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사랑의 기술 - 출간 50주년 기념판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입시철이다. 대한민국 많은 어머니들이 절로 교회 성당으로 가서 자식들의 안녕을 기도하신다. 언제부터인가 부처님께 가서 불공을 드리고 교회나 성당에 가서 기도하는 것이 마음의 수양이 아닌 기복행위가 되었을까?

 

 이 책을 다 읽고 책을 덮던 날..11월11일 일명 빼빼로 데이란다. 유치원 아이들조차도 빼빼로 하나씩 빼어물고 사랑을 기원한다. 넘쳐나는 데이들..국적불명에 상업적 목적에 물들은 데이들.. 그 데이들조차 모두 사랑을 기원한다.  

 

종교와 사랑이 상업적 목적에 물들고, 종교와 사랑에 허튼 마음들이 끼어들고...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애초에 신앙이란 게 무엇이었나?

애초에 사랑이란 게 무엇이었나?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연애를 잘하고자 집어들었다면

당신의 손에 들려 있는 책을 살포시 내려놓으시길...

 

신에 대한 사랑, 신의 인간을 향한 사랑, 모성애, 부성애, 형재애...

많은 사랑을 되짚어 읽으며 지난날 내가 사랑이라 느꼈던 그 감정들이 '사랑이 아니다'라고 사랑 자체를 부정하진 않더라도 '잘못된 사랑의 감정'이었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김광석도 노래하지 않았던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라고.. )

 

아주 쓰레기 같은 몇몇 책들을 제외하고 소중하지 않은 책읽기가 어디 있으랴만은 <사랑의 기술>을 읽던 시간은 유난히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자는 아무도 사랑하지 못한다.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자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자는 무가치하다.

그러나 이해하는 자는 또한 사랑하고 주목하고 파악한다'

는 파라켈수스의 말을 되짚으며

상대를 사랑하기 위해 나를 더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는 다짐,

제대로 된 신앙을 가지기 위해 '나를 보살펴 주소서'란 기도보다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묵상의 시간들을 가져야겠다는 다짐,

제대로 된 독서를 위해 좀더 책에 대한 탐닉보다는 꼭꼭 씹어대는 독서를 해야겠다는 다짐,

수많은 그러나 모든 것과 모든 이를 품을 수 있을 것 같은 충만한 마음 가득한 다짐들을 하게 한 정말정말 소중한 책읽기였다

 

(교회에 성당에 절에 신들을 찾아 마음의 수양보다는 '나 잘 되게 해 주옵소서' 기도하기 바쁜 이들, 각종 데이에 목 메다는 철딱서니들에게 한 권씩 꼭 쥐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걷기의 철학 포즈 필로 시리즈 1
크리스토프 라무르 지음, 고아침 옮김 / 개마고원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이국환의 책 읽는 아침 4월 17일 선정도서

 차를 소유하지도 않은데다 주위에 대부분 '빠른 것보다는 천천히!' 를 즐기는 이들이 많은지라 걷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가게 문 닫고 늦은 밤 '세상이 어수선하고 무서운데 감히 여자가 겁도 없이..'란 말을 듣더라도 꽤 먼거리를 걸어 퇴근하기도 하고, 여행도 차를 타고 쌩쌩 거리며 가서 휙 둘러만 보고 오는 관광보다는 소중한 이와 바람 냄새 즐기고 거리의 얼굴들도 맞대어 보며 뚜벅뚜벅 걸어다니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그래서 일까? 제목부터가 나를 막 이끌었다.
 방송은 듣지 못하고 사전 지식도 없이 책만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 내내 이전에 걸었던 길들의 바람 냄새를 기억해 내며 설레기도 했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이 도착해서 받아본 순간 생각보다 얇은 두께에 잠깐 놀라기도 하였는데 얇고 쉽게 읽히는 책이었지만 산책하듯이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었다. 쉽다고 내달려 읽지 않고 한 발 한 발 신중히 발걸음을 내딛으며 천천히 읽었고 누군가 이 책에 대해 물어 온다면 책 속에서 천천히 산책하라고 권하고 싶은 책읽기였다.

