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용재 오닐 - 3집 리패키지 Winter Journey (슈베르트 가곡,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겨울나그네) [2CD][비올라와 기타 이중주 편곡]
슈베르트 (Franz Schubert) 작곡, 이성우 외 연주 / 유니버설(Universal)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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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재 오닐의 비올라로 듣는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도 훌륭하지만, 슈베르트의 리트 연주는 듣기 힘든 곡목이라 더욱 좋다. 특히 <겨울나그네>는 비올라와 두 대의 기타가 함께 하는데, 온화한 악기 음색이 절묘하게 어울리는 와중에 마음에 호소하는 듯한 연주여서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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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초니에레 대우고전총서 61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지음, 김운찬 옮김 / 아카넷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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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는데 약 한 달 반이 걸렸다. 아무래도 운문이다 보니 무리해서 빨리 읽으려 하지 않고 하루에 열 편 정도를 목표했다. 소네트는 괜찮지만, 세스티나나 특히 칸초네가 있는 경우 한편으로 그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소네트 317, 칸초네 29, 세스티나 9, 발라드 7, 마드리갈 4, 366편이다.

 

이 책이 <칸초니에레>의 첫 독서는 아니다. 김효신 번역본 두 권은 1편부터 100편까지 순차적으로 수록하였다. 이상엽 번역본은 100편을 발췌하였다. 각기 장단점이 있다. 아쉬운 마음에 근년에 출판된 완역본을 무리하게 도전하였다. 이것은 또한 일련의 페트라르카 독서의 대단원이기도 하다.

 

완역본 독서에도 단점은 있다. 무엇보다도 지겨움이다. 거의 매 편 반복되는 라우라 타령에 정신이 아득할 정도다. 살아서도 라우라, 헤어져서도 라우라, 죽어서도 라우라. 라우라에게 366편을 계속 들려준다면 라우라가 아마도 도망가지 않을까. 그러면 장점은 무엇일까. 이전 세 권의 발췌본을 읽었을 때, 시인 자신의 표현대로 단편적인 시들또는 흩어진 시들이라는 의견에 기울었다. 이제는 다르다. 죽기 직전까지도 시인은 이 작품집의 새로운 편집에 몰두하였다고 하는 것처럼 시집에 수록된 각 시는 시인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배치하였기에 내적 통일성을 지닌다.

 

내가 지금의 나와는 약간 달랐던 / 젊은 시절 초기의 혼란스러움에 / 내 심장을 채우던 탄식의 소리를 / 흩어진 시들에서 듣는 여러분, (P.13, 1)

 

이 시집은 이른바 서문, 본문, 결문의 짜임새 있는 삼단 구조를 지닌다. 1편이 서문에 해당하며, 2부와 3부의 시들은 라우라 생전과 사후의 영원한 사랑을 노래한다. 3부 마지막 몇 편은 세속적 사랑을 뉘우치고 신에게 귀의하며 마친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은 완역본을 통해서만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페트라르카는 <칸초니에레>에서 소네트가 주종이지만, 칸초네, 세스티나, 발라드, 마드리갈도 노래한다. 이렇게 다채로운 시 형식을 채택한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소네트의 정형화된 패턴의 단조로움을 흩뜨리는 효과가 있다. 내용상에서도 분명히 시 형식에 따른 차이가 있을 텐데, 소네트가 단시라면, 특히 칸초네는 장시이기에 소네트의 분량으로는 담을 수 없는 더욱 길고 깊은 사실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다양한 시 형식에 대한 소개와 분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옮긴이는 이 책의 독자가 이미 이탈리아 시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을 거라고 간주하는 듯하다.

