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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클랩튼 - 음악으로 굴곡진 삶을 관통한 뮤지션의 자서전 마음산책 뮤지션 시리즈 1
에릭 클랩튼 지음, 장호연 옮김, 윤병주 감수 / 마음산책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부제 : 음악으로 굴곡진 삶을 관통한 뮤지션의 자서전

 

중학교 시절,

조용한 주택가에 살던 그 시절,

비오는 날의 깊은 밤

빗소리와 빗물향과 아주 가끔 지나가던 자동차 소리

거기에 에릭 클랩튼 또는 스팅의 음악을 자양분 삼아

사춘기 소녀의 감수성을 마구 키우던

까맣고 조그마한 한 소녀, 그 시절의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었던 책읽기..

 

때마침 20여년 가까이 흐른 지금

오랜 아파트 생활을 접고

조용한 주택으로 이사온 지 얼마되지 않은데다

이 책을 읽을 즈음 부산엔 간간히 비가 오곤 했다.

빗소리를 들으며,

에릭의 음악들을 들으며 읽는 에릭 자신의 이야기...

눈물겹도록 행복한 책읽기였다

 

글이 문학적으로 훌륭하진 않다.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과

문학적으로 훌륭한 글을 쓰는 것이 확연히 다르다는 걸 느끼게 해 주는 글이지만

그의 음악을 너무나 사랑했던 시절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행복한 책읽기의 시간이었을거다

 

사생아로 태어나 조부모를 부모로 생모를 이모로 알고 살아야했던 어린시절,

심각했던 약물중독, 알콜중독,

친구 조지 해리슨의 아내, 패티 보이드를 빼앗아 결혼까지 했지만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결혼 생활,

복잡한 여자관계,

어린 아들의 죽음...

일개 한 사람만으로 놓고 본다면 그런 굴곡들이 없는 삶이 좋겠지만

뮤지션으로서 그런 굴곡들이,

그리고 그 깊은 굴곡과 나락에서 헤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이 없었다면

지금 내가 사랑하는 그의 음악들이 나오기 힘들었으리라 생각이 들고

(이기적인 마음이지만)

그가 겪었던 그 모든 것들이, 그리고 그것을 다 극복한 그가 참 고맙다

 

시간이 좀 걸렸던 책읽기였다.

책의 진도에 맞추어 그의 음악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다시 듣기를 하느라..

그 시절 그의 음악을 들으며 감수성을 키우던 어린 나와 조우하느라..

그리고 걸린 시간만큼 행복한 책읽기이기도 하였다.

책이 끝나고 옮긴이의 말 끝자락에 '번역자로서 행복한 시간이었다'라고

옮긴이의 고백이 있다.

그의 음악을 들으며, 그의 글을 읽으며, 그의 글을 번역하며

많은 사람이 행복해 하다니,

에릭 클랩튼 그는 참 행복한 사람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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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공지영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Irene이 하는 책 이야기

외로움

                      압둘 와합 알바야티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오, 나의 연인이여, 빗방울처럼

슬퍼하지 마

내일 네가 여행에서 돌아온다면

내일 내 가슴에 있는 돌이 꽃을 피운다면

내일 나는 너를 위해 달을

오전의 별을

꽃 정원을 살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 혼자다.

오, 빗방울처럼 흔들리는 나의 연인이여

 

나는 빗방울이다.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행복하다

점점이 하나의 빗방울이었더라도 언젠간 그 빗방울들이 모여 강물이 되기도 하고 바다로 흘러가기도 하고 다시금 빗방울이 되어 외롭기도 하고...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였다..그랬다

그러나 다시 빗방울처럼 혼자가 되더라도 힘들지 않을것이다. 지금은 혼자일지 몰라도 언젠가 또 강물이 될 것을 알기에..지금 내가 강물이나 바다로 있다 하더라도 그것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강물이나 바다일지 모르나 언젠가 빗방울처럼 다시 혼자가 될 수도 있음을 알기에..

두렵지 않다. 외로움과 슬픔이란 감정들이 이젠 두렵지 않다. 무엇이든 나에게 오라. 빗방울의 힘으로 내 그것들을 넘어서 줄 터이니..