 

 그러고 보면 책읽기(특히 천천히 읽기)와 걷기는 참 닮은 구석이 있다. 
 책읽는 행위와 이 책에서 작가가 말한 걷는다는 행위의 바슷한 점을 살펴보자면
 첫째, 숙고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천천히 책에 몰입해 읽다 보면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에 귀를 귀울이게 되고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마찬가지로 걸을 때 우리는 더 이상 사물의 모습을 그저 스쳐지나가지 않고 바라보게 되며, 그러다 보면 사물에 대해 숙고하는 법을 배우게 되기도 한다.(17p)
 둘째, 천천히 책읽기와 걷기 모두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난다.
 천천히 숙고하며 책을 읽고 있자면 빠르게 책 읽는 이들과 가끔 비교가 되면서 조급증이 일기도 한다. 지금 읽고 있는 내용을 다 소화하고 있기는 한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꾸준히 읽다 보면 당장엔 모르나 어느덧 책 속의 내용들이 입속의 혀처럼 완벽한 내것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데 된다. '느린 독'이란 표현이 젖확하게 보여주듯, 느림에는 특유의 힘이 있다. 이 표현은 독성분이 천천히,점진적으로 퍼진다는 뜻도 지니지만, 한편으로 집요하게 혈관 하나하나에까지 침투한다는 의미도 지녔다. 모든 느림에는, 특히 걷기의 경우에, 점진적으로 효과가 나타나되 결국에는 흔치 않은 강력함의 인상을 준다는 특징이 있다. 이것은 느밀이 존재의 총체를 관통하기 때문이다. (18p)
 셋째,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책을 읽는 이와 걷는 사람은 겸허하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로만 그치지 않고 숙고하면서 책을 읽고 또 읽은 내용을 곱씹으며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줄 아는 이는 겸허하다. 얕은 지식을 내세우지도 않을 뿐더러 자신의 지식이 이 세상에서 아주 일천한 것임을 안다. 마찬가지로 걷는 사람은 겸허하다. 그는 자신을 지배하는, 그리고 삼켜버릴 수 있는 자연의 가운데에서 스스로가 작다는 것을 느낀다.(30p)
 넷째, 가장 빠른 수단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을 다 직접 체험할 수는 없다. 그러나 원하는 분야의 책을 읽으므로써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일례로 가고 싶은 곳을 먼저 여행한 이의 잘 쓰여진 여행 에세이를 읽고 있자면 나는 이미 그곳에 가 있기도 하다. 걷기 또한 마찬가지이다. 예컨대 자동차는 먼 거리를 짧은 시간에 이동할 수 있게 해 주는데 (중략) 사실 우리는 차를 구매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시간도 계산해야 한다. 차 값과 유지비용을 대기 위해 우리는 몇 시간 동안 일해야 하는가? 반면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통근하려고 사 신는 신발의 가격은 얼마만큼의 노동시간에 해당하는가? 만약에 우리가 이 새로운 비용을 고려하여 계산을 다시 해본다면, 직장에 걸어갈 때보다 차를 타고 갈 때 훨씬 더 만흔 시간이 든다는 결과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아마도, 가장 빠른 이동수단은 걷기다. (53~54p)

 

 걷기에 대해 생각하고, 걷기에 대해 책을 읽었는데 걷는 것 뿐만 아니라 느리게 책읽기(이것은 필시 지난 주 선정도서 <책을 읽는 방법>의 영향이 컸다)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했던 책읽기였다.
 햇살이 가게 전면창으로 마구 쏟아진다. 거리를 지나가는 행인들 옷차림만 봐도 봄바람이 느껴진다. 나도 저 거리에 나가서 뚜벅뚜벅 자박자박 걷는 것에 동참하고 싶은데 늘 아쉬운 것은 시간! 그러니 걷는 것에 대한 책을 읽으며 책 속을 걸을 수 밖에..
 이런 듯 어떻고 저런 듯 어떠하리오! 나는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책 속을 천천히 걸을 터이고 한달에 두번 쉬는 날이면 꼭꼭 바람 냄새 맡으러 세상 속에 걸어나가리란 것은 변치 않을 터이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격의 비밀 - 행복한 인간관계의 답이 숨어있는
이충헌 지음 / 더난출판사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어린 시절 가정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 새삼 느꼈던 책읽기