 

언제나 타오르는 불꽃으로 내 심장 속에서 / 아무리 말해도 지치지 않게 하는 것은 / 바로 그 아름다운 눈이라오. (P.207, 75)

 

대다수의 시는 라우라를 향한 절절하면서 불멸의 사랑을 노래한다. 그녀의 신체와 정신을 향한 거침없고 맹목적 사랑, 시인의 사랑을 거부하고 냉대하는 연인에 대한 복합적 감정과 그러함에도 어쩔 수 없는 사랑. 떨어져 있어 보지 못함에 절절한 그리움. 끝내 그녀가 죽었다는 소식으로 인한 처절한 슬픔과 눈물. 이제 천상의 존재가 되어서 시인을 위로하고 훗날 천상에서 영원한 결합을 동경하는 시구들.

 

나는 집요한 아픔을 끝내지 못하고 / 매일 더해지는 고통에 괴로워하니, / 이 욕망이 점점 더 커지는 가운데 / 벌써 십 년째 가까이에 이르렀고, / 누가 나를 풀어줄지 모르고 있답니다. (P.138, 50, 칸초네)

 

마음속 연인이자 영원의 여인상인 라우라는 시인에게 현실이자 이상의 대상이다. 시인은 라우라를 처음 만난 날과 장소, 순간을 잊지 못하며 그로부터 주기적으로 기념일을 꼽는다, 심지어 라우라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이걸 보면 순전한 상상과 설정이라고 간주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현실의 라우라가 그렇듯 평생에 걸쳐 불멸의 연인으로 지치지 않는 사랑과 찬미의 대상으로 남아 있을 거라는 것도 무리한 바람이다. 이미 이 단계에서 라우라는 이념적 존재로 승화되지 않았을까. 페트라르카는 연인의 이름을 함부로 직접 드러내지 않는다. 그녀의 이름과 동음어인 월계수, 산들바람으로 간접적으로 나타내거나 사랑, 여인, 원수 등의 표현으로 지칭할 따름이다.

 

아모르가 아폴로의 심장에 상처를 주었고, / 이제 자유를 되찾기에는 늦었을 만큼 / 나의 목에다 달콤한 멍에를 묶었던 / 그 푸른 월계수에 부는 하늘의 산들바람은 (P.476, 197)

 

<칸초니에레>만 근거하면, 페트라르카는 평생을 라우라를 향한 일편단심의 사랑을 갈구하다 삶을 마친 것으로 알기 쉽다. 시인은 수도사 신분이었지만, 다른 여인을 통해 남매를 자식으로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예술과 현실은 같지 않으며, 라우라를 향한 이상만으로 세속적 삶을 온전히 꾸려나갈 수 없다. 이 시집을 비판적으로 감상하고 해독해야 하는 이유다.

 

제아무리 구구절절한 절창이라고 하더라도 라우라만 매번 읊조리면 독자는 금세 물려서 싫증을 내고 만다. 페트라르카의 구체적 삶을 들여다보더라도 그는 수도사이자 인문학자이며 애국자이다. 작품 해설에 따르면 대략 30편 정도는 다른 대상과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우정, 이성, 종교, 정치 등이다. 당대 교회에 대한 비판은 물론 특히 이탈리아 정치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뜨거운 애국심을 보여주는 대목을 자주 접할 수 있다. 훗날 마키아벨리가 유명한 저작에서 괜히 페트라르카를 인용한 게 아니다. 이렇게 이따금 다른 주제로 전환은 라우라와 사랑 일변도를 깨뜨리는 참신한 환기 효과도 지닌다.

 

자기 고통을 느끼지도 못하는 것처럼 / 늙고 게으르고 굼뜬 이탈리아는 / 영원히 잘 텐데, 깨울 사람이 없나요? / 내가 머리칼을 움켜잡을 수 있다면! (P.144, 53, 칸초네)

 

정숙하고 겸손한 청빈으로 세워진 네가 / 너의 설립자들에 거슬러 뿔을 쳐드는구나, / 뻔뻔한 창녀여, 어디에다 희망을 두었느냐? (P.364, 138)

 

세상을 떠난 라우라를 다시 만나기를 고대하는 시인의 염원이 통했을까. 이제 시인은 꿈속에서 자신을 찾아오는 라우라와 재회한다. 생전에는 그토록 냉대하던 여인은 이제 그를 다정하고 따스하게 대한다. 자신은 일찍 천상으로 돌아가지만, 시인은 아직 지상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기에 좀 더 훗날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둥. 생전에 라우라가 시인에게 무정하고 냉대한 게 결국은 오히려 모두에 좋은 일이었으니, 두 사람이 영혼과 육신의 타락에 빠지지 않고 순결을 지닐 수 있게 되어 영원한 구원의 은혜를 입게 되었다는 둥. 시인의 공상은 지상을 넘어 천상을 향한다.

