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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 - 서명숙

*나의 야고보 길 여행, 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 - 하페 케르켈링

*박기영씨 산티아고에는 왜 가셨어요? - 박기영

*순례자 - 파울로 코엘료

 

'길'이란 단어...

그 단어 하나만으로 심장이 콩닥거린다.

언제부터였는지, 왜 그런지는 알지 못한다.

그냥 '길'이란 단어 하나만으로 심장이 콩닥거리는 병이 생긴지 꽤 오래 되었다는 것만 알 뿐 !

 

카오산 로드, 산티아고 순례길, 제주도 올레, 그리고 최근에 알게 된 지리산 둘레길...

구체적이진 않아도 그 길들 위를 내 두 발로 꾹꾹 밟아보리라

혼자서 막연히 다짐해 보곤 했더랬다.

그냥 막연했다.막연..막..연..정말 그랬다

 

그랬던 길이 우연치 않게 조금씩 구체적으로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남들보다 일찍 떠난 제주도에서의 휴가에서 잠깐 맛본 외돌개 올레길..

햇살은 와랑와랑 거리고, 바람은 와랑이는 햇살을 얄랑이며 가지고 놀던,

걷는다는 것을 너무나 행복하게 만들던 그 길에서 나는 알아버렸다.

'휴가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가거든 깊은 병이 들겠지

세상의 모든 길 위를 자박자박 걷고 싶은 병이 들겠지'

 

그 날 그 길 위에서의 바람과 햇살을 만난 이후로 나는 지금 투병 중이다.

세상 어느 길 위에서 떠돌고 있을 나 자신을 찾아 떠나고 싶으나

그러지 못해 마음에 깊은 병이 들어 버렸다.

처방은 단 하나,

운동화 끈 질끈 동여매고 나를 부르는 세상의 그 길들을 자박자박 걸어주는 것..

그러나 내가 책임져야 할 일상의 여러 것들은

길로 나서야 한다고 적힌 처방전을 책상 속 깊숙히 넣어 두게 만든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지난 7월 내내

길에서 나를 찾은 이들에 대한 책들을 읽으며 내 병을 다스려야 했다.

'책들을 읽으며'라고?

아니다. 나는 그 책들을 읽은 것이 아니라

그 책들 속 길들 하나 하나 밟아 나간 듯 하다

책장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나는 실을 지은이들이 걸었던 그 길 위에 서서

언젠가 내가 만날 나를

혹은 나를 닮은 이들을 만난듯 하다.

 

책 속을 걷다.

그랬다.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나는 7월 내내 책 속을 걸었다.

책 속에도 아름다운 길이 나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그리고 책 속 길을 헤집고 다니며

내 마음의 병은 더 깊어졌으니..

또다시 꿈 꾼다

언젠가는, 그게 다음 달이 될지, 내년이 될지, 10년 후가 될지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언젠가는,

아끼는 원피스 드레스와 삐딱구두, 슈트 케이스 대신

등산복과 등산화, 10Kg짜리 배낭 메고

카오산 로드, 산티아고 순례길을

한달이고 두달이고 걷기 위해 떠나리라..

 

나는 안다.

나에 대해 좀 안다는 이들 또한 안다

나라는 이는 정말 언젠가는 그렇게 그 길들 위에 서 있으리라는 걸...

 

<경고 :

평소 역마살이 좀 있다 싶으신 분들은 함부로 이 책들의 책장을 펼쳐 보지 마시길..

혹은 연달아 읽지 마시길..

길로 나서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나 나를 붙잡고 있는 일상들로 인해

잘못하면 마음의 병이 깊어질 수 있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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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다시읽기 3

 

#1. 시인. 영혼을 이야기 하다

무식하기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한 후배가 있다.

'너가 뭐라고?'라고 나를 비난할지는 모르겠으나

그녀가 어찌나 무식한지 그녀의 무식함은

우리가 깊은 우정을 나눌 수 없게 하는 방해물이 될 정도였으니

그냥 그녀가 얼마나 무식한가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자

 

3년만에 어느 날 갑자기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녀도 나도 나이를 먹어감 때문일까?

