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5년 6월 15일(일) 15:00

장소 :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연주 : 정수인 (창), 정준호 (고수)

프로그램

  - 동초제 흥보가 (놀보 심술 ~ 놀보 제비몰러 나감)


* 세줄평

오랜만에 참석하는 판소리 공연이다. 소리가 전혀 낯설고 이질적이지 않게 다가오는 점이 의외다. 풍류사랑방도 아담하게 국악 공연하기 적합한 무대다. 성음이 좋고 무대와 자유롭게 소통하는 능력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발음이 명료하여 가사 전달에 뛰어나다. 개인적 피곤함을 제외하면 흥미진진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다. 클래식음악 공연과 달리 자유로운 객석 환경의 적응은 여전히 만만치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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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5년 6월 11일(수) 19:30

장소 : 영산아트홀

프로그램 및 연주

  - 브람스,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56b  (피아노 : 최혜빈, 신민철)

  - R.베넷, 4곡의 소품 모음곡  (피아노 : 서명현, 김성현)

  - G.앤더슨, 카르멘 환상곡  (피아노 : 이수정, 정혜은)

  - 라벨, 라 발스  (피아노 : 한도경, 김보람)

  - 리스트, 노르마의 회상 S.655  (피아노 : 최용석, 이대우)


* 세줄평

2대의 피아노를 위한 곡으로 구성한 프로그램이다. 브람스 곡은 차곡차곡 쌓아올리다 피날레에서 고양감이 대단하다. 라벨의 곡도 특유의 음산한 선율이 인상적이다. 베넷과 앤더슨의 곡은 처음인데 베넷은 좀 더 대중음악적 요소가 짙다. 카르멘 환상곡의 마지막 대목의 휘몰아치는 장면은 기억에 각인될 정도다. 리스트의 곡이 더 자주 연주되길 바란다. 제1 피아노 연주자가 잘 보이는 좌석 위치이어서 연주 모습을 잘 지켜볼 수 있는 기회였다. 젊은 연주자들이 연주를 마친 후 긴장이 풀려 환한 미소를 짓는 모습이 풋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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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슴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1998년 8월
평점 :
절판


한강 소설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분량에, 산문적 글쓰기가 과연 작가 초기의 작품임을 알게 된다. 솔직히 좀 읽는 데 지친다. 무엇보다 이십 대 후반의 여성 작가가 문학적 형상화를 더위잡기에는 좀 버거운 주제라고 생각되는데, 이에 과감하게 도전한 작가의 속내가 궁금하다. 무엇이 작가로 하여금 이렇게 깊고 어두운 세계에 발을 들이밀 각오를 하게 되었을까. 이런 연유로 소설을 읽고 난 지 한참이 지났어도 섣불리 감상평을 끄적이길 주저하였다.

 

화자 인영, 명윤, 의선, 그리고 장. 이 작품의 주요 인물이다. 한결같이 트라우마를 지니며 평범하지 않은 내면세계를 지닌 사람들이다. 인영과 의선, 명윤과 의선, 장의 삶을 각각의 작품으로 구현하였어도 제법 분량이 나올만한 사연을 모두가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이후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이 소설은 작가가 아낌없이 재료를 쏟아부은 느낌이 진하게 든다.

 

겉보기에 이 장편의 서사 구조는 단순하다. 직장에서 알게 된 인영과 의선. 광기에 사로잡힌 의선을 사랑하게 되는 인영의 후배 명윤. 의선의 갑작스러운 행방불명. 의선을 찾으려고 길을 떠나는 인영과 명윤. 탄광촌에서 사진작가 장과의 만남. 의선의 고향을 찾아갔으나 허탕 치고 돌아오는 길에 철도사고를 당하는 인영.

 

독자는 처음에 의선을 기묘하지만 동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명확한 실체를 알 수 없지만 상처받고 가여운 처지에 놓인 어린 사슴. 그녀의 걷잡을 수 없는 광기의 연원은 무엇일까. 세상과 불필요한 관계를 단절한 인영은 무슨 까닭으로 의선을 받아주었는가. 정신이 온전치 않은 의선에게 명윤이 사랑에 빠지게 된 연유는 무엇이며 그녀의 행방을 찾아 막무가내로 찾아 헤맬 정도로 집착하게 되었는가.

 

깊은 물 속에 가라앉아 먼 수면 저편의 세상을 보듯이 나는 살았다. 나는 아무것도 갈망하지 않았다. 혼자임을 깨뜨릴 수 있는 어떤 가까운 관계도 원치 않았다.

