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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평점 :
조지 오웰은 예언자다. 남들이 빛을 노래할 때 그는 어둠을 읖조린다. 사람들이 기쁨과 행복을 찬양할 때 그는 비극과 불행을 예언한다. 그는 빛과 어둠, 행과 불행이 결코 다르지 아니함을 뼈저리게 인식하고 있다.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다는 평범하면서도 무서운 진리를 그는 결코 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의 깨달음을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 아무도 그의 글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할지라도.
조지 오웰은 특이한 작가다. 그는 빛을 어둡게 그리지 아니한다. 비극과 불행을 비극적으로 표현하지 아니한다. 오히려 낙관적인 전망으로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사회를 묘사한다. 여기서 낙관적이라 함은 자유를 회복한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빅 브라더의 통치하에서 억압과 통제에 안분자족하는 것이다. 인간이란 존재가 그리 독립적이지 못함은 역사적 경험을 반추해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래서 에리히 프롬은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썼으며, 우리도 군부독재체제를 수십년간 경험하였던 것이다.
이 소설로 <카탈로니아 찬가><동물농장>에 이어지는 그의 후기 대표작은 얼추 섭렵한 셈이다. 스페인 내전에의 참전 경험이 조지 오웰에게 미친 충격은 참으로 컸다. 사회주의자 조지 오웰은 반공산주의자로 변모하엿다. 그것은 스페인 내전에서 공산당의 실체를 통하여 스탈린이 사회주의의 순수성을 변질시키고 인간의 자유와 행복을 억압하는 전체주의 독재체제를 구축하는 광경을 처절하게 관찰하여던 경험에서 유래한다. 스탈린은 히틀러, 무솔리니, 프랑코와 다를바 없는 인류의 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소련의 영향력이 한층 강화되는 것을 보면서 그는 미래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담은 예언을 인류에게 남기고 홀연히 세상을 떴다. 그의 예언은 반세기가 경과한 현시점에도 유효하다. 전체주의가 사라지지 않는 한 그러할 것이다. 그리고 전체주의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