그녀도 나도 많이 유(柔)해졌음을,

그 유함에 이제는 그녀와 나 깊은 우정을 나눌 준비가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몇번의 통화 중 어느 날 그녀가 내게 부탁을 한다

"언니! 언니의 목소리로 읽는 책은 어떨까 궁금해요. 저한테 매일 책 읽어줄 수 있어요? 사랑 이야기, 슬퍼도 좋고 행복해도 좋고 아무튼 사랑 이야기 읽어줘요"

무식하기가 하늘을 찌르다 못해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항로까지 뻗치던 그녀가

세상에나 책을 읽어달란다.

그렇게 우리의 책읽기 의식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냉정과 열정 사이-에쿠니 가오리편>

두번째엔 <냉정과 열정 사이-츠지 히토나리편>

그렇게 읽어주었더랬다

그리고 그렇게 끝이 날 줄 알았던 책읽기가 이제껏 넉달째 이어지게 된 것이

<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덕이다

 

"언니! 이젠 아름다운 영혼들 이야기를 읽어주세요. 가슴 시리게 아름다운 영혼들 이야기..."

어라! 무식하기가 비행기 항로를 날아다니던 그녀가 이런 표현을 뱉을 수 있다니? 대견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마음에 읽어주기 시작한 <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

 

깊은 밤, 혹은 가게 전면창에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한갖진 오후에 그녀에게 정성들여 책을 읽어주고 책장을 덮을 때면 그녀가 한 마디씩 한다

"언니. 오늘 언니 목소리가 꼭 포슬포슬 익은 감자 같았어요. 가을 햇살에 딱 알맞는 그런 감자..."

"언니. 오늘 책읽기에 언니 감정에서 행복한 복숭아 향이 났어요. 언젠가 언니가 복숭아 쥬스를 보며 행복한 색이야라고 했던 그 느낌. 복숭아가 왜 행복함을 느끼게 하는지 알겠어요.지금 나 복숭아빛 행복감을 느껴요"

어라! Yoon! 너 무식하기가 비행기 항로를 날아다니던 정말 그 아이 맞니?

3년의 세월동안 무얼했기에 니 속에 꽁꽁 숨어있던, 있는 줄도 몰랐던 감수성들이 마구 표출되는 거니?

 

<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를 정성들여 읽어주고

또 다른 책을 읽어주어야 하나? 책 읽어주기를 그만 두어야 하나?

고민 아닌 고민하고 있을 즈음 그녀가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달라 한다.

너무나 아름다운 영혼들 이야기라 책 읽어주기가 3분의 일쯤 되었을 때

서점에서 이미 책을 샀으나, 내 목소리로 읽어주는 책읽기가 더 좋다며..

그렇게 같은 책을 또다시 연달아 읽어주기를 하던 어느 날

그녀가 내게 고백한다.

 

내가 지금 그녀에게 책 읽어주는 행위는 지금 그녀의 태교를 돕는 것이라고..

조금 놀라운 이야기였다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비혼모의 길을 택하고

혼자 출산을 준비하고 있는 그녀...

그 때 알았다.

그녀가 서른이 되었기에, 나이를 먹어 유해졌기에 변한 것도 있겠지만

그녀는 지금 뱃속에 시인을 품었기에 변한 것임을...

뱃속에, 가슴에 시인을 품지 않고서야 사람이 저렇게 갑자기 아름다운 영혼 운운하는, 상대방의 목소리에서 포슬포슬한 감자를, 전화기 너머 상대방의 감정에서 복숭아향을 발견할 수 없음을...

 

같은 책을 이미 네번째 읽어주고 있다.

네번째의 책읽기가 끝나면 무슨 책을 읽어주어야 할까? 고민도 된다.

낭독하기에 알맞은 책이 그리 많지가 않을 뿐더러,

이미 이 책에서 너무나 아름다운 영혼들을 만났기에..

이만큼 아름다운 영혼을 만나지 못한다면

또다른 책읽기가 의미가 없기에...

그리고 그녀가 품은 시인을 위해

시인이 이야기하는 영혼들 이야기만큼 맞춤한 것이 없을 것이기에..

 

#2 꿈을 꾸다

꿈을 잘 꾸는 편이다.

