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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여성들
카릴 처칠 지음, 오경심 옮김 / 예니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현대 영국희곡에서 주목할만한 여성 작가 중 한 명인 카릴 처칠(Caryl Churchill)은 남성중심의 극작가 사이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극작가로 그녀가 영국 극단에서 자리 잡기까지 오랜 세월과 노력을 필요로 했다. 1982년 희곡인 ‘최상의 여성들’(Top Girls)은 여성들의 억압된 상황 안에서 여성이 자율성을 가지기 위해 하는 노력들을 제시하고 있다. 작가는 여성들의 관계를 통해 그들 개개인을 분리시키는 것에 비판을 하며, 더 나은 여성의 삶을 위해 현대 사회에서 여성이 가능한 역할과 여성이 성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회주의 시각에서의 페미니즘 극이다.
그 당시에도 여성의 권리주창을 하는 대놓고 페미니스트인 처칠의 작품은 처을 1막1장부터 여성 해방론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2막과 3막은 남성 중심사회에서의 여러 명의 여성을 등장시켜 그들의 다양한 관계를 여러 측면에서 보여준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말린과 딸 앤지와의 관계, 길러준 어머니인 조이스와 딸 앤지의 관계, 여자 친구들과의 관계,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과 남편을 모시고 사는 키드 부인, 그리고 자매의 관계 등 여러 관계를 통해 경제적인 차이나 여성을 억압하는 문제로 극을 이해하도록 한다. 다음 세대인 앤지와 키트를 통해 그들의 관계도 어른 여성들의 관계처럼 억압과 굴종의 관계를 답습함을 암시한다.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등장 여성들이 서로의 차이를 넘어 관심과 결속을 이루는 과정을 시사하며, 이것을 이루는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암시한다. 이 문제를 현대로 가져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여성간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에 따른 권력의 차이가 여성 사이의 연대감을 이루는 방해요소로 작용하는것도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는 주인공 말린을 통해 성공적 삶을 누리는 여성의 한계 역시도 엿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