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전집 2 - 네 사람의 서명 (아서 코난 도일/백영미/황금가지)

셜록 홈즈 전집 2 (양장) - 네 사람의 서명 ㅣ 셜록 홈즈 시리즈 2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요즘 20대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어렸을 적에는 탐정소설이 대인기였다. 셜록 홈즈와 괴도 루팡은 책을 보았건 아니건 구분없이 거의 모든 아이들의 호기심 대상이었다. 그래서일까 셜록 홈즈 전집을 펼쳐드는 순간 마음속을 스치는 찡하고 가슴뭉클한 정겨움은 단순한 감상만은 아닐 듯 싶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아 있을때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어릴때 첫사랑은 나중에 만나면 밋밋할 뿐이며, 밤새워 휘갈겨 쓴 편지와 시는 새벽에 휴지통에 들어가기 마련이다.

셜록 홈즈를 읽는 내 느낌이 꼭 그러하다. 하긴 여기에서 무언가를 기대한 내가 어리석기도 하다. 그저 탐정소설에 지나지 않을뿐인데. 책장 사이에서 지나간 시절의 감흥을 떠올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니.

정독을 하느냐고 그런지 의외로 진도가 빨리 나가지 않는다. 물론 책을 빨리 읽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속도감 있게 책장을 넘겨야 제멋인 유형이 있다.

여기서도 셜록 홈즈의 사건 배경은 영국이 아니다. 현실 사건은 런던 교외이지만 원인(遠因)은 미얀마(과거의 버마) 안다만 제도이다.

전작에서는 하우스 메이트에 불과하였던 홈즈와 와트슨의 관계가 여기서는 한층 진전되어 친구 사이로 되는 탓일까 번역투도 서로 평어체로 바뀌어 있다.

홈즈의 천재적인 두뇌 회전은 비상하다고 해야 겠지만, 왠지 아마추어적임이 느껴지는 것은 작가가 홈즈를 위하여 너무 많이 배려해 준 연유가 아닌가 싶다. 홈즈의 다음 도전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