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 앉아 사색에 잠겨보는 게 얼마만인가. 일을 시작한후 바빴다는 변명을 해본다. 어떤 단어를 떠올리고 쓰고싶다는 생각이 든 것도 실로 오랜만이다. 스쳐 지나가 잊혀지고 흩어지던 무수한 쓰레기 단어들은 있었지만 기록하여 읽고 싶지는 않았던 거다. 가을이라는 계절 탓일지도 모른다. 괜시리 센티멘탈해져서는 소소하고 시답잖은 글 한 조각에도 감동을 먹으니까. 그리고 사람, 잊혀지려하고 잊고 싶은 사람도 떠올랐다. 아, 슬프다. 쓸쓸하다. 문제는 인간이었다. 다른 모든 건 합리화시켜 납득해도 인간의 문제는 해결이 요원하다. 그는 변하지 않을테니까. 나도 용서하고 이해하지 않을테니까. 그럴 만용, 바다와 같은 넓은 가슴이 내게는 없다. 유감이다. 이런 사람, 여자라서. 아직은 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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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많아지고 생각은 짧아지는 모양이 어째 쓸쓸하다.

웃음이 많아진 것과도 관계가 있는 건지도.

웃음과 말은 사이좋은 자매니까.

나이 듦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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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선인장 꽃이 피고 진다. 화사함을 넘어선 요사스러움...일명 마녀의 꽃.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반짝임에 눈이 부실 지경이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마는

너무 짧아서 슬픈 꽃의 생이다.

너무 아름다워서 아픈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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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삶이 돈의 가치로 환산되는 걸 죽도록 싫어하는 걸 알아. 사람들과 괴리감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지. 길을 걷다가 아는 사람과 마주쳤어. 그녀는 내가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하여 악착같이 살아야 한다고 단정하지. 설렁설렁 사는 걸 용납하지 않아. 어디서 어떻게 일하면 얼마를 벌 수가 있는데 왜 시간을 낭비하느냐고 묻지. 그런 삶이 행복하셨어요? 묻고 싶었지. 온갖 불법 때로는 편법을 써서 돈을 벌 수 있는데 정직한 길만을 찾아서 가는 걸 의아해 하지. 대다수가 너무도 당연히 여기는 걸 나는 도통 알수가 없어. 불가능에 가깝지. 난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죽을지언정. 혼자만 맑은 물에서 사는 건 삶이 아니라고 말하지. 적당히 더렵혀진 더러운 물에 살 수가 있어야 진짜 삶이라고 말하지. 신이시여, 정말 그런가요?  제가 잘못 살고 있는 건가요. 시장엘 가서 진짜로 정직하게 순박하게 사는 얼굴들을 만났어. 봄나물 한 그릇을 놓고 하염없이 앉아있는 할머니들 아주머니들. 그들 앞에 서니 비로소 마음이 편해졌어. 그리고 슬퍼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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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도 연한 초록 싹을 틔우는 화초를 보는데 눈물이 날 것 같더라.

살아보겠다고 살아있다고 살만하다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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