?" 이미 두판을 내리꼴은 시꺼먼스 아베베가 맨발을 벅벅 긁으며 '나 이판 지면 일어날란다." 한다.그때 부엌에서 어기정 어기정 브라질에서 찾은 좋은 오렌지로 만든 쥬스를 들고 이번년도 아메리칸 아이돌 우승자 판타시아가 폴라압둘과 함께 들어온다. "따봉 드시고 하세요" ...도연명이 눈쌀을 치뿌리며 "니네들 그렇게 떠들면 다 알카트라즈로 보내버린다"고 고함을 친다.그때 갑자기 알카트라즈가 눈앞에 나타났다.박민규가 친철하게 주까지 달아서 설명해준 잉베이 맘르스틴-영어명 잉위맘스틴-이 당시 보컬리스트 조린 터너를 데리고 기타를 철장으로 마구 던져버린다.
순간 논란 나는 조용한 성격의 에바케시디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하는 지 조언을 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라면 천천히 혼란을 정리하고 내개 답을 줄꺼야' 불행히도 케시디는 항암치료 받으로 병원에 갔다고 한다.대신 집에서 가정부로 있는 매염방이 뭐라 한마디 거들고 싶어한다.하지만 난 중국어를 도통 알아들을 수 없다.결국 다시 고스톱 판으로 돌아갔다.밤샘 고스톱에 다들 지친 모습이다.그때 막 도착한 젊은 친구가 있었다. 낯이 익다.180을 넘는 키에 작은눈.얼굴에는 아직 소년끼를 벗지 못한 여드름.동양인이었다.나는 옆에 있는 사라포바에게 그 친구 누군지 아냐고 물었다.그녀는 "제가 요즘 뜬다는 박주영이래요"한다.그래서 나는 말도 잘통할 것 같은 그 친구에게 "박민규 재밌나요?" 라고 물었다.한참 뭔 소린가 머뭇거리던 그가 .... 이렇게 말했다 ." 점점 할수록 자신감이 생기구요.이기는 법을 알것 같아요."
1절)타잔이 10원짜리 빤스를 입고 20원짜리 칼을 차고 노래를 한다 ..아아아...
2절)타잔이 10원짜리 빤스를 입고 20원짜리 칼을 차고 노래를 한다...아아아...
3절)타잔이 10원짜리 빤스를 입고 20원짜리 칼을 차고 노래를 한다...아아아..
박민규는 앞으로 잘해야된다.한국 축구가 맨날 4강 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