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음반정보
- 레이블: SONY-BMG
- 음반번호: SB70011C
- 수록시간: 73:03
2. 연주자
- 피아노: 윤홍천 (YOUN HONG CHUN)
- 지휘: Friedemann Riehle
- 연주: Nuremberg Symphony Orchestra
1) 윤홍천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난 피아니스트 윤홍천은 예원학교 및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서 임종필, 한형실을 사사했다. 1996년 도미하여, 보스턴의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예비학교와 월넛힐 예술 고등학교에서 변화경에게 배웠다. 2001년 다시 독일로 건너가 하노버의 고등음악원에서 카를 하인츠 켐머를링과 수학 중이다. 1999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부조니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결선에 진출했으며, 2002년 이탈리아의 테르니에서 개최된 알레산드로 카사그란데 콩쿠르에서 2위 및 두 개의 특별상을 수상했다. 윤홍천은 1999년 보스턴에서 저명한 지휘자인 밴저민 잰더가 지휘하는 보스턴 유스 오케스트라와 조던 홀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이 연주의 성공은 투어로 이어졌고, 멕시코의 멕시코 시티와 쿠바의 아바나에서 같은 공연을 가졌다. 그는 같은 해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의 중계로 미 전역에 실황 중계되는 실내악 연주에 참여했으며, 2000년에는 뉴욕의 92번가 Y홀 및 앨리스 털리 홀에서 실내악과 독주 리사이틀을 가졌다. 유럽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윤홍천은 지난 해 코펜하겐 하계 음악제에 참가해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와 듀오 연주회를 가졌고, 빈에서는 프라하 국립 음대 부학장이자 첼리스트인 다니엘 바이스와 연주했다. 2004~05 시즌에 윤홍천은 프라하 심포니 체임버 오케스트라, 토론토 필하모니아, 야나체크 필하모닉, 할레 시립 교향악단 등과 협연할 예정이다.
2) 윤홍천, 쇼팽을 연주하다
"쇼팽을 싫어할 피아니스트가 있을까요? 지금 나이에 꼭 해야 할 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두 곡을 자신의 첫 음반 프로그램으로 선택한 윤홍천의 이야기이다. 그는 올해 우리 나이로 스물네 살. 쇼팽은 조국 폴란드를 떠나기 직전인 스무살 무렵에 두 곡을 작곡했다.
윤홍천과 뉘른베르크 심포니의 녹음 작업은 때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2004년 6월 독일 현지에서 나흘 간 진행되었다. 레코딩이 이루어진 장소는 뉘른베르크 콜로세움이다. 이 특이한 장소는 1930년대에 히틀러가 나치의 전당 대회를 위해 세운 건축물이다. 당시 이곳은 히틀러 국가사회주의의 메카였다는 것이 악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매한 '여론'을 이용해 사상 초유의 사기 사건을 벌인 이곳이 지금은 뉘른베르크 심포니의 연습 스튜디오 등 각종 공공 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프로듀서를 맡았던 톤마이스터 야코프 헨델은 녹음 당시의 분위기를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첫날은 모두가 서로를 탐색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피아니스트는 지휘자를, 지휘자는 악단을, 악단은 피아니스트를 따라가느라 개성이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내가 종종 중재를 하기도 했지만, 엔지니어가 주도하는 레코딩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내 직업은 테이프를 들고 스튜디오로 들어가 편집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곧 그런 준비 단계는 끝났습니다. 탐색전을 끝낸 음악가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기 시작했습니다."
녹음은 다시 수 차례의 에디팅을 가졌다. 윤홍천은 그 작업을 회상한다. "첫 녹음이었지만 무척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휘자와 악단도 뛰어났고, 프로듀서 헨델도 무척 공을 들였습니다. 그는 연주 당시나 사후 편집 작업에서 각 파트의 선율이 묻히지 않고 잘 전달되도록 무척 애를 썼습니다. 처음 받은 마스터는 다소 건조한 음향으로 내 취향과 좀 달랐습니다. 다시 수정한 것은 반대로 먹먹해져 통 속에서 연주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리고 이번에 나온 음반이 바로 세 번째 마스터로 만든 것입니다. 녹음 당시나 지금 들을 때 느낌이 조금씩 다르고 왜 이렇게 했을까 하는 부분도 있지만, 젊은 날을 회고할 수 있는 좋은 전환점으로 삼고 싶습니다.