 

나는 울고, 그녀는 손으로 / 나의 얼굴을 닦아주고, 이어서 / 달콤하게 한숨을 쉬고, / 바위도 깨뜨릴 수 있는 말로 화를 내고, / 그런 다음 그녀는 떠나고, 잠이 깬다오. (P.777-778, 359, 칸초네)

 

문득 시인은 각성한다, 수도사로서 본분을 자각한다. 세상과 우주의 무엇보다도 최우선으로 사랑하고 공경해야 할 하나님보다 라우라를 더 사랑한 자신의 죄악을 깨닫는다. 시인은 회개하고 신에게 자신을 구원해줄 것을 간청한다. 마지막 대단원의 칸초네는 참회의 시편이자 성모마리아를 위한 찬가이다. 각주와 작품 해설에서는 단테의 <신곡> 구성과 명시적 유사성을 언급한다.

 

아모르는 스물한 해 동안 불 속에서 즐겁고, / 고통 속에서 희망에 넘쳐 불타게 했고, / 여인과 저의 심장이 함께 하늘로 올라간 다음 / 다시 열 해 동안 울게 했습니다. (P.793, 364)

 

당신의 아들, 진정한 사람이자 / 진정한 하느님께 부탁하시어, / 저의 마지막 정신을 평화 속에 받아들이게 해주소서. (P.803, 366, 칸초네)

 

<칸초니에레>를 단순한 사랑 노래로 간주해도 좋다. 개별 시편은 사랑의 대상과 감정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하고 있기에 시 작품 개별의 감상을 깊이 음미해도 좋다. 이 경우 발췌본이 충분한 역할을 한다. 다만 전체로서 통일성과 체계성을 가진 시집 <칸초니에레>의 전모를 알려면 반드시 완역본을 접해야 한다. 완독의 고통은 따르겠지만, 시인이 평생에 걸쳐 추구하고 창작하고 배치에 심혈을 기울인 이유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어서다. 그것이 이 두툼한 완역본을 읽은 소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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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 - 출간 10주년 기념 개정합본판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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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은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이름을 들어봤을 유명한 화가들이다. 두 사람의 풍속도는 각자의 개성이 넘치면서도 조선 후기의 변모하는 시대상을 잘 담아낸 독보적인 명품이다. 이 작품은 혜원과 단원을 주요 인물로 삼아 당대의 사회와 예술세계를 그려낸 역사소설이다. 꽤나 인기를 끌어서 훗날 드라마와 만화로도 나오기도 하였다. 원작은 두 권짜리인데, 이 책은 출간 10주년 기념 개정합본판이다.

 

이 작품을 역사 시각에서 보면 상당한 흠결을 지닌다. 체감상 1/4 또는 1/3 정도만이 사실에 근거한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두 화가와 관련하여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 작품을 통해 두 화가를 처음 접하게 되면 상당한 편향된 관점을 지니게 될 우려가 있다. 물론 두 사람에 대한 역사적 기록이 매우 빈약하다는 점(특히 혜원은 한두 줄에 불과하다)에 역사 사실의 분량이 작을 수밖에 없음을 고려해야겠다. 반면 미술 감상의 측면에서 보면 이 작품은 상당히 유용한데, 단원과 혜원의 대표적 풍속화를 이해하고 분석하며 음미하는 데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해준다는 점이다.