 

특별히 더 마음에 와 닿았던 줄긋기를 나열해 보면

 3장 자기애적 성격

 자기애적 상태가 깨지면서 아이는 좌절을 경험하지만 부모의 공감 어린 행동은 좌절로 인한 상처를 호복시킨다. 부모가 보여주는 공감 어린 눈빛이 자기애적 상처를 아물게 한다. 이를 바탕으로 건강한 자존심이 형성된다. 부모의 공감 어린 행동은 아이가 자신을 가치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감정의 핵심이 된다.

 반대로 부모의 공감 실페는 자기애적 성격을 만든다. 냉담하고 무관심한 부모에 의해 지나친 좌절을 경험할 경우 자기애성 성향이 생긴다. 성인이 되어도 주변의 인정과 칭찬을 지나치게 요구하게 된다. 부모의 과잉보호로 인해 적절한 좌절을 경험하지 못해도 유아기적 자기애가 계속 남는다. 자기애가 건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선 부모의 태도가 중요하다. 자기애적 욕구를 적당히 채워주면서 동시에 부모의 도움에서 서서히 벗어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이 과정이 너무 성급하게 이뤄져 애정 결핍이 생기거나 부모가 과잉보호를 하면 자기애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아 자기애성 성격으로 굳어진다.(84p)

 4장 반사회적 성격

 어린 시절 받은 마음의 상처에 대한 끝없는 복수심은 마음속에 격렬한 분노를 일으킨다. 표출되지 못한 분노는 사회로 투영돼 폭력과 일탈된 행동의 원인이 된다.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자리잡고 있어 다른 사람은 그저 이용 대상에 지나지 않는다.(104p)

 반사회성 성격의 핵심은 애정 결핍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감정이입이 없기 때문에 파괴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을 하면서도 망설임이 없다.(105p)

 반사회성 성격은 어린 시절 애정 결핍으로 인해 생긴다. 물론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사랑과 관심이 적다고 해서 누구나 반사회성 성격이 되는 것은 아니다. 타고난 기질도 상당 부분 작용하기 때문이다. 툭히 이들은 양심의 가책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양심,즉 초자아super ego가 발달하기 위해선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105~106p)

 5장 편집성 성격

 그렇다면 편집성 성격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우선은 어린 시절 받은 부모의 학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찬 응석을 부려야 할 나이에 폭력에 노출되면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다. 더둑이 자신의 생존을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 부모에게서 받은 폭력의 상처는 사람에 대한 불신으로 남게 된다. 아이는 매맞지 않지 위해서라도 울음을 참는 것부터 배운다. 자신의 욕구를 해결할 수도, 상처를 보듬어 안을 수도 없는 아이는 냉혹한 현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아예 혼자만의 울타리를 치게 된다. 결국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도 사랑받으리 줄도 모르는 사람으로 자라게 되는 것이다.

 폭력이 아니더라도 성장 과정에서 부모의 따뜻한 애정을 많이 받지 못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잘 믿지 못한다. 부모가 차갑고 애정을 주지 않으면 아이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신뢰를 경험히기 힘들다. 이런 환경에서 성장할 경우 주위 사람이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고 느끼는 건 당연하다. 인간관계에 대한 믿음 또한 자라지 못한다.(132~133p)

 6장 분열성 성격

시기심은 상대적인 감정이다. 의외로 많은 것을 가지고도 단 한 가지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기심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

