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사(神社) 살림지식총서 193
박규태 지음 / 살림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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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지식총서 193권이다. 문고판으로 100면 이내로 얄팍하게 나와서 부담없이 펴볼 수 있는 유익한 시리즈다.

일본의 신사하면, 으레 야스쿠니 신사가 떠오르고 자동적으로 신사참배라는 부정적 용어가 연상됨은 한국인에게 거의 순간적 반사작용이다. 그런데 신사가 뭘까? 이런 원초적 질문에는 그냥 말꼬리를 흐릴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뭔지 모르므로.

나도 전에 일본여행을 갔을때 한번 신사 앞을 지나친 적이 있지만 무관심하게 흘렸던 기억이 있다. 역시 한구석 어두운 시각이 짙게 드리워져 있는 것이다.

신사는 일본 고유의 문화이자 종교인 신도의 사찰이라고 한다. 일본의 신은 근대적 신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끊임없이 생산되어 수가 꽤 많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신격화된 존재가 많고 그것이 전체주의적 국가에 의하여 의도적으로 전용된 것이 지난 세기와 현재의 일본 신사의 모습이다.

우리가 절집에 들어가면 절 나름마다 고유의 양식이 있으면서도 또한 절집 임을 알아차리게 하는 공통의 이미지가 있다. 그 점은 신사도 마찬가지다. 도리이라는 절입구의 표시는 모양은 틀릴지언정 우리와 유사하다.

신사는 신들이 머무는 곳이므로, 자연히 신들의 이야기 곧 신화가 뒤따른다. 일본의 신화는 또 우리 고대사와 밀접한 관련성을 맺는데 역시 역사왜곡이라는 기분나쁜 갈등이 존재한다. 도대체 우리와 일본은 무슨 악연이 있어서 이렇게 사사건건 충돌하는 것일까?

신화에 의하며 일본 개국신은 한반도에서 건너왔다고 한다. 큐슈의 '한국악'이라는 지명과 '백제'라는 단어가 도처에서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흔히들 신들의 나라라는 표현을 인도 또는 발리에 대하여 쓰고 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일본이 그야말로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수만개의 신사가 있고 무수한 신은 또 어떠한가.

한권의 문고판으로 일본의 신사가 갖는 미묘한 의미와 심층적인 역사를 깨우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맛은 보게 되었다. 적어도 자동적인 거부반응 대신 그 신사에서 섬기는 신과 그 신이 일본과 우리에게 갖는 함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계기는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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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근대나무 2011-11-08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2006.1.11 마이페이퍼에 쓴 글을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