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나는 생각한다.모욕을 당할까봐 모욕을 먼저 느끼며 모욕을 되돌려주는 삶에 대하여.나는 그게 좀 서글프고 부끄럽다. - P33
진정한 복수는 모욕을 주는 것도 용서를 하는 것도 아니었다. 상대를 동정하는 것이라는 걸 그 때 알았다. - P77
86년생 그녀의 고군분투 울다가 웃다가 다시 울고 웃는 이야기는 마치 잘 쓴 장편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데, 이 글은 논픽션이다. 슬픈 내용인데 씩씩해서 힘을 얻고, 화가 나는데 유머러스 해서 하하 웃고 있다. 제목부터도 심상치가 않더라니. 딱 그 느낌의 글들이었다.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작가는 보이지 않는 눈을 탓하고 불평하기를 거부하고 반대한다. 대신 진실한 사람의 마음을 보려고 노력한다. 그녀 주변의 장애를 가진 친구와 동기의 보도 듣도 못한 신선한 에피소드도 유쾌, 통쾌하게 막힌 숨을 뻥 뚫어준다. 불가항력인 장애를 피하고 숨는 게 아닌 정면으로 맞서는 그들 모두의 삶에 화이팅이다.
모근 것은 이 세상에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요 - P338
가난이 너무 당연해서 가난인 줄도 모르는한 올의 구김도 없던 시절을 떠올리면 그립다. 소소한 상처는 그냥 휙 지나가고 변명을 하자면 이름도 제목도 가벼워 주제의 무거움을 예상하지 못했다. 방심하게 만들고 다리를 걷어차다니. 고수다.깃털같은 가벼움 안에 더할 수 없이 무거운 삶이 깃든, 웃다가 우는 이야기청년 정용과 진만의 나날들에서 오만가지 사념이 깃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가고 있기를. 삐그덕 소리가 나도 버릴 수 없는 추억의 가구처럼 윤기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