그 꿈이란 것이 어쩔 땐 섬찜할 정도로 잘 들어맞는 예지몽인 경우가 많아

절친한 이들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꿈 좀 꾸어 달라 애교 섞인 부탁을 할 지경이다.

 

한동안 꿈을 꾸지 않았다.

걱정할 거리가, 나를 억누르는 그 무엇들이 없어서 그랬던 것일까?

이상할 정도로 꿈이란 걸 꾸지 않고 잠들고 깨어나는 시간이 길었다

 

요즘 부쩍 다시 꿈을 꾼다

꿈을 꾸는 밤들이 부쩍 늘은 것은

아마 내 마음에 들어온 그 사람 때문에 마음이 어지러워져서일 것이다.

 

어지러운 마음만큼 꿈을 자주 꾸게 되고

그 꿈 속에서 그를 자주 본다.

꿈 속 수많은 그의 모습 중,

그와 같이 있는 나의 모습 중,

잊을 수 없는 장면 하나

약간은 무더운 어느 날 그와 나 어느 풀밭에 앉아 망중한을 즐긴다.

즐기는 와인 제이콥스 샤도네이로 목을 축이며

그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책 이름은 <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

 

그를 맘껏 사랑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그도 나를 맘껏 사랑해 주기를 바래서일 것이다.

서로의 아름다운 영혼을 알아봐 주기를 바래서일 것이다.

그래서 그 꿈을 꾸면서 기도했다.

제발 이것이 내 기억과 깊은 짝사랑이 얽힌 기시현상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예지몽이기를...

 

잠에서 깨어나, 잠 속 꿈에서 깨어나

꿈을 꾼다. 바래어 본다.

그 꿈 속 장면처럼 그에게 포슬포슬하게 익은 감자 같은 목소리로

<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를 읽어주는 날이 오기를...

그와 손을 맞잡고 그녀가 품었던 시인을 만나러 가는 날이 오기를..

그녀, 그녀가 품은 시인, 그, 그리고 나 우리는 <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가 단단하게 묶어준 사이랍니다..라고 말하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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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다시 읽기 1

 

집으로 가는 길..

영화 <집으로..>의 영향이었을까?

아니면 '집'이라는 단어 자체의 안온함 때문이었을까?

처음 제목만 듣고서는 아주 서정적인 글인 줄 알았다.

그래..

작가의 고향의 언어가 구술문화기에 문장 자체는 참 아름답다.

이리도 잔혹한 전쟁터의 얘기가 이리도 아름답다니..

삶이 아이러니 하듯이 참 아이러니하다.

 

책표지에 무기를 들고 있는 웃음 없는 소년..

역시나 책표지에 적힌 글..

'전쟁이 시작된 그때..나는 겨우 열두 살이었다.'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소년병(小年兵) 얘기이다.

힙합을 좋아했던 평범한12살 소년이 전쟁에 휘말려 2년을 소년병으로 지냈던 작가의 얘기..

물을 마시는 것보다 살인이 더 쉬웠던 작가의 지우고 싶은 2년 그리고 그 후 재활을 다룬 얘기..

아직도 지구상에 30만의 소년병이 아직도 존재한다고 한다.

그중의 과연 몇명이 그 전쟁에서 살아 남을 것이며,그 살아남은 이 중 과연 몇명이 이스마엘처럼 저런 웃음을 지을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 분노를 심어주고,웃음을 앗아가고,마약을 먹여가며 살인광으로 만드는 어른들...

내가 그들에게 직접 총검을 쥐어준 것은 아니나 전쟁터의 아이들이 있다는 것은 알면서도 아무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 참 부끄럽고 그 아이들이 안쓰러워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는 것이 솔직히 힘이 들었다.

 

신문사 북섹션에서 작가의 인터뷰를 읽어 보았다.

구술문화에서 자랐기에 이야기를 하는 것에 어렵지 않았고,

기억력이 좋아 수년이 지난 일이지만 생생히 기억하기에 글을 더 잘 쓸 수 있었다고..

그러나 그 좋은 기억력은 축복이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어두운 과거를 평생을 안고 살아야하기에 어쩔 수 없는 저주이기도 하다고..

 

책의 마지막에 이런 구절이 있다.

