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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미친 짓이다 - 2000 제24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이만교 지음 / 민음사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미친 짓, 그러나 누구나 꿈꾼다]
얼마전에 화제가 되었던 영화가 있었다. 타이틀은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고. 내용보다도 여주인공 역을 맡은 모 여가수때문이었다. 최근에 우연히 원작이 내 손에 들어왔을 때, 그 영화가 무작정 만들어진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또 한번 놀란 것은 표지에 ‘제24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라는 문구가 당당히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소설은 쉽게 읽히는 편이었다. ‘나’와 ‘그녀’간의 관계가 작품의 핵심이다. 양자는 모두 결혼은 미친 짓이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그녀’는 조건에 따라 결혼을 한다. 결혼을 통해 보장받는 안락한 혜택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리고는 ‘나’와 마치 부부같은 소꿉장난을 한다.
이 소설이 나타내는 결혼관과 결혼문화가 현실을 지배하고 있다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심적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은 점점 변모하는 사회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리라.
‘나’가 지나치게 현학적이어서 사실감을 떨어뜨리는 아쉬움이 있지만, 탤런트가 되기를 싫어하는 ‘나’에 대하여 약간이나마 공감을 느끼는 것은 내가 ‘나’와 비슷한 또래나 처지라는 단순한 이유만은 아니다.
차마 걸어갈 용기가 없었기에 서로의 육체를 탐닉하면서 머무르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어차피 곧 끝나리라는 것을 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