                                 중략

 열등감을 극복해야 시기심이 사라진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진 않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결핍된 부분이 열등감으로 고착화 되기 때문이다. 열등감에 시달리는 것은 결코 우리 탓이 아니다. 애정이 부좃헀든 인정과 지지가 모자랐기 때문이든, 좌절에 빠진 어린이가 성장을 멈춘 채 마음속에서 계속 열등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아이를 잘 보살펴 지지와 인정을 통해 자신감을 갖도록 만드는 데는 성장기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최소 5년 이상은 걸린다는 얘기다. 어쩄든 시기심이 발동할 때는 혹시 마음속에서 성장을 멈춘 어린아이가 인정과 지지를 원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160~161p)

 7장 분열형 성격

 열등감은 대부분 어린 시절 사랑받지 못한 결핍에서 생겨난다.충분한 공감과 배려,칭찬과 인정이 부족하면 성장하면서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랑의 부재'는 열들감뿐만 아니라 분노,질투,우울,불안 등 강렬한 감정의 원인이 된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린 시절 '사라의 부재'는 생명마저 위협하기 때문에 사랑의 결핍은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남겨 성인이 된 이후에도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성장기 때 욕망을 참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경우에도 폭력을 행사하기 쉽다. 본능과 윤리를 현실에 맞게 조화시키는 방법을 모르다 보니 매사를 힘으로 해결하려 들기 때문이다.

 아이는 자라면서 견딜 수 있는 적절한 좌절을 경험해야 자아가 튼튼해진다. 너무 과잉보호를 하거나 부모의 부재 등르로 인해 심각한 좌절을 계속 겪게 되는 경우, 본능과 사회적 규범 사이에서 조절 기능을 해야 할 자아가 잘 자라지 못한다. 한마디로 충동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경계성,자기애성,히스테리성 성격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 유형에 속한다. 이들은 충동성이 강해 하소한 외부 자극에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자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

(181~182p)

 8징 깅박성 성격

 생후 2세가 되면 아이들은 대소변 가리기 훈련을 시작한다. 이때 마음대로 하고 싶은 아이의 욕구와 이를 제지하는 부모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 이런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강박적 성격이 나타난다.

 강박적 성향은 생후 처음 맞닥뜨린 주도권 싸움에서 갈등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을 때 생기는 것이다.  중략  .

 완벽주의는 부모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고 격려받지 못하고 자라난 아이들의 역기능적 산물이다. 완벽주의는 열등의식을 감추기 위한 자기 합리화에서 시작된다. 또한 자신의 상처를 감추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자기를 가면 속에 가두는 행위다. (196~197p)

 어린 시절 부모나 주위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할 경우 견디기 힘든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일중독에 빠지는 사람이 많다. 일 또는 성췰르 통해 인정을 받음으로써 어린 시절 부족했던 사랑을 보상받는 것이다.

 아이들의 욕구를 있는 그대로 충족시키기보다는 부모의 소망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아이들을 윽박지를 때도 일중독이 생기기 쉽다. 이럴 경우 아이들은 부모에게 사랑받기 위해 생존의 방책으로 부모가 좋아할 만한 일만 한다. 일단 부모로부터 칭찬을 받으면 그런 행동은 더욱 강화된다. 나중에 직장에서도 성과와 포상을 반복 경험하면서 성과주의가 굳게 내면화된다. 자신의 욕구는 알지 못한 채 부모가 원하던 부와 권력,지위만 좇게 되는 것이다. 경쟁을 장려하는 부모 밑에서 자랐거나,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나 돈을 삶의 목표로 정한 사람,일찍 부모를 여의고 자수성가한 사람도 일중독에 빠질 위험이 높다.(204p)

 9징 회피성 성격

 어린 시절 따뜻한 애정이나 정서적 지원보다는 부모로부터 모욕적인 언사를 많이 들으면서 자라면 회피성 성격이 생기기 쉽다. 언어적인 학대는 아이의 마음에 심한 상처를 남겨 감정적인 불구를 만들기도 한다. 더 이상 모욕을 당하지 않기 위한 방어책으로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돼 고립적이고 회피적인 성격이 형성되는 것이다.

