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위대한 전쟁 1 - 이덕일의 천하통일 영웅대전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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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대중역사가인 이덕일의 신작이다. 이전 작인 <오국사기>의 개정판이다. 부제가 '이덕일의 영웅천하'로 중국 수나라 통일이후 여수전쟁에서 시작하여 신라의 삼국토일과 일본의 성립까지 격동의 동아시아사를 다루고 있다.

요즘 SBS에서 방영주인 드라마 '연개소문'과 왜국을 제외한 내용에서는 상당 부분 시기적으로 중첩되므로 비교하여 읽어나가면 많은 도움이 된다.

약 100년 간의 기간이지만 어마어마한 격랑이 휘몰아쳤던 시기인지라 그 복잡다단한 사건들을 2권으로 축약하다 보니 약사(略史)도 전사(全史)도 아닌 애매한 성격의 저작이 되었다는 점이 아쉽게 생각된다. 이를 나관중처럼 대하역사소설로 승화시킬 수 있는 작가가 나타난다면 참으로 좋으련만.

일찍부터 나름대로 우리고대사에 관심이 있어서 관련 서적을 몇 권 읽었던터라 내용 자체가 참신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다만 일본 당대사를 통해 우리민족과 일본의 관계를 이해하고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데 참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소위 '위대한 전쟁'이란 가능한가? 사람이 사람의 목숨을 대량으로 뺏는 사건이 전쟁이다. 어떤 생명체가 제 정신으로 동종의 생명체를 멸절시키지 못해 안달일까? 이렇게 보면 인류는 뇌구조의 근본적 흠결을 지닌 이상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위대한 전쟁은 있을 수 없으며, 인류의 자유와 행복에 대한 억압 시도에 대하여 필요 최소한도의 무력 사용이 그나마 어느 정도의 정당성을 확보한다고 생각한다. 전쟁의 명분으로 함부로 '국익'을 논하지 말라. 당사자 개인에게 그것은 하나뿐인 생명을 담보로 하는 것이며, 그것은 생물체의 가장큰 존재이유인 것이다.

한편 '영웅'은 어떠한가? 우리는 어려운 시기에 영우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힌다. 혜성같이 등장하여 민족과 국가의 영광을 위하여 목숨을 초개처럼 버리는 초인적 존재. 그를 믿고 따르기만 하면 만사가 오케이다. 다소간의 강압과 폭력과 부정과 잘못은 눈감아주자. 성과만 위대하다면 제도와 법규는 무시해도 좋다. 그래야 진정 영웅이 아닌가? 후훗, 인간은 이렇게 나약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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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근대나무 2011-11-08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2007.3.26 마이페이퍼에 쓴 글을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