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충만 법정 스님 전집 4
법정(法頂) 지음 / 샘터사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역설적 진리의 향기]

법정 스님의 1980년대 후반의 글모음이다. 이미 70년대와 90년대의 글을 통하여 스님의 사상을 접해 보았기 때문에 대충 어떠하리라는 짐작이 있었다. 사람의 사고란 결코 급격한 변모를 보일 수 없는 법이다. 그것이 체험과 생활에 토대를 두었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시국에 대한 일갈, 교인에 대한 당부, 그리고 일반인들에 대한 깨우침 등 기본적인 스님의 논조와 골격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변화를 기대한다는 것이 어쩌면 무리라고 여겨지는 것이 소위 진리 자체가 변함이 없는데 구도의 삶에 어찌 다름이 있겠는가.

日新又日新 하라는 말은 결코 외형상의 새로움을 추구하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일상적이고 평범한 듯 여겨지는 생활 속에서 진부해지기 쉬운 자세를 날마다 새로이 추스리라는 각성의 의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새로운 시작이 없으면 삶이 무료해진다. 삶이 무료해지면 인생 자체가 무의미하고 무기력하다."

무소유의 정신이 '텅빈 충만'이라는 표제에서도 그대로 묻어난다. 아무것도 갖지 않고 버려야만 비로소 세상 모든것을 내안에 품을 수 있는것.

진리는 단순하지만, 실천은 어려기 짝이 없는 법. 그래서 고금에 깨우친 이가 그리 적고, 따라서 우리들 같은 범인들이 그들을 존경하고 기리는 것이다.

문득 글에서 언급된 경전을 펼쳐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나에게도 初發心이 생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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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근대나무 2011-11-14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2004.5.27 마이페이퍼에 쓴 글을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