 

역사로서 단점이지만 소설로서 두드러진 특장점은 작가가 여백에 채워 넣은 흥미로운 허구적 사실에 기인한다. 등장 사건과 인물 관련 중요한 사항은 죄다 허구다. 사도세자 어진, 도화서 독살 사건은 역사 기록에 부재한다. 단원이 색맹이며 혜원은 여자라는 가설도 재밌지만, 근거 없는 설정이다. 두 사람이 풍속화를 그린 계기가 정조의 명에 따른 것이라는 설정도 신선한 착상일 뿐이다. 사실이 부재할수록 상상의 영역은 넓어지게 마련이다.

 

사실 이 작품을 읽게 된 동기는 김홍도에 관한 책을 읽은 후 신윤복을 다룬 책을 읽고 싶었는데 마땅치 않아 혹시라도 도움이 될까 하여 찾아보게 되었다. 그만큼 신윤복의 신상에 대해서는 공백이나 다름없다. 화원 신한평의 자식이라는 것과 도화서 화원, 첨절제사라는 벼슬을 지냈다는 기록이 전부. 이 중에서 뒤의 두 항목은 신뢰할 수 없다는 견해다. 중인에 해당하는 도화서 화원 명단의 기록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첨절제사라는 벼슬을 지낸 자에 대한 아무 기록이 없다는 점은 기록의 왕국인 조선 왕조를 안일하게 인식하는 셈이다.

 

내가 별이었다면 그는 밤하늘을 가르는 벼락이었다. 너무나 갑작스러워 감당할 수 없는 그 빛은 차라리 재앙이었다. 그를 둘러싼 세상에게도, 바로 그 자신에게도. 뜨겁지 않으면서도 모든 것을 불태워버리는 재앙, 미처 준비할 겨를도 없이 달려들어 눈을 멀어버리게 하는 재앙, 마침내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재앙. (P.12)

 

비교적 동시대 인물이지만 단원이 혜원을 알고 있었는지, 라이벌로서 의식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작가는 천재 화가 단원이 혜원의 넘사벽 재능에 경외심과 절망감을 느꼈다고 강조한다. 어디까지나 작가의 개인적 추론이며, 두 화가 사이의 서로 다른 예술성에 우열을 두고자 하는 무리한 설정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궁금한 것은, 단원의 그림에는 늘 일하는 사내들이 등장하는데 혜원의 그림에는 언제나 무언가 비밀을 감춘 듯한 여인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P.202-203)

 

이건 비단 정조뿐만 아니라 혜원의 그림을 바라보는 모든 이가 궁금해할 의문이다. 남자 화원으로서 오로지 여자만을 주된 인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도 자연스럽지 않다. 더구나 남자 화원이 기생집은 물론 여염집 내실의 은밀한 상황을 관찰하고 묘사할 수 있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혜원의 화풍이 보여주는 세밀한 필치와 눈부신 색채감은 또한 어떠하고. 이런 의문에 기반하여 혜원이 사실 여자라는 가설을 전개하였던 것은 전혀 터무니없지는 않다.

 

소설의 전반부가 정조와 두 화원이 개입한 치열한 그림 대결이었다면, 후자는 갑자기 추리소설로 변모한다. 도화서 살인 사건 해결과 잃어버린 사도세자 어진 찾기라는 밀명. 여기부터는 독자의 취향에 따라 호오가 나뉠 것이다. 소설 본연의 허구성과 재미를 중시하면 선호, 역사성과 예술성에 대한 논의를 좋아하면 비호.

 

후반부에서 돋보이는 인물은 단연 김조년이다. 천민 출신 고아에서 시작하여 거상으로 성장하고 양반의 신분까지 획득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실제와 허구를 떠나 이러한 유형의 인물을 소설에서 그려낼 수 있음이 조선 후기 조선 사회와 경제가 발전한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게다가 그가 보여주는 심미안과 감식안은 예술의 발달에 있어 경제력을 갖춘 시민사회의 성장이 필수적임도 가시적으로 드러낸다. 그가 도화서 살인 사건의 교사자가 아니었다면, 혜원과 단원의 무리한 도사 대결을 추진하지 않았다면 여기에 전 재산을 거는 무리한 도전을 해서 일거에 무너지지 않았다면, 그는 이 소설에서 가장 빛나는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를 향한 일말의 동정심이 남는 까닭은, 박안식을 비롯한 양반들의 그를 향한 질시와 반감이 큰 탓이다.

