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음반이야기를 한다.한동안 그달 그달 구매했던 음반을 올렸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것도 좀 귀찮아졌다.여전히 한 달에 10여만원을 음반 구매비로 쓰고 있다.그러나 들을 시간은 예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집에 들어가면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

음악은 시간예술인데 그 시간이 없다.음악을 압축해서 mp3로 만들수는 있지만 압축상태로 들을 수는 없는 법이다.음악은 언제나 실시간이다.실제 음악 듣는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음반 구매량은 하방경직성을 띠며 그다지 줄어들지 않았다.지난 몇 달 간 그걸 실감하며 음반 구매를 확연히 줄여가고 있다.음악이 중심이 아니라 음반이 중심이 되어버리는 것은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본말전도가 바로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은 봄 출근길 같았다.평소처럼 또 늦게 집을 나섰다.와이프 밥먹는 동안 아기 안고 있다보면 늘 늦는다.라디오에서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음악이 나왔다.봄에 참 어울리는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기타 음악은 음량이 작다.대신 피아노와 함께 작은 오케스트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악기이다.특히 기타에는 현악기 특유의 날카로움보다는 인간의 손이 닿는 포근함이 있다.그래서 봄에 잘 어울리는 듯 하다.

 

 

 

존 윌리리엄스(G)와 이착 펄만(Vn)의 파가니니 작품집.모래시계의 혜련의 테마도 들어 있다.

괴란죌셔(G)와 길샤함(Vn)의 슈베르트 편곡집,아르페지오네 소나타와 가곡을 위한 편곡.괴란 죌셔의 비틀즈음반도 요맘때 가벼운 마음으로 들을 수 있다.

기타와 플루트를 위한 갈랑트 뮤직...봄이 되면 꼭 듣는다.예전에 샘플러CD에 포함되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음반이다.줄리아니의 대소나타 연주를 들으면 봄 꽃 사이에 묻혀있는 느낌이 든다.

 안토니오 라우로는 베네주엘라 작곡가이다.스페인의 기타음악이 남미정서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낭만적인곡들이 봄날 아지랑이처럼 흥겹다.

줄리아니 작품집. 왠만한 연주가들은 거의 녹음을 한번씩 했다.최근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데이비드 러셀은 수선화처럼 그윽하다.대서곡,로시니아나 같은 로맨틱한 곡들이 듣기 아주 편안하다.

마누엘 퐁세는 멕시코 출신 작곡가이다.바흐의 영향을 받아서 24곡의 기타 전주곡을 만들었다.바흐의 엄격함에 살짝 봄바람이 실렸다.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테너 피터 슈라이어의 노래다.원곡은 피아노 반주이나 이 음반은 기타 반주로 되어 있다.효과는? 음악적으로 보면 피아노의 감정처리만 못하다.그러나 봄의 뉘앙스를 전달하는데는 훨씬 효과적이다.봄밤 처럼 아늑하면서 포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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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02-27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타와 바이올린으로 슈베르트 연주하는 음반 있었는데, 전 겨울에 그 음반 듣고, 우아- 너무 따뜻하다 했었어요. 그러고보니, 그 느낌은 봄에도 잘 어울려요.

프레이야 2007-02-27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손이 닿은 포근함, 그래서 기타는 어느 악기와도 조화로운 소리를 만들어내는가 봐요. 드팀전님, 정말 봄이 왔네요^^

2007-04-12 01: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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