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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재미있는 세계사 2
송창국 지음 / 계림닷컴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제2권은 ‘중세기의 세계’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동아시아 문화권의 형성, 이슬람 제국, 중세 유럽의 사회, 중세 유럽의 발전과 쇠퇴 그리고 아시아의 변화와 같이 5개 장으로 구성하고 있다. 앞선 제1권과 마찬가지로 보편적인 역사상의 시대 구분을 따르고 있어 구성의 충실성을 지니고 있다.
만화 형식 역사 표현의 미덕은 무엇보다도 흥미진진함에 따른 몰입도의 증가로 요약할 수 있다. 제아무리 어려운 내용이라도 만화 형식을 거치면 독자의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물론 형식적 제약에 따른 압축과 생략은 불가피한데, 선택과 집중이 내용의 충실성을 구현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하겠다.
일반적 만화와 달리 이 책은 수많은 역사적 인물이 등장한다. 몇 명의 인물을 개성미 넘치게 그려내는 것은 비교적 할 만하지만 수백 명의 인물을 제각각 생동감 있는 인물로 부각시키는 것은 지난한 작업이다. 작가가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이 바로 이 점이 아닐까 싶다. 비슷한 듯 하지만 분명히 인물간의 차별점을 부여하려고 애쓴 노력이 역력하다.
이슬람 세계를 비교적 비중 있게 다루고 있고, 서양 중심주의에 매몰되지 않는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는 면모도 칭찬할 만하다.
서양의 한 역사가는 살라딘이 예루살렘을 이슬람에게 되찾아 주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기억에 남을만하지만, 그것보다도 기사도 정신을 발휘한 너그러운 정복자였다는 것이 더 위대했다고 칭찬하였습니다. (P.211)
다만 제1권에서 지적하였듯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오타와 사실(史實) 기술의 오류는 여전하여 편집과 감수의 부족에 안타까워 할 수밖에 없다.
게르만족의 이동(P.146)을 요약한 지도를 보면 동고트족과 서고트족의 이동 경로가 서로 바뀌어 있다. 바로 아래에서는 게르만족의 여러 부족들이 정착한 로마를 버젓이 동로마로 표시한다.
비잔틴 제국의 전성기를 이끈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는 시종일관 유스티아누스 황제라고 명명(P.187~191)된다. 단순한 오기가 아닌데,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번 기회에 프랑스에 있는 영국령 영토를 모두 프랑스 영토로 만들겠다. (P.228)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 대목에서 영국왕이 부르짖은 주장이다. 영국왕인지 프랑스왕인지 정체성이 심히 의심된다.
남송을 멸하여 원의 세력을 넓히지 않도록 하라. (P.268)
위는 칭기즈칸의 손자인 쿠빌라이가 신하들에게 내린 명령이다. 참으로 의외다. 역사에 따르면 그는 남송을 멸하고 중국을 통일한 황제인데 말이다. 말과 행동이 매우 모순된다.
책에 간혹 있기 마련인 오기와 오류를 이토록 강조하여 지적할 필요가 있을까 회의적일 수 있다. 다만,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누구인지를 알면 오히려 더 철저할 필요가 있다. 잘못된 역사지식은 훗날 쉽사리 고치기 어렵다. 성인들이 보는 사서보다도 더 세심한 교정과 감수가 노력되는 연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