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메로스 - 모리미 도미히코의 미도리의 책장 7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시작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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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같이 어저면 이렇게도 세상과 동떨어진 괴짜들만 모아놓았는지. 

지극히 평범한 나의 정신세계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주인공들의 사고방식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  

약속된 삶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타인을 범인으로 묶고 스스로를 비범인으로 여기며 쓰기위해 글을 쓰는 사이토 

 사랑의 표현 혹은 확인방법으로 자신의 여자친구와 그녀의 예전남자친구를 주인공으로 둘사이의 연애담을 영화로 찍는 감독 

지키질 않을 약속을 위해 친구를 수치의 구렁텅이로 몰아놓은 메노와 뻔히 그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덜컥 인질이 되버린 세리나.. 메노가 오지 못하면(?) 분홍색팬티바람으로 춤을 춰야만 하는데도 오히려 메노가 돌아올꺼라는 약속 이면의 오지 않을거라는 약속(?)을 지켜주길 바라는 것도 그렇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권력의 소유자 도서관 경찰 장관 ㅋㅋ 

이런 괴상한 괴짜들의 궤변속에서 삐직삐직 빠져나오는 실소들.. 

앞의 세편의 이야기가 지극히 평범한 나의 정신세계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주인공들의 이야기였다면 나머지 두편은 괴짜라기 보다 세상에 약간 빗겨서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자신이 존경해마지 않는 사이토을 버리고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무엇을 위한지도 모른체 그녀에 대한 책만 쓰는 남자.. 결국 자신이 그토록 두려워하던 화려한 풍경속에 홀로 고독히 남겨지는 쓸쓸함이 느껴진다.  마지막 편은 약간은 몽환적인 괴담이야기 햐쿠모노가타리로 마무리가 된다. 

총 다섯편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가진 단편이지만 각각의 주인공들이 서로 다른편에 조연으로 출현하거나 각각의 사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마치 교토시내..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 것 같아 묘한 연결를 이어나가고 있다. 

 마지막에 작가는 이 5가지의 원작 내용에 대해서도 살짝 소개해 두었는데, 원작을 새롭게 해석해서 쓴책이라고 하기엔 전혀 다른 내용처럼 느껴졌다.. 기회가 있다면 이 5가지의 원작을 통해 과연 모리미가 어떤 부분을 착안해 이런 괴짜책을 쓰게된것인지 알고 싶다는 욕구가 밀려온다. 

추신 : 왠지 다다미 넉장반에 척 엉덩이를 깔고 않아 쓰기위해 글을 쓰는 괴짜는 모리미가 아닐까?하고 잠깐생각해본다. 아님... .. ...말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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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좀 도와줘 - 노무현 고백 에세이
노무현 지음 / 새터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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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책읽기가 힘든날이 있었나? TV를 틀면 쏟아져 나오는 기분잡치는 뉴스들과 비리가 판치는 세상에 더운 날씨까지 한 몫하면서 식사와 집안일을 마치고 고스란히 내시간이 되는 밤 10시에서 12시까지의 두시간조차 책읽기에 전념할 수가 없는 불편한 심정이 계속되고 있다.  

비밀선거의 약속을 깨고 밝히건데 내가 처음으로 투표권을 갖고 처음으로 대통령을 뽑고 처음으로 그의 이름에 당선이라는 리본이 붙여지기까지 TV앞에서 마음을  졸이게 했던  대통령 노무현.. 순탄치 않았던 5년동안의 대통령 임기내내 나의 손으로 뽑은 그를 응원하면서 때로는 비난하면서 가끔은 안쓰러워하였다.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봉하마을로 내려가 농사꾼으로 살고자 한 그의 서거소식을 토요일 아침 덜깬 정신으로 뉴스속보를 통해 처음 접하였을때는 그의 5년간의 대통령재임시절보다 술집에서 술잔을 나누며 술집 천정에 붙은 17인치 티비를 주시하고 그의 표수가 올라갈때마다 술집에 모인 학우들과 환호성을 질렀던 그 풍경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그렇게 나의 첫 대통령이 세상을 등진 순간 나는 그가 안쓰러워 견딜수가 없었다. 놀라운 소식에 친정집에 전화를 걸어 내가 본 뉴스가 맞는지 다른사람도 이 뉴스를 보았는지 확인하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난.. 흔히말하는 노빠도 아니도 노사모도 아니다. 하지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흐르는 눈물과 슬픔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며칠이 지나고 나서 만약 그때 내가 그를 뽑지 않았다면 만약 그때 나와같은 생각을 하는 학우들이 많지 않았다면.. 그래서 그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낙선으로 한동안 힘들어 했을지라도 이렇든 세상을 등지진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그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했다라거나 어울리지 않았다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홀로 바꾸어 나가기엔 지금 아직도 제 밥그릇 빼앗길까 두려워 남을 물어 뜯는 사람들이 너무도 높은 곳에 많이 있기때문이다.  (만약 지금보다 더 훗날 그와같은 대통령이 또 나온다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될 수 있길 덧붙이며) 

마음의 진정이 되고 난 후 부랴부랴 그가 생전에 남겼던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TV에서 전달해주는 청문회 스타, 3당합당에 반대한 유일한 인물, 노동자 인권운동가 등등의 몇가지로 대표되는 그의 삶이 아닌 그자신이 쓴 삶의 이야기를 읽고 조금이나마 그를 추모하고자 했던 마음탓이였으리라.. 

