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즈음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베스트셀러에 올랐었다. 그 영향으로 절친한 친구와 시간을 내어서 경주에 가 안압지나 황룡사지를 찾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같이 읽고 오곤 했었다.

 그냥 유적지를 휙 둘러만 보고 오는 것과 전문가가 쓴 책의 해설(?)을 읽으며 유적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은 다가오는 감동이 질적으로 양적으로 모두 남달랐다. 그 후 황룡사지는 내 마음 속에서(카톨릭 신자임에도) 일종의 성지 같은 것으로 남게 되었다. 그 때 유홍준 전 청장이 그랬다. ‘황룡사는 지금 기술과 재료로는 복원이 힘들다’고 분명히 그랬다. 안타까웠다. 그 옛날 다섯 번씩이나 벼락 맞아도 끈질기게 여섯 번을 세웠던 탑을 문명과 기술이 더 발달했다고 믿는 현대에 복원하지 못하다니..절터에 서 있기만 해도 그 웅장함에 한낱 작은 인간으로써 겸허함을 느끼게 하는 그 절을 복원을 못하다니..이런 저런 생각에 많이 안타까워 했고 그 후 황룡사에 대한 다큐멘터리나 신문 기사는 꼭꼭 챙겨보곤 했다.

 세월이 10년은 훌쩍 흐른 2008년 2월, 600여년의 시간동안 대한민국을 지키오던 숭례문이 전소되었다. 문화재 청장이란 양반이 전소된 국보1호 앞에서 당신이 하신 말씀을 바꾸신다. ‘황룡사는 복원할 수 있다.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다. 황룡사를 복원하듯 숭례문도 복원하면 된다’ 이런 요지의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가 찰 노릇이다. 복원이야 되면 그것도 문화재에 대해 뭣 좀 안다는 문화재청장 말대로 완벽하게 복원된다면야 불행 중 다행이다.

그 뒤에 고구려왕이 장차 신라를 치려고 하면서 말하기를, “신라에는 세가지 보물이 있으니 침범할 수 없다” 하였다. 이는 무엇을 말함인가? 황룡사 장륙불상과 9층탑, 진평왕의 “하늘이 준 옥대”가 있다 하여 드디어 그들은 음모를 중지하였다.

 승려가 쓴 글이라 불교에 대한 원시적이기까지 한 믿음이 많이 보이지만 윗 구절을 읽으며 조금은 부끄러웠다. 종교를 떠나서 황룡사 장륙불상과 9층탑은 국가의 보물이다. 그런 보물을 나라에서 소중히 여기는 고급 문화가 있었기에 고구려가 감히 신라를 넘보지 못한다 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떠했는가? 문화재는 곳곳에 방치되어 있고, 국보 1호는 지키지 못했으며, 전소된 국보 1호 앞에서 성급한 복원을 입에 담고 있다

 일연이 말하듯(일인즉 마땅히 궁식과 집터를 못으로 만들어 오는 세대를 경계하고 아주 뿌리를 뽑아버려 자손들에게 교훈을 보여줄 것이로되, 유슌한 자를 맞아들이고 배반하는 자를 치는 것은 앞서 임금들의 좋은 법이요, 망한 것을 다시 일으키고 끊어진 것을 잇는 것은 지난날 성인들의 공통된 규범이었다. 어떤 일이든지 옛 것을 본받아야 한다는 것은 역사에 전하고 있는 말이다.) 망한 것 - 숭례문은 다시 일으키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본받아야 할 옛 것은 다섯 번 벼락 맞은 화룡사 9층 탑을 끈질기게 6번씩이나 다시 세운 그것 뿐만이 아닐지 모른다.

 또 왕이 금강령에 갔을 때에 북악 귀신이 춤을 추어 보였는데 춤 이름이 옥도금이었다. 또 동례전에서 연회를 할 때는 터 귀신이 나와 춤을 추엇는데 그 이름은 지백 급간이다.

