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 과학 오디세이 3
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김동광 옮김 / 경문사(경문북스)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후기를 작성하기 위하여 주요 대목을 발췌하여 놓았다. 이미 두 달이나 경과하여 새삼스럽게 끄적거리는 게 무의미해 보인다. 소설이라면 그때의 감흥이라도 되살리려 노력하겠지만.

버제스 혈암은 동물의 진화사에서 결정적 사건이었던 캄브리아기 폭발의 첫번째 개화로 출현한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유일하게 넓은 창문이다. (P.30)

생물 진화의 역사는 많은 생물들이 사하진 후에 살아남은 소수의 계통 내에서 분화가 이루어진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고, 종래 이야기되었던 것처럼 우수함, 복잡성, 다양성 등이 점진적으로 증대해온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P.32)

인간의 진화: 진보의 행진(사다리) (P.40~45)
생명수: 역원뿔 도상 (P.48~53)   => 진화의 잘못된 인식

가지각색의 다양성을 보이는 현생 생물 속에도 단일한 순서가 있다는 어리석은 사고 방식은 생명이 사다리 모양으로 진화하고 다양성은 역원뿔 모양으로 증가한다는 전통적인 도식과 그러한 도식을 낳은 편견이라는 원천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P.55)

사다리 그림과 역원뿔도라는 잘못된 도식에 대해 우리가 그 정도로 충성스러운 까닭이 거기에 특별한 비밀이나 수수께끼, 또는 미묘한 심리적 특성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한 도식이 채택되는 것은 그런 생각들이 우주가 인간을 중심으로 돌고 있으리라는 우리의 갈망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P.56)

만약 호모 사피엔스가 무성한 나무의 많은 가지 중 하나의 작은 가지에서 발생했다면, 어떤 의미에서든 생물은 인류를 위해 존재하는 것도 인류 때문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P.58)

도덕률의 원천을 포함해서 인생의 의미를 과학 이외의 더 적절한 영역에서 탐색하는 법을 배우고, 상실감에 젖어 금욕적인 삶을 살거나, 낙천적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의욕적으로 도전하면서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다. (P.58)

버제스 혈암 -> replaying life's tape
테이프를 재생할 때마다 살아남는 종들의 조합이 달라지고, 전개되는 역사도 전혀 다르게 될 것이다. (P.65)

재생에 의한 여러가지 진화 경로는 진화의 역사에서 실제로 일어난 경로와 마찬가지로 사실을 근거로 한 사후 설명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이 제3의 입장이야말로 역사의 본질을 꿰뚫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름이 바로 우연성이다...우연성과 생명 테이프 재생의 은유라는 주제에 의해 인류가 진화할 가능성은 압도적으로 작다는 것을 다루고 있다. (P.67)

버제스 동물군의 폭넓은 해부학적 이질성은 다세포 생물의 최초의 폭발적 진화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다...오히려 버제스 이후에서 우리는 격감한 생존자들이 급속히 안정화되어가는 역사를 추적할 수 있다. (P.91)

마렐라와 요호이아는 월코트의 '구둣주걱'에 도전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두 속은 절지동물이라는 틀 속의 고아일 뿐이었다...나는 휘팅턴이 1975년에 발표한 오파비니아의 복원도가 인류의 지식 획득 역사에서 이룰 수 있었던 가장 위대한 성과 중 하나일 것이라고 믿는다. (P.205)

오파비니아가 새로운 생명관을 가장 먼저 알리는 기함의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그것이 전하는 분류학적 독특함의 메시지가 오파비니아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후세에는 아무리 드물어도 버제스 혈암에서는 결코 신기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으면 안 되었다. (P.208)

카나다스피스는 버제스 이야기의 핵심에 해당하며, 모든 점에서 사이먼이 연구한 기묘한 생물들과 같은 정도로 중요한 존재이다...버제스 동물군은 현생 그룹의 원형을 포함하고 있으며, 바로 이러한 핵심적인 측면에서 캄브리아기의 가장 평범한 동물군이다. (P.248)

버제스 혈암에는 해부학적 설계의 측면에서 유례 없는 이질성을 포함하고 있다...다세포 동물의 역사는 캄브리아기 폭발의 짧은 순간에 형성된 초기의 엄청난 재고가 격감괴는 과정이었다. 지난 5억 년에 걸친 이야기의 특징은 일단 제약이 가해진 후에 얼마 안 되는 숫자의 정형화된 설계의 테두리 안에서 다양성의 증대가 이루어진 것이다. (P.311)

버제스의 이질성을 가져온 폭발적 진화에 대해서는 크게 세 종류의 진화론적 설명이 가능하다. (P.343)
1. 처음 채워진 생태학적 통.
2. 유전 체계를 지향하는 역사 (P.347)
3. 체계의 특성으로서의 초기 다양화와 그 이후의 고정 (P.349)

만약 우리가 버제스 멸종이 최상의 설계를 보존하고 예측 가능한 패자를 배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다면, 우리는 단지 생존했다는 사실만을 우월성의 증거로 판별할 수 없다. 원칙적으로 우리는 그 해부학적 탁월함이나 경쟁력의 우위를 인정함으로써 승자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버제스 이후의 대규모 격감의 패자들이 승자에 비해 적응적 설계에서 체계적으로 열등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P.357-358)

그(월코트)의 구둣주걱은 역원뿔형 다양성 증대라는 전통적인 도상학과 그 도상학에 내재하는 예측 가능한 의식의 진화와 진보라는 개념적 장치를 보존하기 위한 상투적인 수단이었다. (P.371)

구둣주걱은 신의 도구가 된다...버제스의 구둣주걱은 안락하고 편리했던 생명관의 단순한 강화가 아니었다. 그것은 윤리적인 무기이자 실질적인 신의 포고였다. (P.399~400)

[거대한 파충류의 멸종 이후, 포유류와 조류의 경쟁에서 포유류가 승리: 디아트리마의 존재, 특히 남미의 포로라키드] 결국 포유류가 지배적인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지만, 우리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P.457)

[호모 사피엔스의 기원]
아프리카의 작은 개체군에서 불안한 출발을 한 후, 운좋게 성공을 거두었을 뿐이며 전지구적 경향이 낳은 산물이 아니다. 우리는 하나의 사건, 역사의 한 항목일 뿐 보편 원리의 구현이 아닌 것이다. (P.494)

인간의 본성, 지위, 잠재력에 대해 생물학이 제공할 수 있는 가장 깊은 통찰은 우연성의 구현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호모 사피엔스는 경향이 아니라 하나의 실체인 것이다. (P.495-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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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근대나무 2011-09-02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2008.7.21 마이페이퍼에 쓴 글을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