 

Irene의 실컷 잘 읽고 딴지 걸기

정말 잘 읽었다

마음에 쏙쏙 드는 귀절은 넘쳐났고, 그래서 나의 밑줄긋기는 계속 되었으며 '아! 어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이리도 얄밉게 잘도 써내려 갔을까?' 싶은 맘에 그녀의 미모와 함께 그녀의 문장들에 질투가 났더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의 작품에서 그녀 자신의 사생활을 너무나도 많이 까발렸고 그건 전작들을 읽어내리면서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의 밑천이 다 떨어진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던 차에 이 책을 집어든 것은 나의 실수일 수도 있었다.

J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는 책을 읽으면서 'J가 누굴까? 이 여자 또 연애하는 건가?' 라는 끊임없이 천박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나... 그런 내가 낯부끄러웠으며 또다시 자신의 사생활을 팔아가며 이렇게 책을 써내는 그녀가 조금은 미워진다.

언젠가 신문 인터뷰에서 3번의 결혼, 3번의 이혼 끝에 성씨가 다른 세 아이를 키우고 있으며 막내의 대학 공부까지 마칠 수 있게 그때까지 글을 써서 돈을 벌 수 있을까 두려움이 일기도 한다는 걸 읽은 적이 있다.

그래. 나 하나만 건사하고 살아도 되는 독신녀인 나도 어쩔 땐 나의 노후 걱정이 앞설 때가 있기에 그녀의 걱정과 두려움이 이해는 되나 그녀 자녀의 대학 학비를 대주기 위해 소녀적 감성으로 적당히 버무려진 이런 산문집을 돈 주고 사 읽고 있자니 입안이 좀 쓰다.

책 날개 뒷면에 '끊임없이 자기 변화와 삶의 치열함을 지닌..'이라 씌여 있는데 그녀! 이제 정말 자기 변화가 있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사족 한 마디 또 하자면

실컷 잘 읽고 딴소리하고 또 실컷 딴소리 해 놓고도 이 다음 공지영의 책이 나온다면 또 덥석 사서 읽을 것이 뻔한 Irene. 한때 그녀를 많이 사랑했다는 증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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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김용택 지음 / 푸르메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사람들과 부데끼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도 받고

그러면서도 늘 사람이 그립다.

 

'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를 읽으며

시인의 감성,시인이 만난 사람들이 부러웠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인간극장에서 여러번 보아 나도 예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마냥 가끔씩 생각이 나는 창우와 다혜도 그렇거니와

매달 '좋은 생각'을 사보던 시절 시인의 글에 자주 등장하던 시인의 부인도 그렇고 시인의 주변엔 참 아리따운 이들이 많구나 싶어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한살 한살 내 나이가 먹으며

매일 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느끼는 것은

그것은 꼭 시인의 주변에 그런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그렇게 아리땁게 살기에 아리따운 이들이 눈에 보이는 것이리라..

똥 싼 종이에 똥 냄새 나고 꽃 싼 종이에 향내가 나듯

내 맘에 아리따운 생각이 가득차 있다면

내 주위에도 아리따운 이들만 눈에 들어오리라..

 

오랜만에 세상에 잘나고 시끄러운 이들이 아닌

내 주변에서도 봤음직한 진정한 사람 얘기를 만났다.

 

조용하지만 아리땁게 그러나 내 삶엔 열정적으로..그렇게 살것이야..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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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종의 라틴화첩기행 문학동네 화첩기행 5
김병종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꿈이 하나 더 생겼다.
 이 다음에 그 이 다음에 다음 달이 될지,내년이 될지,10년 후가 될지 모르겠으나 이 다음에 꼭 탱고를 배우리라.. 또 그것이 전문적이고 현란한 전문가의 탱고가 아닌 5분짜리 '지상에서 가장 짧은 연애'일지라도 탱고를 꼭 배우리라..라는 꿈

 고등학교 시절 무용 실기시험을 치루고 난 다음이면 무용 선생님에게서 '무용 시험에 기본 점수 제도란게 있다는 걸 감사히 여겨라'란 말을 들을 정도로 율치,몸치인 내가 춤을 배우겠다는 꿈을 꾸게한 이상한 책읽기였다.

  평소에도 즐겨 듣던 부에나비소셜클럽의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내내 강렬하게 잡아끄는 그림도 그렇고, 당장이라도 남미의 열기와 열정을 느끼러 짐을 싸게끔 만드는 작가의 글도 그렇고 나를 설레게 만들었는데 '육체로 쓰는 가장 아름다운 시'라는 탱고를 얘기하는 부분에선 이 율치 몸치가 발끝으로 춤을 주고 있을 정도로 푹 빠져 읽었다.