 <어법집>에는 이르기를, “이 당시 산신이 임금 앞에서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불러 ‘지리다도파도파등자(智理多都波都波等者)!’라고 하였는데, 즉 말하자면 ‘지혜로 나라를 다스리는 자 가운데 뻔히 알면서도 도망치는 자가 많으므로 도성 안이 장차 결단이 날 판’이라는 의미이다” 라고 하였다. 이는 터 귀신이나 산신들이 나라가 장차 망할 줄을 알았기 때문에 일부러 춤을 추어 경고한 것인데, 사람들이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좋은 징조가 나타난다고 생각하고 유흥에만 너무 빠졌기 때문에 나라가 결국 망하고 만 것이다 - 어떠한 왕조, 어떠한 국가이든 영원한 나라는 없다. 인류 역사상 모든 나라는 흥망성쇠를 겪는다. 일연의 삼국사기에도 신라,백제,고구려의 흥망성쇠가 다 들어있다. 우리는 그런 것을 배워야 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잇는 대한민국이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

다만 건국 초기의 일들을 따져본다면 윗자리에 앉은 자가 자신을 위하여는 검약하였고, 남을 위하여는 관대하였으며, 관제의 설정은 간략하게 하고, 정치 행사는 간편하게 하였으며,

- 삼국을 통일하였던 신라의 얘기이다. 우리는 이런 것을 배워야 한다. 특히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명박 정부는 이런 구절을 가슴 깊이 새겨 담아야 한다. 낭이 말하기를, “남의 윗자리에 있으면서 겸손하게도 남의 아랫자리에 가서 앉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것이 첫째요, 드센 부자로서 검소한 의복을 입는 사람을 보았는데 이것이 둘째요, 근본이 세도 양반으로서 위세를 부리지 않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것이 셋째올시다” 하였다. 또한 경문대왕이 태자가 되기 전 세상에 나가 공부하다 만난 3명의 아름다운 이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 새겨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 이명박 정부가 절실히 바라는 선진국이란 영어를 잘하고 국민소득 2만불을 훌쩍 넘고 이런 것들만 말하여서는 안 될것이다. 선진국이란 느리지만 여유로운 고급 문화를 이루고, 윗사람이 겸손하고 검약한 노블레스 오블레주가 이루어지는 나라일진대 지금 우리는 그러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선진국의 대열로! 무조건 경제! 경제!를 외치다 과장이긴 하지만 나라의 망조 기미를 읽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조금은 걱정이 된다.

 삼국시대 뿐만 아니라 전 왕조를 살펴보아도 한 나라의 부흥기에는 문화가 아름답게 꽃피었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문화가 피고 있는가? 알지도 못한 채 지지는 않았을까? 아니면 아직 씨도 뿌리지 못한 것은 아닐까? 불탄 문화재의 사진을 보며..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들이 오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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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 첫사랑이었다.
내 중학교 시절과 20대 청춘을 관통하는 내 삶의 가장 큰 오마쥬이다.
유진이와 친해지게 된 계기도 어쩜 장국영 덕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코끝의 웃음을 사랑했었고
그의 노래
노래 부를 때 특이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퍼포먼스
그의 연기..모든 것을 사랑했다.
그가 살아 있을 때 조차도 그를 생각하면 가슴 한 켠이 아팠다.
그 감정이 장국영이란 사람의 가장 큰 매력 중의 하나 '모성 본능 일으키기' 이란 걸 그 때는 몰랐다.

 
그런 그가 죽었다.
만우절..거짓말 같이 죽었다.
아직도 그의 죽음이 거짓말 같기도 하다.

 
2008년 4월 1일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나는 지금은 영구제명 되었지만 애정을 가지고 활동하던 클럽쳇창에서 뜻하지 어떤 이와 대화를 나누었다.
그가 무심코 던진 한 마디..만우절..장국영이 죽은 날이에요..
그랬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그 날은 만우절이었고 내 청춘의 오마쥬 장국영이 죽은 날이었다.
그리고, 그러면 그렇지 심야 영화 음악방송에선 영웅본색의 주제가 '당년정'이 흘러나온다. 그러니 내가 이 책을 꺼내 들을 수 밖에..

<영웅본색> <천녀유혼> <아비정전> <해피투게더> <풍월> <패왕별희> <동사서독>... 다 기억하고 있다 생각했지만 잊고 있었고, 다 잊은 줄 알았으나 생생히 기억나는 그의 필모그래피들... 그 영화들과 그의 음악들로 얼마나 많은 대화를 나누고 많은 밤들을 세었던가..