 

김홍도... 신윤복... 김홍도... 신윤복...”

중얼거림은 곧 웃음이 되어 허물어졌고, 웃음소리는 점점 높아갔다가 다시 흐느낌으로 잦아들었다.

그 헛헛한 울음과 흐느낌은 한 남자가 평생을 쌓아 올린 견고한 담이 무너지는 소리였다. 뜨거운 욕망과 꿈을 버무려 쌓아 올린 거대한 벽. (P.468)

 

생존을 위해 남장을 해야만 했던 혜원. 더 이상 남장의 필요가 사라진 혜원은 숨겨왔던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마지막으로 내보인다. 최고 명작인 <미인도>가 혜원의 자화상이라는 설정은 종지부를 찍는 충격적 해석이다. 그리고 본디부터 의지할 곳 없고 매인 데 없던 혜원은 길을 나선다. 여기서 단원의 추억과 회한이 겹친다. 화원으로서 우애와 경쟁심, 이성으로서 애정, 스승으로서 넘어설 수 없는 도덕적 금기. 이것이 그를 망설이게 하고 끝내 늙어서까지 후회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바람의 화원이었다. 바람처럼 소리 없고, 바람처럼 서늘하며, 바람처럼 자신을 보여주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바람을 찾아 떠나는 그 길을 차마 나는 나설 수 없었다. (P.485)

 

소설적 허구를 감안한다면, 단원과 혜원의 대표작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화가의 작품세계를 좀 더 알고 싶은 독자에게도 비판적 조건으로 추천해도 괜찮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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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명 : 안예진 & 정은혜 피아노 듀오 리사이틀

일시 : 2025년 10월 1일(수) 19:30

장소 :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연주 : 피아노 듀오 하임

  - 안예진 (피아노)

  - 정은혜 (피아노)

프로그램

  - 브람스, (네손을 위한) 16개의 왈츠 Op.39

  - 생상, (2대의 피아노를 위한) 베토벤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35

  - 림(Rihm), (네손을 위한) 여러 곡의 짧은 왈츠(Mehrere kurze Walzer)

  - 아렌스키, 2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1번 Op.15


* 세줄평

브람스와 아렌스키 곡이 그나마 들어본 작품이라 낫다. 생상스는 교향곡, 협주곡, 동물의 사육제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좋은 곡이 있었다니 새로운 발견이다. 볼프강 림이라는 현대 작곡가의 소품은 오히려 현대적이지 않기에 놀랍다. 왈츠라는 악곡 특성 덕분일까 한층 가깝게 다가온다. 전체적으로 친숙한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두 연주자의 호흡이 뛰어나서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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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명 : 제2회 Trio at Blue Hills 청파트리오 정기연주회

일시 : 2025년 9월 30일(화) 19:30

장소 :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연주 : 청파트리오(Trio at Blue Hills)

  - 전정아 (바이올린)

  - 배유미 (첼로)

  - 이영신 (피아노)

프로그램

  - 포레, 피아노 삼중주 D단조 Op.120

  - 타유페르, 피아노 삼중주

  - 쇼팽, 피아노 삼중주 G단조 Op.8


* 세줄평

포레는 언제나 알듯 말듯하다. 오늘도 역시나 했는데, 문득 2악장부터 세 악기의 아름다운 조화가 느껴진다. 타유페르 곡은 신선하다. 낯설음과 적당히 현대적임, 그리고 유머가 흥미롭다. 쇼팽의 곡은 음악이 충만하다. 역시나 피아노가 주도하는 가운데, 유독 첼로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청중은 많지 않았지만, 좋은 연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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