물론 이책은 그가 대통령이 당선되기 훨씬 전..어쩌면 그가 대통령이 되고자 마음먹기 전일지도 모를 시기에 그가 쓴 책이다. 하지만 그때도 그는 국회의원이자 한 당의 최고위원이였다. 그런 그가 YB시대에 그의 삶과 그의 생각을 솔직히 썼다는 것만으로도(YB의 기회주의자적인 모습을 비판한 글들을 읽으며) 그의 성정을 유추해볼 수 있지 않을까? 사회적으로 높은 자리에 있음에도 그는 어떤 미화도  넣지 않고 솔직한 자신의 삶 자체를 썼다. 가난하던 시절과 그로인해 도둑질을 해야만 했던 사연들 뭐든 잘해서 잘난척을 했던 유년시절들 그릇된 여성관을 가졌던 시절과 그로인해 행했던 못된 짓들과 뉘우침. 그가 변호사로서 정치인으로서 살아온 이야기들과 그로인해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 

근현대사가 아닌 에세이집을 읽었을 뿐인데도 난 그의 책을 읽으면서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일들을 검색해보고 또 검색해보았다. 이 한사람으로 인해 역사와 사회에 대한 무관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깨우치게 되는 것이 놀랍다.  

아직도 지역주의속에 허덕이며 보수와 진보, 좌익과 우익, 친일과 빨갱이라는 이분법속에서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썩어나가고 있는  내나라에서 나와같은 젊은이들이 바로 선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장... 2009.05.23으로 끝나는 그의 약력을 마저 채워나가면서 문득 김수환 추기경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내가 세상에 태어났을때 나만 울고 모든이가 미소를 지었으며, 내가 죽었을때는 나만 미소짓고 세상사람들이 슬프하는 삶을 사십시오' 

그의 삶이 이와같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노무현대통령 서거 49재를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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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최규석 지음 / 길찾기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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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석님의 최근작 100˚C에 대한 호응이 날로 뜨거워 지고 있다. 

최규석.. 최규석.. 그의 이름이 어딘지 익숙하다..  

여기저기 뒤적거려보니.. 아.. 공룡둘리..공룡둘리때문에 익숙하게 다가온 이름이구나.. 

몇해전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공룡둘리가 새삼스레 소유욕을 불러일으킨다. 더욱이 그의 초창기 작품들과 함께 엮어진 단편집이라니 선뜻 고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가장 먼저 들려둔 '사랑은 단백질'을 볼때만해도 우습기도 하고,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지 잘 이해가 안되는 것 같기도 하고.. 나랑 같은 생각(선배들과 학회를 다녀오던 날.. 신호대기중에 돼지가 엄지손가락을 쳐들고 있는 족발집 간판을 보고 "지 다리 잘라 파는데 저렇게 좋을까?"라고 이야기 했다가 이상한 시선을 받았던 일이 갑자기 생각났음)을 했던 이가 또 있구나 하기도 했는데..

아... 근데.. 이게 뭐란말인가.. 공룡둘리에서 느꼈던 이금 내가 살고 있은 이곳에 대한 우회적 씁쓸함이 한작품을 읽을때마다 직접적으로 전이되어 온다..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속에서 살아가지 위해 조금은 버려야 했던 양심과 조금은 잊어야 했던 자신과..그런 개인들이 모여 조금은 비겁했던 무리들.. 그 속에 나또한 있다는 걸 잘 알기에..            작가의 군더더기 없이 쭉 뽑아낸 이 사회의 불편한 모습들에 가슴팍이 뜨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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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지음, 김남주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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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접한 기욤 뮈소의 두번째 이야기..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느낀.. 마치 읽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 같은 장면 묘사와 시점들, 그리고 놀라운 반전과 그의 철학에 대한 이해로 갖게 된 그의 대한 호감으로 이 책을 펼쳤다..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는 인간이 가장 추구해야 하는 목표이자 반드시 삶속에서 이어나가야만 하는 것으로 사랑을 꼽고 있다. 그리하여 사람이 사랑이 아닌 성공만을 쫓았을때 그의 삶의 얼마나 황폐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풍요속의 빈곤..  