매년 4월 1일이 되면 나는 어쩜 이 책을 집어 들지도 모른다.
마치 이 책을 읽었단 기억조차 만우절 농담으로 여기고 싶은 마음에 들지도 모르겠다. 매년 이 책을 집어 들고 그를 추모하는 것이 만우절 추모행사처럼 될 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발이 없는 새가 있다더군. 날아다니다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대. 평생 딱 한 번 땅에 내려앉는데 그건 바로 죽을 때지
                                                                                    <아비정전> 아비

아비 그 자체였던 영원한 꺼꺼 장국영.. 만다린 호텔 24층에서 뛰어내리는 그 순간..

그는 땅에 내려앉는 새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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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철학 포즈 필로 시리즈 1
크리스토프 라무르 지음, 고아침 옮김 / 개마고원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이국환의 책 읽는 아침 4월 17일 선정도서

 차를 소유하지도 않은데다 주위에 대부분 '빠른 것보다는 천천히!' 를 즐기는 이들이 많은지라 걷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가게 문 닫고 늦은 밤 '세상이 어수선하고 무서운데 감히 여자가 겁도 없이..'란 말을 듣더라도 꽤 먼거리를 걸어 퇴근하기도 하고, 여행도 차를 타고 쌩쌩 거리며 가서 휙 둘러만 보고 오는 관광보다는 소중한 이와 바람 냄새 즐기고 거리의 얼굴들도 맞대어 보며 뚜벅뚜벅 걸어다니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그래서 일까? 제목부터가 나를 막 이끌었다.
 방송은 듣지 못하고 사전 지식도 없이 책만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 내내 이전에 걸었던 길들의 바람 냄새를 기억해 내며 설레기도 했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이 도착해서 받아본 순간 생각보다 얇은 두께에 잠깐 놀라기도 하였는데 얇고 쉽게 읽히는 책이었지만 산책하듯이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었다. 쉽다고 내달려 읽지 않고 한 발 한 발 신중히 발걸음을 내딛으며 천천히 읽었고 누군가 이 책에 대해 물어 온다면 책 속에서 천천히 산책하라고 권하고 싶은 책읽기였다.

 

 그러고 보면 책읽기(특히 천천히 읽기)와 걷기는 참 닮은 구석이 있다. 
 책읽는 행위와 이 책에서 작가가 말한 걷는다는 행위의 바슷한 점을 살펴보자면
 첫째, 숙고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천천히 책에 몰입해 읽다 보면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에 귀를 귀울이게 되고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마찬가지로 걸을 때 우리는 더 이상 사물의 모습을 그저 스쳐지나가지 않고 바라보게 되며, 그러다 보면 사물에 대해 숙고하는 법을 배우게 되기도 한다.(17p)
 둘째, 천천히 책읽기와 걷기 모두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난다.
 천천히 숙고하며 책을 읽고 있자면 빠르게 책 읽는 이들과 가끔 비교가 되면서 조급증이 일기도 한다. 지금 읽고 있는 내용을 다 소화하고 있기는 한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꾸준히 읽다 보면 당장엔 모르나 어느덧 책 속의 내용들이 입속의 혀처럼 완벽한 내것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데 된다. '느린 독'이란 표현이 젖확하게 보여주듯, 느림에는 특유의 힘이 있다. 이 표현은 독성분이 천천히,점진적으로 퍼진다는 뜻도 지니지만, 한편으로 집요하게 혈관 하나하나에까지 침투한다는 의미도 지녔다. 모든 느림에는, 특히 걷기의 경우에, 점진적으로 효과가 나타나되 결국에는 흔치 않은 강력함의 인상을 준다는 특징이 있다. 이것은 느밀이 존재의 총체를 관통하기 때문이다. (18p)
 셋째,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책을 읽는 이와 걷는 사람은 겸허하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로만 그치지 않고 숙고하면서 책을 읽고 또 읽은 내용을 곱씹으며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줄 아는 이는 겸허하다. 얕은 지식을 내세우지도 않을 뿐더러 자신의 지식이 이 세상에서 아주 일천한 것임을 안다. 마찬가지로 걷는 사람은 겸허하다. 그는 자신을 지배하는, 그리고 삼켜버릴 수 있는 자연의 가운데에서 스스로가 작다는 것을 느낀다.(30p)
 넷째, 가장 빠른 수단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을 다 직접 체험할 수는 없다. 그러나 원하는 분야의 책을 읽으므로써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일례로 가고 싶은 곳을 먼저 여행한 이의 잘 쓰여진 여행 에세이를 읽고 있자면 나는 이미 그곳에 가 있기도 하다. 걷기 또한 마찬가지이다. 예컨대 자동차는 먼 거리를 짧은 시간에 이동할 수 있게 해 주는데 (중략) 사실 우리는 차를 구매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시간도 계산해야 한다. 차 값과 유지비용을 대기 위해 우리는 몇 시간 동안 일해야 하는가? 반면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통근하려고 사 신는 신발의 가격은 얼마만큼의 노동시간에 해당하는가? 만약에 우리가 이 새로운 비용을 고려하여 계산을 다시 해본다면, 직장에 걸어갈 때보다 차를 타고 갈 때 훨씬 더 만흔 시간이 든다는 결과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아마도, 가장 빠른 이동수단은 걷기다. (53~54p)

