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5
오승은 지음, 서울대학교 서유기 번역 연구회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서유기에 대한 짧은 생각]

1. 서유기의 저자는 오승은 개인일까?
소위 중국의 4대 기서 중에서 서유기의 위상은 독특하다. 삼국지연의, 수호지, 금병매와는 달리 일관된 플롯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물론 삼장법사는 불경을 구하러 서천으로 여행을 가고, 손오공 등이 옆에서 이를 보좌한다는 기본 스토리는 있지만, 내용상의 주류는 이게 아니다. 매회내지 적어도 이삼회마다 새로운 도전과제(요괴)가 나타나 이들을 시험하고 온갖 난관을 극복하여 이를 헤치고 또다시 출발한다. 즉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요괴가 나타나고 손오공이 무슨 수단으로 요괴를 물리치는가가 주된 내용이다.

그래서일까. 각각의 사건마다는 깊은 관련성이 없이 단독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 30회보다 50회를 먼저 읽더라도 별 지장이 없다. 수많은 요괴퇴치 사적의 집합체인 것이다, 서유기는. 따라서 이 무수한 사건의 연속인 장대한 분량의 소설을 오승은 개인이 혼자서 지어냈다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당시 민간에 전승되어오던 요괴전설과 민담 등을 집대성하였다는 게 보다 사실에 가까운게 아닐까 생각된다. 만약에 일개인이 전체를 완성하였다면 그야말로 대단한 인물임은 말할 나위도 없겠지만.

2. 서유기의 게임성에 대하여

과문인지 서유기가 그럴듯한 게임으로 출시되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다. 대표적으로 삼국지는 일본 고에이사에서 시리즈로 나와서 벌써 10편이나 성공했고, 기타 회사에서도 PC, PS 등 각종 포맷으로 다양한 장르로 상품이 나와있다.

서유기를 게임에 적용한다면 꽤 흥미로울텐데. 아마도 시뮬레이션은 어렵고 롤플레잉게임에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손오공은 초기 파워는 막강하지만 서역으로의 역정에서 마주치는 온갖 요괴들도 만만치 않은데다 다들 막강한 무기와 요술을 한가락씩 지니고 있다. 게다가 손오공과 저팔계, 사오정이 팀을 이루고 방어력이 취약한 삼장법사가 후방에서 법술로 이들을 지원한다면 그야말로 흥미진진할 것이다. 패배조건으로 삼장법사를 살려야 한다고 단서를 붙인다면 더욱 좋겠다.

예전에 창세기전 3을 하는데, DVD로 나와서 재미있으면서도 방대함에 질리다시피 한 적이 있는데, 이 점을 감안하여 내용을 방대하겠지만(생각해봐라 총 100회, 10권의 거대한 원작이다!) 화려한 그래픽과 가끔씩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삽입해서...흠, 이 참에 나도 게임제작에 뛰어들까보다.

3. 서유기에 나오는 요괴의 정체는...

제5권만 하더라도 크게 홍해아, 흑수하의 악어 요괴, 통천하의 영감대왕 등이 등장한다. 홍해아는 원래 마왕의 아들이어서 그렇다 하여도, 악어 요괴는 용왕의 친척이므로 원래 악한은 아니다. 더우기 통천하의 영감대왕은 관음보살의 연못에 살던 잉어가 원래 정체다. 뿐만 아니라 관음보살인지 석가모니인지 절집에 살던 쥐도 영험을 발휘하여 요괴가 된다. 즉 다수의 가공할 위력의 요괴는 부처 주변의 미물인데 설법을 듣고 도를 닦아 요괴가 되었던 것이다. 이들이 인간 세상에 내려와 사람들을 괴롭히고 삼장법사 일행을 잡아먹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그리고 이들을 퇴치하는 게 손오공의 주된 임무다. 손오공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것이다. 거 참, 평소에 주변 관리에 신경을 쓰시지 라고 그들에게 직언을 하고프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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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근대나무 2011-11-11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2005.9.14 마이페이퍼에 쓴 글을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