(218p)

 10장 수동 공격성 성격

 만 2세쯤 되면 어린아이들은 대소변 가리기 훈련을 받게 된다.

                             중략

 이 시기에 부모가 지나치게 권위적인 경우 아이들은 자신감을 잃고 수동적으로 반항한다. 아이 입장에선 부모의 힘이 너무 크기 때문에 분노를 감추고 복종할 수밖에 없다. 아이는 피해의식에 시달리면서 불안감이 쌓인다. 이런 불안감은 적절한 자아 기능의 성장을 막는다.부모의 금지와 자신의 욕구 사이에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가는 기능 말이다. 이게 자아 기능이다. 자아 기능은 세상 타협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충족해나갈 수 있는 힘이다. 자아 기능이 부족하면 분노를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수동 공격적 성향이 생겨난다. 부모의 권위에 수동적으로 저항하던 행동향식은 그대로 성인기까지 이어지게 된다. (239~241p)

 11장 의존성 성격

 의존성 성격은 부모의 과잉보호로 인해 독립성이 부족한 사람이 생기기 쉽다. 자식 사랑이란 명목으로 자녀들이 원하는 것을 지나치게 막거나 스스로 선택한 수 있는 책임감 훈련을 시키지 않은 부모들의 양육 행태가 이런 의존성을 낳는다. (259P)

 

 책을 읽으며 마음에 와닿는 구절에 줄을 그으면 읽는데 독후감을 쓰려고 줄그어진 부분을 다시 살펴보니 거의 어린 시절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의 경우 아버지가 알콜 중독자에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둘렀으며 유영철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술에 취해 교통사고로 죽었다 한다. 이번 안양 예슬,혜진양 사건의 용의자도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하고 아버지 밑에 자랐는데 그 아버지한테 적절한 가정교육을 받지 못했다 한다.

 물론 집안이 불우하다고 모두 살인마가 되는게 아니고 모두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전과자나 싸이코패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저 사람 좀 이상해'라고 하는 이들을 보면 불우까지는 아니더라도 집안에 문제가 있는 이들이 많다.

 지금도 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방송 프로그램 중에 문제가 심각한 아이의 집에 찾아가 문제를 분석하고 고쳐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생뗴가 정도를 지나친 아이,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서슴치 않는 아이,폭력적인 아이,게임 중독이 전체 상위 1%에 속한 아이 등등.그 모든 아이들의 사례를 자세히 보면 대부분 공통점이 있었다. 아버지가 집안에 있으나 마나하더라는 것. 굳이 결손 가정이 아니더라도 아버지가 제대로 서 있지 않더라는 것. 집에 오면 피곤하다는 핑계로 집안의 모든 문제를 방관하거나 아이 어머니에게 책임을 전가하더라는 것. 내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 사회에 더 이상 정신적으로 이상한 사람들이 넘치지 않기 위해서 부모란 이름표를 단 모든 이들이 정말 제대로 서야 되겠구나였다.특히나 아버지란 이름표를 단 이들이..

 33살 노처녀. 점점 더 결혼이 두려워 진다. 어수선한 세상에 내가 낳은 아이가 험한 일을 당하지는 않을까? 또는 나의 잘못된 언행으로 내가 낳은 아이가 깊은 상처를 입지는 않을까? 섣부른 걱정들이 참 많이 앞서는 요즘이다.

 그러나 조금은 희망이 보이기도 한다. 어릴 때의 적절한 가정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이 깨달았으니 그것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이 다음 결혼을 할 때는 조금 더 공부하고 조금 더 나의 인격을 수양하여 아이를 낳으리라. 그런 희망적인 다짐을 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권리를 말한다 - 살아가면서 읽는 사회 교과서
전대원 지음 / 뜨인돌 / 200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국환의 책 읽는 아침 3월 12일 선정도서

 

 잠결에 방송을 듣는데 어떤 내용인지는 하나도 안들리고 교수님의 '정말 쉽습니다.''진짜 쉽습니다.' 이 말만 계속 들린다. 역시나 잠결에 생각을 했더랬다. '아! 얼마나 어려운 책이기에 저렇게도 안쓰럽도록 쉽다는 것을 강조하실까?' 약간 망설이면서 책을 주문했는데 첫장을 읽으면서부터 '어 정말 쉽네'이러고 있다.