 

 걷기에 대해 생각하고, 걷기에 대해 책을 읽었는데 걷는 것 뿐만 아니라 느리게 책읽기(이것은 필시 지난 주 선정도서 <책을 읽는 방법>의 영향이 컸다)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했던 책읽기였다.
 햇살이 가게 전면창으로 마구 쏟아진다. 거리를 지나가는 행인들 옷차림만 봐도 봄바람이 느껴진다. 나도 저 거리에 나가서 뚜벅뚜벅 자박자박 걷는 것에 동참하고 싶은데 늘 아쉬운 것은 시간! 그러니 걷는 것에 대한 책을 읽으며 책 속을 걸을 수 밖에..
 이런 듯 어떻고 저런 듯 어떠하리오! 나는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책 속을 천천히 걸을 터이고 한달에 두번 쉬는 날이면 꼭꼭 바람 냄새 맡으러 세상 속에 걸어나가리란 것은 변치 않을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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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이기호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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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미안합니다.
이번엔 작정하고 '내' 이야기들을 좀 써보았습니다.
다음부턴 그러지 않겠습니다.

소설이 잘 써지지 않을 때마다
내가 중얼거리는 말이 있습니다.

겁 많은 두 눈아, 겁내지 마라.
부지런한 네 두 손이 다 알아서 해줄 테니.

나에게 위로가 되었던 이 말이,
당신에게는 미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곧 인류평화를 위해 장가를 갑니다.
인류평화를 위해 기꺼이 한 몸 희생해준 여자친구에게,
전(全) 인류를 대신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평화로워진 지구에서, 또 만납시다. - 이기호

 







어떤 글은 완전 허구임에도 (예컨대 대한민국의 원자력 발전소 중 두 곳이 동시에 폭발하여 이 땅이 완전 폐허가 되었다는 설정) 작가의 글들이 왠지 다 진짜처럼 느껴진다면 그건 작가의 필력 내지는 뻥의 내공이 대단하다는 증거일까? 단편 모음집인 이 책의 글 중 몇가지를 살펴보면

 

나쁜 소설

누군가 누군가에게 소리내어 읽어주는 소설이라기에 나는 정말로 나쁜 소설 장을 소리내어 읽었다. 최면에 걸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작가의 글들이 전부다 논픽션처럼 느껴지는 최면에 서서히 걸려들고 있었다.

누구나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가정식 야채볶음흙

간첩을 피해 지하벙커에 있다가 생존을 위해 흙을 먹기 시작하다.

그 후부터는 흙 외에는 어떠한 것도 먹을 수가 없게 되다.

눈 멀고 외로움에 허기진 이웃 소녀 명희을 위해 흙을 요리해 주게 되고 되고 그 행위의 끝에 주인공은 간첩으로 몰리게 되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분명 '흙이 먹고 싶다.' '흙을 진짜 먹을 수 있을까?'가 아니겠건만 나는 왜 이 글을 읽으며 그가 요리해 주는 가정식 야채볶음흙이 먹고 싶어질까?