의선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그렇듯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었다. 왜 나는 그녀를 내 방에 받아들였던 것일까. (P.330)

 

작가는 인영과 명윤의 각자 자기 회고를 통해 그네들의 삶이 범상치 않았음을 슬며시 드러낸다. 친구를 살리기 위해 자기 목숨을 내버린 언니와 그로 인해 파탄 난 그녀의 가정. 이후 타인과 깊은 관계를 맺지 않고 홀로의 삶에 안주하는 인영. 그녀의 삶은 고독하지만 마음 편한 삶이기도 하다. 다만 현관 앞에 출몰하는 버려진 늙은 개는 그것이 바람직한 삶이 아님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명윤은 어떠한가. 연탄 공장 인근의 가난한 서민 가정. 아버지가 사고로 가장 노릇을 못 하게 되어 풍비박산 난 집안. 가난을 못 견뎌 가출한 여동생을 찾아 전국을 헤매던 명윤. 의선을 찾아 헤매는 명윤의 모습은 여동생을 찾아다니던 모습과 동일선상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윤은 의선에게서 발견한 것은 단순히 사랑하는 여성 이상의 것이었는지 모른다.

 

이 소설에서 가장 특이한 인물은 사진작가 장이다. 그는 땀에 절고 생사를 오가는 사람들의 진실한 사진을 찍기 위해 제 발로 탄광촌에 들어왔다. 어렵사리 사진 촬영을 허락받기 위해 광부와 마찬가지로 막장을 드나들다 그는 광부처럼 탄가루에 몸과 정신이 황폐해지고 만다. 사택촌의 화재로 허름한 집과 함께 사진들을 홀라당 태워 먹고 아내마저 떠나버려 점차 인간 밑바닥으로 가라앉는 그의 모습은 참혹하기조차 하다.

 

작가는 무엇 때문에 한 정신 나간 여성의 자취를 쫓아서 가장 어둡고 힘겨우며 삶의 마지막 현장이라 불리는 탄광촌을 정면으로 주시하는가. 요즘은 석탄산업 자체가 채산성이 맞지 않아 탄광업이 거의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 소설이 배경으로 삼는 시대까지만 해도 석탄은 중요한 연료원이었다. 당시는 안전 의식이 지금보다 경시되던 시절이니만치 탄광 사고가 심심찮게 뉴스거리가 되었다. 갱도가 무너져 수십 명의 광부가 갇히고, 며칠 만에 간신히 구조에 성공했으나 이미 여러 명이 목숨을 잃은 상태였다 등등이 반복되는. 이 소설에서도 이 같은 장면이 묘사된다.

 

서서히, 놀랍게도, 명윤은 저 낮고 더러운 건물들과 인적 없는 시가지의 어떤 부분이 기묘하게 의선을 연상시킨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고 있었다. 진작 망가지고 무너졌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웅크리고 있는, 마치 산 채로 버림받은 짐승처럼 고개를 수그리고 있는 이 도시에서, (P.122)

 

작가 한강은 탄광촌의 실상에 대한 고발적 의도를 다분히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사회고발보다는 그 속에서 고통스러운 삶을 견뎌내야 하는 사람을 더 주시한다. 장이 사진을 찍도록 처음 허락한 사람, 탄광 사고에서 장과 함께 견디고 결국 목숨을 구해준 사람, 그가 회상하는 인물이 의선의 아버지였음을 독자는 결국에 깨닫고 만다. 어린 의선 남매를 버리고 집을 떠난 아내를 찾아 헤매며 역시 집을 떠난 남자. 그에게 아내는, 자식은 어떤 의미를 지녔던 걸까.

 

이 소설을 첫 대목부터 마지막 단락에 이르기까지 시종일관 어둡고 답답하며, 때로는 더럽고 냄새나며 끈적거리는 느낌으로 자욱하다. 의선이 나신으로 시내를 활보하다가 경찰을 피해 달리는 장면조차도 우스꽝스러운 인상을 주지 못한다. 압권은 인영과 명윤이 마주하게 되는 겨울 탄광촌의 칠흑 같은 어둠이리라. 가뜩이나 폐광으로 쇠락하고 있는 도시가 술집과 나이트클럽의 장면과 뒤섞여 영락의 현실을 가중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생사를 걸고 연골까지 의선의 행적을 좇았으나 끝내 찾지 못한 채 병에 걸린 명윤을 간신히 끌고 돌아오는 대목에서 끝맺음하였으면 어떤가 하는 데 있다. 폐광된 갱도가 갖는 위험성을 드러내 보이고 싶었던 것인지. 세상으로부터 고립하려고 하는 인영의 삶이 결코 그러할 수 없음을 나타내려고 했음인지. 자신의 과거와 의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명윤이 현실 세계로 복귀하도록 하는 장치였을까. 어찌 되었든 싱크홀과 열차 사고는 개연성이 충분치 않다는 생각이다.