 얼마나 쉽고 재미있던지 고등학교에서 사회 교과를 가르친다는 작가에게서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은 절대 작가의 수업시간에 졸지 않겠구나. 사외과목 수업시간을 기다리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랬다. 그리고 나의 고등학교 시절 이런 선생님을 만났더라면 내 삶은 어떠했을까 질투심 살짝 섞인 복잡미묘한 감정도 느꼈다.

 

 평범한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악몽이 대부분 다시 군대가는 꿈이란 얘기를 자주 듣는다. 대한민국의 평범하지만 다른이보다 좀 까탈스러운 나에게 악몽은 여고를 졸업한지도 이미 십수년이 지났건만 여고 시절로 돌아가는 꿈이다.그런 꿈을 꾸고 나면 어찌나 꿈에서도 그 암담한 현실에서 벗어가기 위해 발버둥을 쳤는지 땀이 흥건할 지경이다. 내가 나온 고등학교는 신설 사립학교였던지라 기강을 잡는다는 명목하에 여학생들을 어찌나 때리고(손바닥 체벌을 기본이고,손등 체벌, 출석부 모서리로 머리 내리찍기, 실내화 입에 물고 땡볕 운동장에서 손들기, 심지어 구둣발로 내리찍기까지 비인간적인 체벌이 난무했다) 진학률을 높인다는 명목하에 인근의 다른 학교보다 학교에 학생들을 묶어두는 시간이 너무나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 같은 아이는 제도권 교육 자체가 맞지 않은 이였는데, 지금처럼 대안 학교니 홈스쿨링이라느니 학교를 가지 않고도 공부를 마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검정고시 외엔 없던지라 그 지옥같은 (내게는 정말 지옥 같은이었다.) 고등학교 3년을 열심히 책가방 운전만 하고 다녔던 것이다.

 내 힘들었던 고등학교 시절 얘기를, 그 때하고 싶었으나 할 수 없었던 얘기를, 현직 교사가 가려운 곳을 긁어주듯 정말 속시원하게 해 주니 읽으면서 무릎을 몇번을 쳤는지 모르겠다.

 

 한가지 더 얘기하고 싶은 것은 첫장 행복추구권과 4장 교육권을 읽으면서 암담했던 고교 시절을 떠올렸다면 6장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읽으며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레주란 무엇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얼마전 신문에서 영국의 해리 왕자의 이라크 참전 기사를 읽었다. 몰랐었는데 그의 할머니인 엘리자베스 여왕은 공주 시절 세계 대전때 운전병으로 활약했었고,아버지인 찰스 왕세자는 70년대에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었단다. 그 가사를 읽으며 씁슬했다. 우리나라의 고위층 인사들은 자식들 군대 문제로 줄줄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는데 먼 나라 영국은 왕위 계승 서열 3위의 왕자가 직접 분쟁 지역에 참전한단다. 정말 노블레스 오블레주는 먼 나라 얘기인가보다.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작가는 계속 내 맘에 있는 분노(?)를 막 흥분되게 일꺠우면서 짱돌을 들고 세상에 뛰쳐 나가게는 아니더라도 이 다음에 나의 권리를 조분조분 따져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내심 반성도 하게 해 준다. 그래서 이 책이 선정 도서가 되었구나 수긍이 간다.