국기게양대 로망스-당신이 잠든 밤에 2

외로움과 우울증이 일종의 유행 내지는 대세가 되어 버린 요즘

이 세상 어딘가에 정말 국기와 사랑을 나누고 국기와만 대화를 나누는 이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그런 생각이 뜬금없이 들었다

이 장면만은..했던 부분은 국기게양대와 사랑을 나누면 국보법 위반이 아니냐고 묻는 그 부분..꼭 한 번 읽어보시길..

갈팡지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나는 정말로 이 글은 작가의 이야기라고 믿고 싶고,믿어 버렸다.

운도 지지리도 없는 주인공, 집단 린치 당하기가 특기가 되어버린 고등학생..집단 린치 끝에 경찰서 조서를 쓰다 글발이 늘어버린..그러다 결국은 작가가 되어버린 이의 이야기..기면 어떻고 아니면 어떠랴만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뻥일지라도 그 뻥을 진실이라고 믿게 만드는 작가..맘에 든다. 일본소설과 한국소설의 중간쯤 되는 성격의 글이라고 할까? 일단 나는 그렇게 느꼈고 그래서 더 마음에 든다. 알라딘 보관함에만 담아 놓고 살까말까 갈팡지팡하고 있는 작가의 또 다른 책<최순덕 성령 충만기>를 '사 버려'라고 내 마음에 불을 질러버린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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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의 비밀 - 행복한 인간관계의 답이 숨어있는
이충헌 지음 / 더난출판사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어린 시절 가정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 새삼 느꼈던 책읽기

 

특별히 더 마음에 와 닿았던 줄긋기를 나열해 보면

 3장 자기애적 성격

 자기애적 상태가 깨지면서 아이는 좌절을 경험하지만 부모의 공감 어린 행동은 좌절로 인한 상처를 호복시킨다. 부모가 보여주는 공감 어린 눈빛이 자기애적 상처를 아물게 한다. 이를 바탕으로 건강한 자존심이 형성된다. 부모의 공감 어린 행동은 아이가 자신을 가치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감정의 핵심이 된다.

 반대로 부모의 공감 실페는 자기애적 성격을 만든다. 냉담하고 무관심한 부모에 의해 지나친 좌절을 경험할 경우 자기애성 성향이 생긴다. 성인이 되어도 주변의 인정과 칭찬을 지나치게 요구하게 된다. 부모의 과잉보호로 인해 적절한 좌절을 경험하지 못해도 유아기적 자기애가 계속 남는다. 자기애가 건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선 부모의 태도가 중요하다. 자기애적 욕구를 적당히 채워주면서 동시에 부모의 도움에서 서서히 벗어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이 과정이 너무 성급하게 이뤄져 애정 결핍이 생기거나 부모가 과잉보호를 하면 자기애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아 자기애성 성격으로 굳어진다.(84p)

 4장 반사회적 성격

 어린 시절 받은 마음의 상처에 대한 끝없는 복수심은 마음속에 격렬한 분노를 일으킨다. 표출되지 못한 분노는 사회로 투영돼 폭력과 일탈된 행동의 원인이 된다.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자리잡고 있어 다른 사람은 그저 이용 대상에 지나지 않는다.(104p)

 반사회성 성격의 핵심은 애정 결핍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감정이입이 없기 때문에 파괴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을 하면서도 망설임이 없다.(105p)

 반사회성 성격은 어린 시절 애정 결핍으로 인해 생긴다. 물론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사랑과 관심이 적다고 해서 누구나 반사회성 성격이 되는 것은 아니다. 타고난 기질도 상당 부분 작용하기 때문이다. 툭히 이들은 양심의 가책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양심,즉 초자아super ego가 발달하기 위해선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105~106p)

 5장 편집성 성격

 그렇다면 편집성 성격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우선은 어린 시절 받은 부모의 학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찬 응석을 부려야 할 나이에 폭력에 노출되면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다. 더둑이 자신의 생존을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 부모에게서 받은 폭력의 상처는 사람에 대한 불신으로 남게 된다. 아이는 매맞지 않지 위해서라도 울음을 참는 것부터 배운다. 자신의 욕구를 해결할 수도, 상처를 보듬어 안을 수도 없는 아이는 냉혹한 현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아예 혼자만의 울타리를 치게 된다. 결국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도 사랑받으리 줄도 모르는 사람으로 자라게 되는 것이다.

