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소학 - 교수용 지도서 한자한문교육총서 4
함현찬 지음 / 전통문화연구회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수년 전 한자 공부에 매진하였다. 덕택에 꽤 높은 급수의 자격증을 획득하였지만, 시력 약화를 대가로 지급하였다. 이후 방치하다시피 세월을 보내다 보니 요즘 현격한 실력 퇴보를 절감하고 있다. 한자도 까먹지 않고 한문 공부도 새롭게 할 겸으로 한문 고전을 조금씩이나마 다시 시작하련다.

 

새로운 책은 아니지만 우선 손에 잡힌 김에 우선 첫 번째로 <사자소학>을 펼쳐 들었다. 이 책은 나름의 장점이 있으니 교수용 지도서라는 점이다. 기존의 <사자소학>은 한자 공부 목적에 치중하여 본문, 한자, 해석의 간단한 구성을 지니고 있었다. 이 책은 본문, 해석, 한자 구성은 동일하되, 문장 구조, 주요 한자의 문법 해설, 출전과 쉼터라는 심화학습과 고사 소개 등이 추가되어 있어 좀 더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하고 있다. 그리고 부록으로 한문의 구조와 형식’, ‘허사(虛詞)의 용법을 추가하여 단순히 한자 학습을 넘어 한문 해석을 위한 도움을 주려고 함을 볼 수 있다.

 

父生我身, 母鞠吾身으로 시작하여 非我言耄, 惟聖之謨로 끝맺는 이 책은 조선 시대의 아동교육 도서다. <논어>, <예기> 등 유학 고전에서 인간과 사회의 기본 질서를 설명하고 수용할 것을 가르치는 내용이다. 당대의 가치관으로서는 지극히 타당한 내용이겠지만 현대의 관점에서는 지나치게 전통적이고 유가 편향이 한계로 다가온다. 오늘날 여기 나오는 내용을 그대로 지키라고 요구했다가는 많은 반발을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조선 시대의 윤리 도덕이 이러하다고 하는 점을 이해하고 그것이 요즘의 것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비교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무엇보다 오늘날 독자는 이 책의 내용보다는 한자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리라. 등장하는 한자 자체는 그렇게 어려운 수준이 아니고 반복되는 한자도 제법 많다. 따라서 한자 학습을 위해서는 꽤 좋은 교재라고 하겠다. 다만 지나치게 한자 자체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제목처럼 네 자 자구가 네 구절로 구성하여 나타내는 전체적 뜻을 음미하면 더욱 좋다. 단순한 한자 모음이 아니라 자체로 교훈적 목적을 위해 엄선한 문구들이다. 덧붙인다면 문장이 비교적 쉬우므로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구조를 파악하는 연습도 유용하다.

 

<사자소학> 외에도 기초 한문 교재로 <추구>, <계몽편>, <동몽선습>, <격몽요결>, <천자문> 등을 거친 후 비로소 사서삼경으로 나아갔다고 하니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간다면 이것도 제법 흥미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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