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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136호 - 2007.여름
창작과비평 편집부 엮음 / 창비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작년부터 <창작과비평>을 정기구독하고 있다. 벌써 여러 권이 서가에 꽂혀 있다. 하지만 펼쳐서 읽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정기간행물은 아무래도 손이 잘 안 가게 되니 이상한 현상이다.
사실 이번 호도 그냥 묻혀질 뻔하였다. 우연히 신문에서 한국장편소설에 관한 기사를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문예지답게 출발은 시와 소설이다. 내가 시를 어찌 알까마는 처음 나온 '산길'(이성부)이 아직 기억에 남는다. 산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강렬한 탓이다. 소설은 흠흠..굳이 언급하자면'바람의 말'(권지예)이 그나마 낫지만 전체적으로 그리 강한 인상은 받지 못하였다.
역시 특집이 재밌다. 우리나라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장편소설의 전통이 취약하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는 만큼 확실히 단편에 비해서는 열세다. 대담과 논설에서도 나왔지만 단편과 장편은 그 이론과 실기 토대가 구별된다. 그리고 '장편소설과 그 적들'에서 지적했듯이, 장편을 권유하기는 사회환경이 열악하다는 점도 있다. 취미작가가 아닌 이상 장편소설로 입에 풀칠이나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게 우리네 처지 아닌가. 그러니 상대적으로 용이한 단편 위주가 되는 것도 맞다. 문학계 구조가 단편을 장려하기도 하고. 그래도 나는 장편소설이 더 좋다. 단편은 인생의 단면을 그리지만 장면은 인생 전체를 조망하기 때문이다.
중간에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몇 편의 장편소설을 분석하고 있다. 나처럼 문학계와 독서계의 풍조에 둔감한 이에겐 크게 도움이 된다. 중진작가 뿐만 아니라 신진작가들도 열심히 창작활동을 하고 있구나. 이를 계기로 '빛의 제국'(김영하)과 '달콤한 나의도시'(정이현)를 구입하였다. 편집부가 이를 알면 무척 반가워하겠지.
도전인터뷰와 논단을 통해 이 간행물의정체성을 명확히 알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좌파. 요즘 뭇매 맞고 있는 좌파 말이다. 그런데 국내에 제대로 된 좌파가 있긴 있었나? 한미FTA는 이 정권의 자기부정이라는 인터뷰한 어느 학자의 비판이 귓가에 생생하다.
솔직히 아직 이러한 문예지는 효용성면에서 조금 아쉽다나 아니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는 충동적으로 정기구독을 해버렸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