 폭력이 아니더라도 성장 과정에서 부모의 따뜻한 애정을 많이 받지 못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잘 믿지 못한다. 부모가 차갑고 애정을 주지 않으면 아이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신뢰를 경험히기 힘들다. 이런 환경에서 성장할 경우 주위 사람이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고 느끼는 건 당연하다. 인간관계에 대한 믿음 또한 자라지 못한다.(132~133p)

 6장 분열성 성격

시기심은 상대적인 감정이다. 의외로 많은 것을 가지고도 단 한 가지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기심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

                                 중략

 열등감을 극복해야 시기심이 사라진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진 않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결핍된 부분이 열등감으로 고착화 되기 때문이다. 열등감에 시달리는 것은 결코 우리 탓이 아니다. 애정이 부좃헀든 인정과 지지가 모자랐기 때문이든, 좌절에 빠진 어린이가 성장을 멈춘 채 마음속에서 계속 열등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아이를 잘 보살펴 지지와 인정을 통해 자신감을 갖도록 만드는 데는 성장기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최소 5년 이상은 걸린다는 얘기다. 어쩄든 시기심이 발동할 때는 혹시 마음속에서 성장을 멈춘 어린아이가 인정과 지지를 원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160~161p)

 7장 분열형 성격

 열등감은 대부분 어린 시절 사랑받지 못한 결핍에서 생겨난다.충분한 공감과 배려,칭찬과 인정이 부족하면 성장하면서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랑의 부재'는 열들감뿐만 아니라 분노,질투,우울,불안 등 강렬한 감정의 원인이 된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린 시절 '사라의 부재'는 생명마저 위협하기 때문에 사랑의 결핍은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남겨 성인이 된 이후에도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성장기 때 욕망을 참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경우에도 폭력을 행사하기 쉽다. 본능과 윤리를 현실에 맞게 조화시키는 방법을 모르다 보니 매사를 힘으로 해결하려 들기 때문이다.

 아이는 자라면서 견딜 수 있는 적절한 좌절을 경험해야 자아가 튼튼해진다. 너무 과잉보호를 하거나 부모의 부재 등르로 인해 심각한 좌절을 계속 겪게 되는 경우, 본능과 사회적 규범 사이에서 조절 기능을 해야 할 자아가 잘 자라지 못한다. 한마디로 충동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경계성,자기애성,히스테리성 성격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 유형에 속한다. 이들은 충동성이 강해 하소한 외부 자극에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자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

(181~182p)

 8징 깅박성 성격

 생후 2세가 되면 아이들은 대소변 가리기 훈련을 시작한다. 이때 마음대로 하고 싶은 아이의 욕구와 이를 제지하는 부모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 이런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강박적 성격이 나타난다.

 강박적 성향은 생후 처음 맞닥뜨린 주도권 싸움에서 갈등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을 때 생기는 것이다.  중략  .

 완벽주의는 부모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고 격려받지 못하고 자라난 아이들의 역기능적 산물이다. 완벽주의는 열등의식을 감추기 위한 자기 합리화에서 시작된다. 또한 자신의 상처를 감추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자기를 가면 속에 가두는 행위다. (196~197p)

 어린 시절 부모나 주위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할 경우 견디기 힘든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일중독에 빠지는 사람이 많다. 일 또는 성췰르 통해 인정을 받음으로써 어린 시절 부족했던 사랑을 보상받는 것이다.

 아이들의 욕구를 있는 그대로 충족시키기보다는 부모의 소망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아이들을 윽박지를 때도 일중독이 생기기 쉽다. 이럴 경우 아이들은 부모에게 사랑받기 위해 생존의 방책으로 부모가 좋아할 만한 일만 한다. 일단 부모로부터 칭찬을 받으면 그런 행동은 더욱 강화된다. 나중에 직장에서도 성과와 포상을 반복 경험하면서 성과주의가 굳게 내면화된다. 자신의 욕구는 알지 못한 채 부모가 원하던 부와 권력,지위만 좇게 되는 것이다. 경쟁을 장려하는 부모 밑에서 자랐거나,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나 돈을 삶의 목표로 정한 사람,일찍 부모를 여의고 자수성가한 사람도 일중독에 빠질 위험이 높다.(204p)

 9징 회피성 성격

 어린 시절 따뜻한 애정이나 정서적 지원보다는 부모로부터 모욕적인 언사를 많이 들으면서 자라면 회피성 성격이 생기기 쉽다. 언어적인 학대는 아이의 마음에 심한 상처를 남겨 감정적인 불구를 만들기도 한다. 더 이상 모욕을 당하지 않기 위한 방어책으로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돼 고립적이고 회피적인 성격이 형성되는 것이다.