 

이 모든 어둠을 거치면서도 작가는 끝내 빛의 희망을 놓지 않는다. 빈집에 놓인 사진 한 장으로 생사불명의 상태였던 의선은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그녀의 삶이 어찌 전개될지 알 수 없으나 어쨌든 그녀는 연골로 갔다가 도시로 되돌아왔다. 인영과 명윤도 달라질 것임을 작가는 암시한다. 인영 일행을 만나면서 장도 포기했던 사진의 열정이 다시 생겼다고 하니 역시 이후 행로가 궁금하다.

 

......그때부터 이 짐승은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채 컴컴한 암반 사이를 느릿느릿 기어다니며 흐느껴 웁니다. 마지막으로 숨이 넘어갈 때쯤 되면 이 짐승의 살과 뼈는 검은 피와 눈물로 다 빠져나가, 들쥐 새끼만하게 쭈그러들어 있다지요. (P.191-192)

 

검은 사슴은 연약한 짐승 사슴과 어울리지 않는 어둠의 이미지가 결합한 동물이다. 그것이 실재이든 상상이든 지상으로 나가고자 하는 열망을 무참히 뺏긴 검은 사슴의 생은 참으로 고통스럽고 비참하며 불쌍한 그것이다. 여기서 검은 사슴은 인물 한두 명을 가리키지 않는다. 의선, 의선의 아버지 임, 의선의 어머니 모두가 검은 사슴이다. 명윤, 명윤의 여동생, 명윤의 가족 모두가 검은 사슴이다. 장과 그의 아내도 검은 사슴이다. 인영 자신도 검은 사슴이다.

 

모두가 가슴 속에 깊은 상처를 품고 고통 속에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이다. 어둠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을 찾아 헤매며, 끝끝내 삶의 미련 한 자락을 부여잡고 세상의 끈을 놓지 않은 인간의 본성 아니겠는가.

 

명윤은 허탈한 어조로 나지막이 덧붙였다.

어찌 됐든 살아 있다는 건 좋군요.

마치 지나가는 말처럼 그는 이어 물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나 같은 놈도? (P.434)

 

펴낸날이 1998년 9월 10일이다. 1판 2쇄본이다. 2017년에 새로운 판형으로 다시 나왔다. 20년 만에 작가가 이 작품을 다시 읽을 때 느끼는 감회는 어떠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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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5년 6월 6일(금) 17:00

장소 :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연주 : 이지혜 (피아노), 정영미 (바이올린)

프로그램

  - 모차르트,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C장조 K.296

  - 클라라 슈만,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3개의 로망스 Op.22

  -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8번 G장조 Op.30, No.3

  - 슈만, 바이올린 소나타 1번 A단조 Op.105


* 세줄평

클라라 슈만의 곡은 처음 듣는다. 프로그램 순서를 모차르트와 베토벤을 1부, 슈만 부부를 2부로 하면 더 낫지 않았을까. 후반부로 갈수록 연주가 더 좋아진다. 특히 슈만의 곡은 곡의 성격과 연주자의 개성이 잘 맞아떨어져서 굉장히 인상 깊었다. 반짝거리거나 화려한 곡은 아니지만 청자의 마음속을 헤집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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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2 - 20세기를 넘어 새로운 미래로 ㅣ 살아있는 휴머니스트 교과서
전국역사교사모임 엮음 / 휴머니스트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1권을 읽고 나서 연달아 2권도 읽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어쨌든 2권에 대해서도 빠뜨리지 않고 소개를 해주는 게 마땅한 도리다. 도서 정보가 기록된 뒷면을 보니 2011년 발행이며 2판 3쇄라고 한다. 1차 개정판인 셈이다. 2012년과 2019년에 개정이 더 이루어졌다. 초판과 2판은 모두 노무현 정부의 출범까지만 다루고 있는데, 개정판은 최현대가 추가되어 문재인 정부 내용도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단 이 책의 구성은 1권과 대동소이하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하여 총 11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장은 본문 학습 외에 ‘저도 저요’, ‘나도 역사가’, ‘과거와 현재의 대화’에서 학생들의 참여를 요구하는 코너가 있다. 또한 특별 꼭지가 있는데, ‘여성과 역사’가 10편, ‘역사의 현장’이 9편, ‘청소년의 삶과 꿈’ 9편이다. 1권과의 차이가 보이는 대목은 ‘문화재를 찾아서’가 ‘역사의 현장’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1권이 고대에서 조선 후기까지를 다룬 데 반해, 2권은 조선말 대원군의 등장과 강화도 조약으로부터 시작한다. 대체로 우리 민족의 수난기와 암흑기, 투쟁의 시기를 관통한다. 기억에 남는 몇몇 사례를 중심으로 언급하고자 한다.

