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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4 (양장) - 공포의 계곡 ㅣ 셜록 홈즈 시리즈 4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2월
평점 :
이걸로 드디어 내가 가진 셜록 홈즈는 일단락 짓는구나 하고 큰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서가를 정리하던 중 꽁꽁 숨어있던 2권을 보는 순간 내 심정이란..
셜록 홈즈의 소설에서는 뭔가 기이하고 자극적이며 호기심을 자아내는 소재에 치중하는 작가의 의도상 영국 이외의 배경이 매우 자주 등장한다. 이 책에서의 '공포의 계곡'은 미국 서부의 버미사 계곡이 주 배경이 된다. 영국의 독자들을 사로잡으려면 이국적인 소재를 다루는게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으로 충분히 짐작되지만, 현실세계의 범죄행위란 지극히 평범하고 현실적이기 마련이다. '수사반장'과 '형사 콜롬보'는 항상 우리 주변을 맴돈다.
3백면에 가까운 분량중 절반 이상이 사건의 비하인드 스토리, 즉 공포의 계곡에서의 스카우러단에 관하여 서술하고 있다. 버디 에드워즈라는 탐정의 스카우러단을 분쇄하기 위한 분투와 잔존세력의 복수에서 도망치려는 필사의 노력을 셜록 홈즈는 안타깝게 지켜본다.
범죄행위가 벌어졌는데, 모든 증언자가 한결같이 나를 지목하거나 아니면 거짓증언을 한다면 민주주의사회에서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그러한 범죄가 폭력과 권력에 기반하고 있다면 사회의 모습은 어떻게 변모할 것인가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버미사 계곡 묘사에 있을 것이다.
스카우러단이 공포의 계곡에만 있는 허구라고 무시하면 그뿐일 수도 있다. 하지만 권력과 폭력이 결탁하고 자유로운 국민을 억압한 사례는 우리 역사를 깊이 들출 필요도 없다. 외양상 21세기의 대한민국 사회는 정의롭지만 어둠속에서는 여전히 독버섯이 난무하고 있는 줄 사람들은 의식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