(218p)

 10장 수동 공격성 성격

 만 2세쯤 되면 어린아이들은 대소변 가리기 훈련을 받게 된다.

                             중략

 이 시기에 부모가 지나치게 권위적인 경우 아이들은 자신감을 잃고 수동적으로 반항한다. 아이 입장에선 부모의 힘이 너무 크기 때문에 분노를 감추고 복종할 수밖에 없다. 아이는 피해의식에 시달리면서 불안감이 쌓인다. 이런 불안감은 적절한 자아 기능의 성장을 막는다.부모의 금지와 자신의 욕구 사이에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가는 기능 말이다. 이게 자아 기능이다. 자아 기능은 세상 타협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충족해나갈 수 있는 힘이다. 자아 기능이 부족하면 분노를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수동 공격적 성향이 생겨난다. 부모의 권위에 수동적으로 저항하던 행동향식은 그대로 성인기까지 이어지게 된다. (239~241p)

 11장 의존성 성격

 의존성 성격은 부모의 과잉보호로 인해 독립성이 부족한 사람이 생기기 쉽다. 자식 사랑이란 명목으로 자녀들이 원하는 것을 지나치게 막거나 스스로 선택한 수 있는 책임감 훈련을 시키지 않은 부모들의 양육 행태가 이런 의존성을 낳는다. (259P)

 

 책을 읽으며 마음에 와닿는 구절에 줄을 그으면 읽는데 독후감을 쓰려고 줄그어진 부분을 다시 살펴보니 거의 어린 시절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의 경우 아버지가 알콜 중독자에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둘렀으며 유영철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술에 취해 교통사고로 죽었다 한다. 이번 안양 예슬,혜진양 사건의 용의자도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하고 아버지 밑에 자랐는데 그 아버지한테 적절한 가정교육을 받지 못했다 한다.

 물론 집안이 불우하다고 모두 살인마가 되는게 아니고 모두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전과자나 싸이코패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저 사람 좀 이상해'라고 하는 이들을 보면 불우까지는 아니더라도 집안에 문제가 있는 이들이 많다.

 지금도 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방송 프로그램 중에 문제가 심각한 아이의 집에 찾아가 문제를 분석하고 고쳐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생뗴가 정도를 지나친 아이,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서슴치 않는 아이,폭력적인 아이,게임 중독이 전체 상위 1%에 속한 아이 등등.그 모든 아이들의 사례를 자세히 보면 대부분 공통점이 있었다. 아버지가 집안에 있으나 마나하더라는 것. 굳이 결손 가정이 아니더라도 아버지가 제대로 서 있지 않더라는 것. 집에 오면 피곤하다는 핑계로 집안의 모든 문제를 방관하거나 아이 어머니에게 책임을 전가하더라는 것. 내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 사회에 더 이상 정신적으로 이상한 사람들이 넘치지 않기 위해서 부모란 이름표를 단 모든 이들이 정말 제대로 서야 되겠구나였다.특히나 아버지란 이름표를 단 이들이..

 33살 노처녀. 점점 더 결혼이 두려워 진다. 어수선한 세상에 내가 낳은 아이가 험한 일을 당하지는 않을까? 또는 나의 잘못된 언행으로 내가 낳은 아이가 깊은 상처를 입지는 않을까? 섣부른 걱정들이 참 많이 앞서는 요즘이다.

 그러나 조금은 희망이 보이기도 한다. 어릴 때의 적절한 가정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이 깨달았으니 그것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이 다음 결혼을 할 때는 조금 더 공부하고 조금 더 나의 인격을 수양하여 아이를 낳으리라. 그런 희망적인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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