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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종의 라틴화첩기행 ㅣ 문학동네 화첩기행 5
김병종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꿈이 하나 더 생겼다.
이 다음에 그 이 다음에 다음 달이 될지,내년이 될지,10년 후가 될지 모르겠으나 이 다음에 꼭 탱고를 배우리라.. 또 그것이 전문적이고 현란한 전문가의 탱고가 아닌 5분짜리 '지상에서 가장 짧은 연애'일지라도 탱고를 꼭 배우리라..라는 꿈
고등학교 시절 무용 실기시험을 치루고 난 다음이면 무용 선생님에게서 '무용 시험에 기본 점수 제도란게 있다는 걸 감사히 여겨라'란 말을 들을 정도로 율치,몸치인 내가 춤을 배우겠다는 꿈을 꾸게한 이상한 책읽기였다.
평소에도 즐겨 듣던 부에나비소셜클럽의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내내 강렬하게 잡아끄는 그림도 그렇고, 당장이라도 남미의 열기와 열정을 느끼러 짐을 싸게끔 만드는 작가의 글도 그렇고 나를 설레게 만들었는데 '육체로 쓰는 가장 아름다운 시'라는 탱고를 얘기하는 부분에선 이 율치 몸치가 발끝으로 춤을 주고 있을 정도로 푹 빠져 읽었다.
실수로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라오
실수로 넘어지면,그게 바로 삶이라오
춤의 종착역이라는 탱고, 그 탱고는 춤으로만 끝나는 법이 없다.
탱고는 사람들 개개인이 안고 있는 상처를 대신 보여준다.
격정과 사랑,상실과 후회의 인생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너나 없이 무용수의 현란한 몸짓에 빠져 들지만
마음 속으로는 제 삶의 화두 하나씩 붙잡고 돌아보게 된다.
그대 사랑을 앓고 있는가. 치유되리라.
쓰라린 상실로 괴로운가
탱고가 그대를 위로하리라
처음 책을 잡아 들었을 땐 듣던 음악이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이었다. 그러나 책을 놓을 즈음엔 피아졸라의 오빌리언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꿈을 꾼다. 내 이 다음 물질적으로 풍족한 삶을 영유하진 못하더라도 화장품을 사듯,책을 사듯,공연장 티켓을 살 수 있는 마음의 여유는 가지는 삶을 살리라. 고통과 외로운 삶을 살더라도 탱고 가락에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