여기 자신의 빈곤했던 23년의 모습을 버리고 15년간 성공을 위해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저명한 정신과 의사인 에단.. 두 부모를 여의고 형제처럼 지내온 친구와 약혼자, 그리고 23년간 살아온 익숙한 그 곳 보스턴을 떠나 공부를 마치고 뉴욕에서 정신과 진료실을 연 에단은 명석한 두뇌와 사람의 마음과 심리를 읽을 수 있는 특유의 직관력 덕택에 점차 그 분야에서 이름을 알린다. 더욱이 유일하게 그만이 치료할 수 있었던 사회주요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는 유명한 TV쇼에 출현하며, 그의 얼굴을 실은 저서를 출간하는 유명인이 되었다. 

성공한 그의 삶.. 그러나 그는 그 풍요속에서 항상 빈곤함을 느낀다. 그것은 그가 딱 한번 한 남자로서, 한 사람으로 가졌던 숙명과도 같은 사랑에 대한 결핍때문이였다. 인생전부를 걸만큼 사랑했지만 예전의 그가 보스턴을 떠났 듯 느닷없이 한순간에 그녀를 버린 에단.. 그렇게 또 과거를 버린 그는 온전하지 못한 자신의 역사에 괴로워 하며 스스로를 황폐한 사막속에 가둔다. 

자신의 환자들에게.. 자신의 저서에서.. 떠들어 댔던 이야기는 실제 자신의 삶에서 전혀 적용하지 못한 그는 결국은 그와 유기적으로 연결(과거의 카르마로 인해)되었으나 그 자신은 전혀 알지 못했던 일련의 사건들을 겪음으로서 운명과도 같은 죽음을 맞이 한다.  

그러나 죽음이라 생각한 그때 그에 앞에 펼쳐진 것은 환한 천상의 빛도 아니요, 빨려들어 갈 듯한 어둠도 아닌 바로 그날!! 수없이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고 결국은 자신이 죽음을 맞이 했던 그날로의 회귀였다!! 그는 결심한다. 마치 어제일처럼 생생하게 겪었던 그의 오늘을.. 피하기만 했던 그날의 사건들에 맞서 보기로! 그것으로 풀 수 없다면, 이해해 보기로!!  

그는 결국 그의 운명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그의 운명이 끝난 후에도 다시 10월 31일의 반복이 아닌 11월 1일이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이해하기를 통해 그가 자신의 카르마로 얽혀진 사건들의 매듭을 풀어냈기 때문겠지..그 해답을 너무도 잘 알고 있던 에단이기에.. 단 3번의 반복적인 운명속에서 풀어 낼 수 있었겠지 ㅎㅎㅎ..  

그가 매듭을 풀 수 있었던 해답은...바로 그가 찾기 위해 돌아왔던 "사랑" 이리라.. 

카르마와 운명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하고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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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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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가미.. 외로움에 치를 떨며 목숨가지 버리려 했던 이시가미.. 

그런 그에게 또다른 삶의 이유를 준 모녀... 

이건 흔한 반전 이야기가 아니다.  

한 남자의 순수한 사랑에 대한 지독한 배신.. 그럼으로 "사랑"이 아닌 "헌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죽으려고 마음먹은 그 순간 옆집으로 이사를 왔다며 인사차 이시가미의 방문을 두드린 순간부터 이시가미는 야스코로 인해 죽음에서 삶으로 자신의 인생이 전환되는 것을 알았다. 그런 그녀가 (비록 정당방위에 속할지라도) 범죄에 휘말려 공포속에서 떨고 있는 것은 참을 수가 없다. 그리하여 수학의 전체 이시가미는 완전범죄를 계획하기 이른다. 두 모녀의 알리바이를 마련하고 범죄시간을 조작하는 등 그의 치밀한 계획을 실행해 나간다. 또다른 천재 물리학자(이시가미의 친구) 유가와는 그가 어떤한 트릭을 써서 범행자체를 이 모녀에게로부터 떼어놓으려 한다는 것을 알고 이 사건에 개입한다. 이시가미가 가지고 있는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서.. 미리부터 범인을 알려주고 두 천제의 속고 속이는 완벽한 알리바이와 완벽한 해석의 반복(마치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는 창과 더떤 창도 막아낼 수 있는 방패처럼)이 될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전 남편을 죽인 야스코를 대신해 이시가미는 스스로를 범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시가미는 범인이다!  타 추리소설처럼 줄곳 용의자로 의심받던 A가 아닌 사실 B가 범인이였다 던가 혹은 범인 A가 사실은 어떤 사람이더라~하는 흔한 반전이 있는 것이 아니다. 천재 수학자가 쓴 시나리오에는 이시가미 자신이 범인이고 그렇게 되어야만 했다. 오로지 야스코를 위해서.. 그렇기에 이 소설의 결말은 더욱 슬프다. 더욱 안타깝다.. 사람으로서 지켜야한 최소한의 선을 어기면서까지 보호하고자 했던 존재로부터의 지독한 배신.. 무너져가는 심정으로 표호하는 그의 외침이 귓가에 울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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