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삶이 돈의 가치로 환산되는 걸 죽도록 싫어하는 걸 알아. 사람들과 괴리감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지. 길을 걷다가 아는 사람과 마주쳤어. 그녀는 내가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하여 악착같이 살아야 한다고 단정하지. 설렁설렁 사는 걸 용납하지 않아. 어디서 어떻게 일하면 얼마를 벌 수가 있는데 왜 시간을 낭비하느냐고 묻지. 그런 삶이 행복하셨어요? 묻고 싶었지. 온갖 불법 때로는 편법을 써서 돈을 벌 수 있는데 정직한 길만을 찾아서 가는 걸 의아해 하지. 대다수가 너무도 당연히 여기는 걸 나는 도통 알수가 없어. 불가능에 가깝지. 난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죽을지언정. 혼자만 맑은 물에서 사는 건 삶이 아니라고 말하지. 적당히 더렵혀진 더러운 물에 살 수가 있어야 진짜 삶이라고 말하지. 신이시여, 정말 그런가요?  제가 잘못 살고 있는 건가요. 시장엘 가서 진짜로 정직하게 순박하게 사는 얼굴들을 만났어. 봄나물 한 그릇을 놓고 하염없이 앉아있는 할머니들 아주머니들. 그들 앞에 서니 비로소 마음이 편해졌어. 그리고 슬퍼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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