동네에 이야기꾼 할아버지가 아이들을 모아놓고 이야기를 하신다.

어떤 사냥꾼이 있는데 숲에 원숭이를 잡으러 갔다

그리고 한 원숭이를 발견하였는데 원숭이 왈

'나를 죽이면 네 어머니가 죽게 될 거야. 나를 쏘지 않으면 아버지가 죽게 될것이고..'

할아버지가 물으신다.

"너희라면 어찌하겠니"

아이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끝내 울음을 터트린다.

그리고 작가가 대답한다.

일곱살 때 나는 이 문제에 나름대로 답을 찾았다.

하지만 엄마 마음을 상하게 할까봐 아무에게도 얘기하지는 않았다.

내가 만약 사냥꾼이라면,나는 그 원숭이를 쏘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 이유가 뭔지 아는가?

그래야 다른 사냥꾼들이 다시는 똑같은 곤경에 처하는 일이 없을 테니까... 란다.

책은 이 문장을 끝으로 덮여진다.

나는 이 한 문장으로 참았던 눈물을 쏟아야했다.

 

아직도 불면증에 시달리고 문득문득 그 때의 기억에 괴롭다는 작가..

책뒷표지의 작가의 웃음을 보며 그래도 조그마한 안도감을 느낀다.

'이런 웃음을 찾았다면 너는 최소한 상처를 혼자만 안고 사그러져 가지는 않겠구나..'

 

이 책은 누구나가 꼭 한 번 읽어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책의 수익금의 일부는 유니세프를 통해 전 세계 소년병들에게 저런 웃음을 찾아준는데 쓰인다니

될 수 있다면 꼭 구매해서 읽어봐 주시기를..

 

                                                     07년 12월 6일의 독후감







어린 아이들이 고통을 겪는 이야기는 늘 나를 너무나 힘들게 한다.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이건 고통 수준이 아니라 지옥에서 간신히 살아 남은 아이의 이야기이니

2007년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나 클럽 <꿈꾸는 책들의 도시> 정모를 위해 다시금 읽은 지금이나 밤마다 꿈에서 이스마엘이 겪은 일들을 고스란히 겪어야 했고, 나도 지옥 속을 같이 헤매는 기분이었다.

그러하기에 한번 깊은 인상을 받은 책은 시간 나면 두번이고 세번이고 다시 읽는 버릇이 있음에도 이 책은 다른 이들에게 '꼭 읽어 봐, 꼭 사서 읽어 봐' 라고  추천도 하고, 직접 사서 선물도 하면서 선뜻 다시 읽기가 되지가 않았다.

솔직히 전쟁이란 주제로 내가 운영하는 클럽에서 정모를 하지 않았다면 무슨 아픈 상처를 헤집는 것마냥 그런 느낌이라 다시 읽기를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감히, 그러하기에 감히 다른 이들에게 다시금 또 추천한다.

언젠간 한 번 꼭 읽어 보시길, 읽는다면 사서 읽어보시길.

그리고 내 나라 일, 내 아이의 일이 아니라고 전쟁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어른들이 얼마나 잔혹한지 같이 반성해 보길..

12살 어린이에게 총을 쥐어주고 전쟁터에 내모는 것도 잔혹한 것이지만, 이 모든 것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또한 잔혹한 것임을 우리는 같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전쟁...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딴것을 하는 것일까?

내가 고등생명체 인간, 그 중 어른이란 것이 조금은 부끄러운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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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혼란스럽다

30여년을 조선일보가 최고인 줄 알았고

조선일보를 읽는 자만이 진정한 지식인이라 여겼고

안티조선을 경멸하던 나에게

그래서 많이 혼란스런 나날을 보내던 중 만난 이 책은

나에게 명쾌한 답을 주기보다

더욱더 많은 생각을 안겨준다

 

여러 과정을 거쳐 지금 구독하고 있는 신문이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 경제, 한겨레 신문 이렇게 4개가 된다

한겨레 신문을 받아보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으나

그 얼마되지 않는 시간동안 너무나도 많은 충격과 혼란이 시기를 겪었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언론법 개정, 미네르바 구속, 용산 철거민 진압 중 벌어진 참사.. 지난 1월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각각의 신문들이 어찌나 사건의 본질을 교묘히 흐리고 조작하는지 조선일보 딱 하나의 신문만 읽었을 때는 몰랐던 신문의 여론몰이의 진실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을 때의 나의 우매함에 대한 낯부끄러움이라니...