 

 실수로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라오

 실수로 넘어지면,그게 바로 삶이라오

 

 춤의 종착역이라는 탱고, 그 탱고는 춤으로만 끝나는 법이 없다.

 탱고는 사람들 개개인이 안고 있는 상처를 대신 보여준다.

 격정과 사랑,상실과 후회의 인생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너나 없이 무용수의 현란한 몸짓에 빠져 들지만

 마음 속으로는 제 삶의 화두 하나씩 붙잡고 돌아보게 된다.

 그대 사랑을 앓고 있는가. 치유되리라.

 쓰라린 상실로 괴로운가

 탱고가 그대를 위로하리라

 

처음 책을 잡아 들었을 땐 듣던 음악이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이었다. 그러나 책을 놓을 즈음엔 피아졸라의 오빌리언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꿈을 꾼다. 내 이 다음 물질적으로 풍족한 삶을 영유하진 못하더라도 화장품을 사듯,책을 사듯,공연장 티켓을 살 수 있는 마음의 여유는 가지는 삶을 살리라. 고통과 외로운 삶을 살더라도 탱고 가락에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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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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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마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2주마다면 어떻고 1주마다면 어떠라만 아무튼 나는 그 시절 장영희 선생님의 토요일마다의 이 칼럼을 손꼽아 기다렸었다. 선생님께서 해 주시는 문학 얘기도 좋았고,선생님의 개인적인 얘기도 좋았다. 특히나 부친되시는 장왕록 박사께서 장애를 가진 당신 딸 제발 대입시험만이라도 보게 해 달라고 사정했다는 얘기와 칼럼을 마치며 선생님의 암 발병과 투병 얘기는 살아가면서 불쑥불쑥 얘기치 않게 떠오르기도 할 정도로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2005년 봄

나는 어느 날 아침 세수를 하다 목에서 무언가 잡히는 것을 발견했고,이상한 생각이 들어 스스로 외과 병원에 찾아가 검사를 해 보았다.결과는 임파선 양성 종양.

그 후로 지금까지 22번의 끝이 보일 듯하다가도 무릎이 꺽이도록 지루한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했고,앞으로 3개월 뒤 또 그 치료를 해야 할 지도 모른다.

22번의 치료 중 16번째의 치료를 받을 때였을 것이다.1차 치료의 마지막이던 그 날 저녁에 예전에 신문 스크랩해 놓은 것을 정리하며 하나씩 읽다 '신은 인간의 계획을 싫어하시는 모양이다.'로 시작하는 그 칼럼의 마지막 회이자 이 책의 마지막 장이 된 글을 발견하였다.

 

뒤돌아보면 내 인생에 이렇게 넘어지기가 수십 번,남보다 조금 더 무거운 짐을 지고 가기에 좀더 자주 넘어졌고,그래서 어쩌면 넘어지기 전에 이미 넘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그러나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넘어뜨린다고 믿는다.넘어질 때마다 나는 번번히 죽을 힘을 다해 다시 일어났고,넘어지는 순간에도 다시 일어설 힘을 모으고 있었다.그리고 그렇게 많이 넘어져 봤기에 내가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었다고 난 확신한다.

 

라는 부분엔 형광색으로 줄도 그어 놓았더랬다.

 

그 칼럼을 스크랩할 땐 그 귀절이 그냥 맘에 들는 귀절에 지나지 않아 줄을 그어 놓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시의적절하게 다시 찾아 읽은 그 글의 줄 그어진 귀절을 읽으며 가슴으로 울었고,너무나도 깊은 위안을 얻었다. 그리고 가끔 이 귀절을 떠올리며,치료며 일이며 다 포기하고 싶을 때 마음을 다잡아 보곤 했다.

 

나는 장영희 선생님만큼 인생을 많이 살지도,인생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다.그러나 돌이켜보면 선생님처럼 내 삶에 있어 문학은 너무나도 큰 힘과 등불이 되어 주었고,지금은 이렇게 얼치기 독후감이나 쓰고 있지만 앞으로도 나는 문학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고 세상을 배울 것이다.

 

그냥 마냥 책이 좋고,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좋았던 내게 '나에게 있어 문학이란 무엇인가?' 생각케 해 주고,내게 깊은 위안을 다시금 주었던 책읽기..

윌리엄 포크너 말처럼 정말 '문학은 인간이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가는가를 가르친다.'는 말이 맞다.

이 독후감을 마치고 나는 또 부지런히 문학의 숲을 거니리라!

그리고 문학의 숲에서 세상을 더 배우리라!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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