 

일본이 궁지에 몰리자 왕실은 친러 정권을 수립하여 일본에 맞서려고 하였다. 외세의 틈바구니에서 친청, 친러 정책을 유연하게 구사하였던 명성 황후가 이 움직임의 중심에 서 있었다. (P.48)

 

이 책에서는 명성 황후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동명의 뮤지컬도 나올 정도로 여장부, 여성 영웅으로 승격화하는 경향의 연장선상이겠지만 과연 명성 황후의 역할이 조선의 멸망에서 무관할까 의구심이 크다.

 

정변이 성공한 것은 그들이 내세운 반공, 친미, 경제 재건이 군부의 뜻을 잘 반영하였기 때문이었다. 또한 민주당의 잘못된 정치 운영과 경제 정책의 실패에 따른 민중들의 실망도 한몫하였다. (P.213)

 

5.16 군사쿠데타에 대한 평가도 의외로 긍정적이다. 민주당 정권에 대한 민중들의 실망이 쿠데타에 대한 저항을 하지 않게 했다는 의미인지? 소수이지만 강력한 무력으로 정권을 쟁취할 때 힘없는 민초의 저항은 한계가 있음은 훗날 ‘서울의 봄’에서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윤봉길 의거를 다룰 때 던진 게 도시락 폭탄이 아님은 역사적으로 명확히 밝혀졌는데, 이 책은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다. 윤봉길 의사가 투척한 것은 물통 폭탄이다. 좀 더 정확한 검수가 필요하다.

 

일제 강점기의 소작 쟁의와 노동 쟁의는 생존권 투쟁이자 사회주의 운동의 맹아라는 점도 과거에는 그다지 강조되지 않았던 부분인데 확실히 요즘 한국사는 노동운동과 노조 활동에 대한 비중이 훨씬 늘어났다. 이 책에서도 전태일 분신 사건의 의미를 크게 두고 있다. 이번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공부를 하면서 여성 독립운동가와 이 점이 유독 인상적이었다.

 

일각에서는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기초를 세운 게 이승만이라는 주장이다. 남북 분단이 80년에 이른 현재의 대한민국을 놓고 보면 그 말이 틀린 건 아니다. 다만 1945년에서 1948년 이르는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때도 단독 정부 수립이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남북한이 각자의 정부를 세운다면 훗날 이들이 쉽게 통일에 합의할 수 있을 거라는 순진한 생각이었을까. 그런 면에서 정치꾼이 되길 거부하고 끝내 민족의 독립지사로 남은 백범 김구를 떠올린다.

 

한민당과 이승만 쪽에서는 김구가 북한에 이용만 당하였다고 비판하면서 단독 정부 수립을 강행하였다. 그러나 민족의 분단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김구의 신념은 투철하였고, 그 신념은 민족의 장래에 대한 긴 안목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김구는 분단이 더 큰 민족의 비극으로 이어질 것을 예측하고 있었다. (P.175)

 

이 책의 마지막 대목은 노무현 정부의 출범과 진전되는 남북 관계에 대한 긍정적 기대와 전망으로 부풀어 있다. 이후 전개되는 정치 상황과 남북 관계의 단절을 당시에 어찌 예견할 수 있었겠는가. 최신 개정판에서 이후 대목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자못 궁금할 따름이다.

 

고대사도 마찬가지지만 근현대사는 독자 본인과 부모, 친척 등과도 얽혀있는 사안일 수도 있어 민감한 반응과 편향적 시각을 갖기 쉬운 영역이다. 그만큼 등장인물과 사건에 대한 역사적 분석과 평가, 그리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볼 것인가는 참으로 예민한 문제다. 역사서를 쓰는 그 누구도 편향성에서 자유롭다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책이 나올 당시의 국정교과서든 아니면 요즘의 검정교과서든 어느 한 책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시각의 역사서를 경험해야 역사에 대한 종합적, 다면적 인식을 갖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것이 이 책의 기획 의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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