 

이런 저런 생각에 지난 한 달은 '계속 이렇게 혼란스러울거라면 차라리 지금 보고 있는 신문들을 모조리 끊어야 할까?' 란 끊임없는 의문이 들었던 시기였고,

이 책에서도 "왜?" 란 질문을 가지지 않고, 신문 편집자의 의도를 파악하려 애쓰지 않고 신문을 읽을 거면 차라리 신문을 읽지 말라고 하고 있다.

 

솔직히 한겨레 신문이라고 딱히 탐탁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이거 왜 이래 나 조선일보야'라는 식의 힘이 잔뜩 들어간 독선적이고 적극적으로여론을 조작하는 조선일보나

아닌 척하면서 뒤로 호박씨 깐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게 앙큼떠는 중앙일보의 행보도 아닌 건 아닌 것이다.

한겨레 일보와 조선 일보, 중앙 일보의 장점들만 모은 그런 신문이 있으면 좋으련만

중도라곤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든 이 나라에서 그런 꿈이란 완전 몽상일 뿐이고

그리고 신문에서 중도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크나큰 몽상일 뿐이니..

그런 의미에서 작가도 언급하고 있지만 기왕 신문을 읽을 것이면

성향이 다른 신문을 2개 이상 같이 구독하고,

수동적인 신문 읽기가 아닌 "왜?"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능독적인 신문읽기를 할 거이며,

'기사 읽기'를 넘어선 '편집 보기'를 해야 할 것이다.

 

이 나라 모든 신문 구독자들(특히 열혈 조선일보 구독자들과 열혈 안티조선 운동가?들), 책 읽는 자들, 또 학부모들에게 (학부모들은 꼭 꼭 읽어 보았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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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아련 2009-02-11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 책이 있었군요. 이 책을 읽고 나면 지금 저의 혼란스러움이 가실까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조금은 힘겹고 눈물 겨웠던 책읽기..
그것은 이 책이 슬퍼서도 어려워서도 그 어떤 나쁜 이유가 아닌 내게 많은 생각과 다짐을 안겨줘서다
 
#1. 29살 그녀를 말하다
작년 이 맘때를 전후하여 이 책이 내 눈에 내 맘에 참 많이도 띄였었다. 장바구니에 담았다 꺼냈다를 반복하다 그녀의 홈피에서 이 책의 리뷰를 읽었다. 그녀는 글을 참 잘 쓴다. 자주 글을 쓰지는 않지만 한 번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하면 자신의 생각을 요목조목 길디 긴 글을 딴 데로 새지도 않고 참 잘 쓴다. 그런 그녀가 쓴 On the Road의 리뷰는 '읽고 싶다, 끌린다'는 댓글을 달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녀가 빌려 준 책 On the Road..
참 이상도 하지..
그녀는 솔직히 뉴욕이나 모스크바의 건드리면 깨어질 듯 짱짱한 겨울 밤하늘이 어울리지 배낭여행객의 메카 카오산 로드랑은 안 어울릴 듯 한데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녀의 손을 잡아 이끌고 카오산 로드에 가고 싶었다.
29살 힘겹고 혹독한 한 해를 지내고 있는 그녀..
당당하고 멋진 그러면서 여리디 여린 아름다운 그녀..
멋진 30대를 맞이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았고, 사랑을 꿈꾸었으며, 멋진 30대에 대한 열망만큼 지금 많이 아파하고 있음을 나는 안다. 그때는 몰랐으나 나의 29살 시절이 그러했고, 아팠던 만큼 나는 지금 내 삶을 반짝이며 살 수 있기에 감히 그녀에게 말해주고 싶다.
'으녕..조금만 더 아파하렴, 조금만 더 울어보렴, 울지 않으려 견디지 않아도 돼. 지금의 그 방황은 너의 청춘의 상장이 될 날이 올 터이니..'
 