 그리고 엉뚱한 결심을 또다시 했더랬다. 이 다음에 내가 나와 똑같은 성격의 아이를 낳는다면 절대 제도권 교욱을 시키지 않고 대안학교나 홈스쿨링을 하리라. 또 군대는 꼭 보내리라. 법을 잘 지키고 법 안에서 권리를 잘 찾아 먹는 아이로 키우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운다, 개정증보판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김태언 외 옮김 / 녹색평론사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개방이 되기 전 라다크의 모습이 담긴 1부를 읽으면서 '무슨 옛 이야기에 나오는 무릉도원이나 이상향,천국의 모습을 상상해 쓴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그래서 그런가 결코 지겨워서가 아니라 구름 속을 사뿐사뿐 걷는 느낌으로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빠르지는 않았다.

저자의 말마따나 대부분의 사회가 자신을 우주의 중심에 두고 자신의 채색된 렌즈를 통해 다른 문화를 바라보는 경향이 있고 모든 사람이 우리와 같거나 우리와 같이 되기를 바란다고 여긴다.나도 TV 다큐멘터리의 오지인들의 생활을 볼 때면 개화되지 못한 이들이라며 괜시리 안쓰럽게 여기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 나름의 아름답고 자랑스런 문화과 있었고 나의 눈에는 척박할지 모르나 그들 조상 대대로 공존하고 순응하며 살아갈 감사한 땅이 있었다.그들에겐 그것으로 충분하고 행복했다.그런 이들에게 '개발'과 '원조'의 미명하에 들어온 소비주의 문화는 어찌보면 불행의 시작이었다.이런 급격한 변화가 담긴 2부부터는 책장을 넘기는 속도도 빨라졌고 손길도 거칠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의 문화는 아름다웠다.자연과 소툥하며 사는 그들은 아름다운 인간이었다.그러나 서구문화가 마구잡이로 들어오면서 천상의 인간이던 라다크 사람들은 지상으로 내려와 스스로 도시 하층민이 되었다.그들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잃었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이었다.그때만해도 해외 여행이 극히 일부만 할 수 있던 떄라 외국 물건이라면 선망의 대상이었고 일본과 서구 문물은 부의 상징이어다.한국적인 것은 부끄러운 것이기도 했다.
한 예로 88올림픽이 열리던 해.내 초등학교 모교가 시내 한복판에 있던지라 올림픽 성화 봉송단 환영을 위해 세게 국기 하나씩 들고 나갔는데 참으로 우리는 태극기를 촌스럽고 부끄럽게 여겨 서로 태극기는 들지 않으려 했다.'세계는 서울로,서울은 세계로'라는 구호 아래 세계를 받아들인다는 어린 맘에 '한국적'인 것은 다 촌스럽고 미개하게 여겼었다.국악은 변두리의 알 수 없는 소음이었지만 클래식은 우아하게 느꼈었다.
아무리 아시아의 변방에 위치했다지만 라다크만큼 오지에 있었던 것도 아닌데 불과 20년전만 해도 우리 또한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여기는 가난 같은 건 없어요 - 체왕 팔조르,1975년

당신들이 우리 라다크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우린 너무나 가난해요 - 체왕 팔조르, 1983년

10년도 흐르기 전 한 사람의 영혼이 저리도 급격히 바뀌다니..
이 책을 읽으며 참 많이 아팠던 것 중 또 다른 한가지는 다음의 기사였다.

유감스런 <오래된 미래>     최성일-출판 칼럼니스트

월드컵을 공동개최한 2002년부터 해마다 뜻 깊은 책 잔치가 열리고 있다.올랳로 여섯 번째를 맞은 '환경 책 큰 잔치'가 그것으로

중략

 3년 내리 '우리 시대의 환경고전'에 포함된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오래된 미래>는 작품성과 상업성이 조화를 이룬 보기 드문 예다.물론 판매량은 <야생초 편지>가 앞선다.

중략

 
최근 <오래된 미래>의 번역판권이 녹색 평론사에서 중앙북스로 넘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적이 놀랐다.나는 헬레나 노르베리-호지가 "진보와 운동을 가장한 떠벌이들" 중 하나라는 사실을 진즉에 알고 있었지만,이건 정말이지 배은망덕이 유분수다.앞으로 잡지 <녹색평론>의 원활한 간행에 해를 끼칠지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선 화가 치밀었다.누구 덕에 우리나라에 알려졌는데,곱게 만들어진 책이 잘 팔리는데,칙사 대접 받아 거며 강연까지 했는데 말이다.

