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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의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가브리엘 루아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3년 7월
평점 :
어렸을 적에 텔레비전에서 '천사들의 합창'이란 프로를 본적이 있다. 귀여운 꼬마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수위 할아버지(?)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각각의 꼬마아이들은 저마다의 특성이 있었다. 이름은 확실하게 기억이 안 나지만, 지금 이 순간 생김새만은 어렴풋이 기억난다. 공부를 잘하고, 잘 난체 하는 여자 아이, 그 여자아이를 좋아하는 흑인남자, 안경을 썼던 여자아이, 얼굴이 말끔하게 생겼던 남자아이까지도.... 정말 오래전에 했던 드라마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생각이 나는 것은 어렸을적에 나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 주었기 때문일까....사실, '천사들의 합창'을 보고 서점으로 달려가서 그 책을 샀던 기억도 난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흐릇탓인지 지금 다시 그 책을 찾아볼수 없어 아쉬울 뿐이다.
<내 생애의 아이들>이란 책을 집어본게 된 계기도 여기에 있었다. 물론 느낌표 선정도서로써 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은 책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은 탓도 있겠지만, 어렸을 적 읽었던 그 '천사들의 합창'을 다시 읽어보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그 때의 아이들과 선생님을 다시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에..
선생님이란 직업은 참 매력적이다. 특히 아이들의 그 고운 눈망울을 볼때엔 가슴이 얼마나 벅차 오르는지 모른다. 학교 선생님은 아니지만, 방문 교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한 100여명이 넘는 아이들을 맡았었다. 처음엔 부푼 기대감으로 아이들에게 접근했다가 실망도 하고 힘들어 하기도 했지만, 나중엔 아이들과 얼마나 친하고 기분좋게 지냈던지...또 다시 아이들이 그리워진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좋았던것 같다. 사고 때문에 그 일을 그만 둘수 밖에 없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그 똘망똘망한 아이들을 계속 만나고 있었을 텐데 말이다.
부모님 두분이서 일을 하시기 때문에, 집에 들어가면 온통 반찬 냄새, 쓰레기 냄새가 진동하는 집에서 날 보며 웃던 아이, 방 한칸 작은 집에서 해 맑게 웃는 아이들, 길을 걷다 보면 내 머리를 잡아 당기고 도망을 가는 꼬마 친구들,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놀라고 있을때, 저 멀리서 달려와 우산을 챙겨주는 아이, 병원에 있을땐 '선생님, 사랑해요','선생님, 빨리 나으세요'란 편지를 전해주는 아이들....모두들 보고 싶고, 그립다....
아이였을땐, 선생님들이 좋았고, 이제 나이가 드니....아이들이 좋다.
이 책에선 [빈센토, 성탄절의 아이, 종달새, 드미트리오프, 집 보는 아이, 찬물 속의 송어] 이렇게 6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으며 각각의 아이들과의 이야기들을 싣고 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전개되어서 딱딱 끊어지는 느낌없이 읽을수 있다.
이 책을 읽는데 거의 일주일이란 시간이 들었다. 아쉬운 점은 기대를 너무 많이 가지고 봤었던 탓인지 생각보다 감동을 많이 받았다거나, 재미있었다는 느낌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선생님과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예전에 가르치던 아이들을 떠올리며 그리워 하게 되었단 것....그리고 그 아이들과의 추억을 회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