그는 레코딩에 대해 다음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른 듯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연주자가 겪는 문제는 과연 어떻게 세부를 놓치지 않고 전체를 조망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요즘은 녹음 기술이 점점 발전하다 보니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참 멋없습니다. 옛 연주자가 녹음으로 들을 수 없는 부분에 자연 소홀했다면, 요즘 사람들은 에디팅에 의존해 녹음의 생동감을 잃게 됩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라흐마니노프가 연주한 슈만의 <사육제> 녹음은 아직도 유명합니다. 그러나 녹음이 이뤄지던 당시 기술로는 30분짜리 곡을 한번에 녹음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쉬었다가 다른 녹음기를 걸고 하는 과장을 여러 차례 반복했습니다. 그럼에도 이음새를 느낄 수 없이 생동감 있게 들립니다."
어쩌면 오늘날의 녹음 기술은 연주자에게 미학적으로 필요한 것 이상으로 신경 쓰도록 몰아댄다는 것이 윤홍천의 생각이다. 그는 수년 전 실황으로 들은 한 저명한 피아니스트의 쇼팽 연주에 대해 얘기한다. "그는 두 차례나 이 곡을 녹음했고, 모두 특색 있는 해석으로 각광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연주는 내 생각과 달랐습니다. 마치 온갖 화려한 보석을 늘어 놓은 장식장과 같이 매 순간이 빛을 발했습니다. 오히려 지나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곡은 자연스럽고 순수하게 연주했을 때 진정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의 쇼팽 녹음을 들으면서 이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윤홍천은 재기를 드러내고 깜짝 효과로 흥미를 자아내는 연주보다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젖어오는 그런 감동을 즐겨 표현하고자 한다. "음악가라는 사실을 기쁘게 느낍니다. 가끔 좋은 연주회를 갖다 오거나 좋은 녹음 음반을 듣고 나면, 어딘가 모르게 내 안에 어떤 '에너지'가 생기곤 합니다. 그 에너지는 흔히 습관처럼 보게 되는 폭발적이거나 아이로니컬한 것은 아니지만, 더욱 용감하게 만들고 세상과 나 자신을 아름답게 볼 수 있도록 만드는 긍정적인 에너지입니다. 예술의 무한함과 그 영향력을 전체로 가늠하지는 못할지라도, 근원적인 존재 이유를 찾으려 노력할 때 예술은 사람들과 그들의 인생을 위한 것이 됩니다. 그런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음악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더 연구하고 공부해야겠지요. 또 무엇보다 늘 순수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보다 나은 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조숙한 음악가 윤홍천에게서 무르익은 쇼팽의 예술을 만끽하게 되기 바란다. - 정준호 (그라모폰 코리아 편집장)
[내지에서...]
3. 녹음
1) 녹음일자: 2004.06
2) 녹음장소: Nurnberg, Germany
4. 프로그램
Chopin: Concerto No.1 for Piano & Orchestra, Op.11
01. Allegro Maestoso (19:31)
02. Romanze: Larghetto (10:49)
03. Rondo: Vivace (10:13)
Chopin: Concerto No.2 for Piano & Orchestra, Op.21
04. Maestoso (13:59)
05. Larghetto (9:31)
06. Allegro Vivace (8:49)
* 내지에서 Op.11과 Op.21의 트랙별 연주시간이 뒤바뀌었음
* 케이스가 쥬얼이 아니라 디지팩 사양임
젊은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동년배의 쇼팽이다. 윤홍천은 기본에 충실하며 인위적인 과장이나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음악은 유려하게 흘러가며 오케스트라와의 협주도 상당히 훌륭하다. 묵직한 관현악 반주가 심포닉한 음향을 들려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