#33살 아련.. 길 위에서 길을 찾다
누군가는 사진기를 들면 자꾸 하늘에 렌즈를 들이댄다 하였다.
나는..
나는..
그렇게나 길이란 곳에 끌리고 길에 렌즈를 들이대게 된다.
지금은 관용구가 되어버린 '길 위에서 길을 잃다...'란 말
참 아이러니 하다. 길 위에 서 있음에도 '길'이란 것을 잃어버리다니
올 한해 나는 수도 없이 많은 마음의 길을 잃었더랬다. 아예 골목을 막아버린 경우도 있었고, 지금도 헤메이고 있는 길도 있다. 늘 헤매고 다니기에 '길'을 좋아하는 것일까? 왜 길을 좋아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한가지 분명한 건 33살의 아련..길 위에서 길을 찾은 듯하다. 내 마음이 나아갈 길을 On the Road를 읽으며 찾은 듯 하다.
 
카오산 로드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카오산 로드에 가고 싶다는 욕구보다는 카오산 로드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겨버린 책읽기였다.
화보에나 나옴직한 멋드러진 관광지들 좋다. 일탈을 꿈꾸며 '언젠가는 파리를 갈 테야. 피렌체의 두오모, 밀라노의 두오모도 꼭 가야지' 다짐하기도 한다. 겉핱기식으로 씨익 둘러보고 '나 거기 다녀왔어' 자랑 몇번 하고 잊혀지는 관광지들을 실은 나도 참 많이 동경한다. 그러나 내가 정작 되고 싶은 건 카오산 로드 같은 사람..
 
카오산 로드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 중엔 카오산에 1년씩 2년씩 여행하며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도 있고
카오산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며, 카오산이 여행의 시작인 사람, 여행이 마지막인 사람.. 정말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카오산에서 많은 것을 얻어간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가 문득문득 그곳에서의 인연들과 생각들을 떠올리며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가지..
 
카오산 하나만 보았을 땐 특출나게 유명하거나 구경거리는 없지만 여행자 스스로들이 만들어낸 문화가 있는 그 곳..
그 곳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늘 여기 있을테니 당신들 나에게서 위안을 얻어가오..
내게 한달 두달 혹은 1년 2년 머물다 훌쩍 떠나가도 좋고 굳이 나에게서 좋은 점만 봐 달라 요구하지 않을 터이니 그저 한 조각 위안이 필요할 때, 말 없이 곁에 있어주고 토닥여 줄 수 있으니 언제든지 오시오..내 마음 속 놀이터에서 마음껏 놀아보고, 지겨우면 떠나가도 괜찮다오. 당신의 일상에서 가끔 내 마음 속 놀이터에서 놀았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흐트러지는 마음 다 잡을 수 있다면, 내 마음 속 들락 거리는 사람들로 인해 상처 받더라도 나는 괜찮다오. 사람에게서 상처 받은 것 언젠가 사람으로 치유 받으리라는 것을 아니까..
 
#카오산 로드 그곳..
책을 덮고 집에 와서 이 책의 모태가 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책 속 그들의 많은 이야기를 읽은 직후였던 터라 그들이 꼭 예전부터 알던 절친한 이웃 같았다. 그리고 하나같이 행복해 보이는 그들의 표정에 눈물 겨웠다. 카오산.. 그곳에 가면 간고등어 같은 내 삶이 대서양을 누비던 등이 반짝이는 살아있는 고등어처럼 바뀔 수 있을까? 라는 바보같은 질문을 던지게 하는 반짝임이 그들에겐 있었다.
 
DVD 플레이어가 멈추고, 멈추었던 것을 3번을 반복해 본 지금 이 순간
드는 생각들이 있다.
아직은 배낭보다는 슈트케이스 들고 새침 떨며 여행보다는 관광을 더 사랑하는 나이지만 언젠가 카오산에서 양동이에 담아주는 칵테일을 들이키고 있는 나를 발견할지도 모른다는 것. 나는 그러고도 충분히 남을 사람이라는 것.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지만 카오산을 사랑하며, 카오산의 방황하는 혹은 방황했던 영혼들이 꼭 나 같기에 그들도 사랑하고 있다는 것..
 
이제 겨우 30대인데 늙었나? 눈물이 찔끔 번진다...
 
이 세상 모든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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