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앉아>

                     -정약용

새벽에 뜬 조각달

그 빛이 얼마나 가랴

간신히 작은 산은 올랐으나

긴 강은 건널 힘이 없구나

집집이 다들 단잠 속인데

타향 나그네는 홀로 노래를 하네

 

 압도적으로 눈이 가는 책이다. <노 로고>의 저자인 나오미 클라인의 <쇼크 독트린>이 갓 구워낸 붕어빵처럼 나왔다.

나오미 클라인은 비판적인 저널리스트이자 반세계화, 반소비주의의 유명인사로 알려져 있다. <혁명이 다가온다>에서는 그녀의 이런 진보주의 역시 브루주아 혜택을 누리는 자의 기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저널리스트로서 그녀의 행동주의가 그만큼 관심을 받았다는 반증처럼 보여진다. 

한때 <노 로고>를 구해보려고 헌책방을 뒤졌으나 결국 도서관에서 밖에 만날 수 없었다. 1주일내 반납할 자신이 없어서 대출하지도 못했다.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의 살얼음판에 금이 가고 있는 시점에 나온 책이어서 더욱 반가운 나오미 클라인의 책이다.

로쟈님의 페이퍼에도 <수사학>이라는 이름으로 이 책이 소개되었다. 키토의 책을 읽다 발견한 클레온과 디오도토스의 연설을 페이퍼로 옮긴적이 있다. 멋진 연설들이었다.원문은 투키티데스의 역사서 <펠로폰네소스전쟁>에 나온다.

그저 노닥거리기 위해서 그리스를 만나고 있다. 도널드 케이건, 브루노 스넬, 피에르 베르낭, 숀세이어즈 등도 등판대기 중이다. 물론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같은 이들의 원저들도 준비중이다.

<위대한 연설>을 그리스 정치의 한 단면으로 그들이 가진 정치철학의 한가지 몽타주로 보면 좋을 듯 하다. 물론 그렇게 계통적으로 엮지않고 그저 위대한 설득의 방법론으로 봐도 결코 나쁘지 않을 듯 싶다.

 

음악책이다. 말러 시리즈를 내서 이 바닥에서는 유명한 김문경이 슈베르트에 대한 책을 냈다. <천상의 방랑자>. 이 책은 서점에서 잠깐 몇 장 펼쳐봤다. 말러 시리즈와 달리 악곡분석들을 주로 다루고 있지는 않았다.얼핏 보기에 슈베르트 가곡의 가사들과 에세이로 이루어진 책처럼 보였다.

책 소개에 슈베르트에 대한 그간의 인식을 확 바꾸겠다고 했는데 약간의 홍보성 과장으로 느껴진다. 슈베르트를 연약한 청년작곡가 정도로 바라보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미학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추론적으로도 그런 상식을 뛰어넘을 수 있다. 당시의 '낭만주의'라는 것이 현 시대의 센티멘털식의 '낭만'과 다소 다르다는 것 말이다.어쨋든 바흐,모차르트,베토벤 등에 비해 그다지 많지 않은 슈베르트의 책이기때문에 경쟁력은 있다. 그러나 표지의 만듦새는 최악이다.

부커진 R의 2번째 책이다. 책 제목이 <전지구적 자본주의와 한국사회: 다시 사회구성체론으로?> 이다. 부커진은 이진경을 비롯해서 대중인문학계의 스타군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수유+너머'팀이 주도한다.(사실 주요멤버들은 그다지 대중친화적이거나 현실 정치적이지도 못하다. 오히려 '대중적'이라는 이름을 붙이려면 우석훈이나 강준만이 더 어울린다.) 지난 번 책의 주제가 소수성의 정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에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듯 하다. 기본적으로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지형도 내에서 대안주체와 연대의 정치성에 대해 논하고 있을 듯 하다. 사회구성체론의 이진경이 탈근대에 내놓을 사회구성체론이라 묘한 느낌을 준다. 전지구적 지형도 속에서 한국사회의 사회구성체를 재영토화하는 작업은 관심이 대상이 될 만하다. 한가지 문제는 그들이 너무 오랫동안 그점에 천착한 나머지 마치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버린 '오래된 미래'의 구성체가 아닐까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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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11-23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상의 방랑자..저는 슈베르트에 대한 일종의 아집같은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김문경씨는 어떤 의견을 내놓았을지 궁금해집니다.

한 번 눈여겨 봐야겠네요~

드팀전 2008-11-26 03:45   좋아요 0 | URL
음악책은 늘 관심이 가지요. 에릭 클립튼의 자서전까지두..

승주나무 2008-11-24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대한 연설을 보니까 페리클레스의 일화가 떠오릅니다. 아마도 필로폰네소스가 한 말이 아니지 싶은데..."페리클레스와 씨름을 해서 땅바닥에 매다꽂았다고 치자. 그는 연설로서 대중으로 하여금 자신이 매다꽂힌 적이 없으며 오히려 승리해다고 믿게 할 수 있다" 이 책이 땡기네요~~ 연설할 일이 자주 있어서 그런지 ㅋㅋ

드팀전 2008-11-26 03:46   좋아요 0 | URL
필로폰네소스는 누굽니까? ...?? 지명아닌가?? 워낙 많은 그리스인들이 있어서..??

승주나무 2008-11-26 22:07   좋아요 0 | URL
투키디데스였네요. 펠로폰네소스는 지명이 맞는 것 같습니다.^^;

헤로도토스가 다소 신화스럽게 역사를 구성해 놓았다면,
투키디데스는 이에 반발해 아주 실증적인 역사를 쓰려고 노력했죠.
페리클레스의 정적으로 알고 있는데, 역시 페리클레스에 의해 추방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갑자기 그리스의 역사가 땡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