헬레나 노르베리-호지는 오래 전부터 번역의 문제점을 제기했다고 한다.사실,나는 <오래된 미래>의 개정증보판 출간이 좀 의아하긴 했다.초판 번역도 아주 읽을 만한데 왜 혼을 봤을까>나는 개정판을 읽으며 초판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게다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나 E.F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 비하면 엄청 잘 읽힌다.나는 한국어판 <오래된 미래>의 뛰어난 가독성은 원저자의 글발 때문이기 보다는 번역자의 역략에 힘입은 거라 확신한다. <오래된 미래>가 우리나라에서 열띤 호응을 얻은 건 <녹색평론>과 녹색편론사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가 밑바탕이 되었다는 점은 두담할 나위가 없다.

그러면,헬레나 노르베리-호지는 왜 신의를 저버렸을까?정황상 금전 문제인 게 유력하다.나는 목든을 들일 만한 헬레나 노르베리 - 호지의 어떤 '구매'에 관해 들었으나,인신공격이 될 수 있으므로 그 '용처'는 밝히지 않겠다.그래도 그녀가 백인 유한마담의 속성을 지녔다는,내가 그녀를 직접 본 느낌은 숨기지 않으련다.유감스럽게도 2003년 12월 10일 서강대 성이냐시오관 강당에서 있었던 강연회에서 내가 귀담아들을 얘기는 하나도 없었다.전직 '환경 책 큰 잔치' 실행위원으로서 새로 구성될 '2008 환경 책 큰 잔치' 실행위원회에 부탁드릴게 있다.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오래된 미래>는 '우리 시대의 환경고건'목록에서 퇴출시켜야 마땅합니다.소설가 최성각 선생의 표현대로 환경 책은 '인간의 얼굴을 한 상식의 힘'을 보여주는 '좋은 책들의 정수'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사 놓고 교보문고에서 양장본으로 된 <오래된 미래>를 발견하였다. 정식 판권책이라 적힌 새 책은 녹색평론사에서 나온 <오래된 미래>는 해적판인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고 책 욕심이 많은 나로선 한발 앞서 녹색평론사의 책을 산 것을 약간 후회하였다.그러나 책의 3분의 읽었을 쯤 이 기사를 읽고는 라다크의 사람들이 변한 것에 마음이 아픈만큼 인간에 대한 실망이 컸다.

인터넷 사이트에 <오래된 미래>의 긴 리뷰에 하나같이 라다크 사람들과 함께 있는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사진을 같이 올린 것을 많이 보게 된다.그 사진을 보며 나도 라다크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했고,라다크 사람들을 알게 해 준 헬레나에게 일종의 경외심 같은 것도 느껴었다.그러나 책이 한권씩 팔릴수록 라다크는 더욱더 유명해졌고,라다크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으며 헬레나 노르베리-호지는 권력는 권력 자체가 되어 버렸다.라다크가 슬프게 변한 것처럼 헬레나도 슬프게 변해 버렸다.

가수는 노래만 잘하고 배우는 연기만 잘 하고 작가는 좋은 글만 쓰면 되는 것..어찌보면 그것도 맞는 말이다.그러나 가수나 배우가 일정 수준 이상의 인지도를 가지게 되면 사회적인 모범이 보여야 된다고 생각한다.그들은 그것으로 노블레스를 가지게 되었으므로 노블레스 오블레주를 실현해야 하니까.그런 의미에서 <오래된 미래>는 책 자체로는 참으로 좋았으나 작가의 사적인 문제로 감동이 많이 반감되는 책읽기였다.

라다크가 변해 슬프고 작가가 변해 슬펐던 책읽기..
참으로 갈팡지팡했던 책읽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