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내 첫사랑이었다.
내 중학교 시절과 20대 청춘을 관통하는 내 삶의 가장 큰 오마쥬이다.
유진이와 친해지게 된 계기도 어쩜 장국영 덕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코끝의 웃음을 사랑했었고
그의 노래
노래 부를 때 특이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퍼포먼스
그의 연기..모든 것을 사랑했다.
그가 살아 있을 때 조차도 그를 생각하면 가슴 한 켠이 아팠다.
그 감정이 장국영이란 사람의 가장 큰 매력 중의 하나 '모성 본능 일으키기' 이란 걸 그 때는 몰랐다.

 
그런 그가 죽었다.
만우절..거짓말 같이 죽었다.
아직도 그의 죽음이 거짓말 같기도 하다.

 
2008년 4월 1일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나는 지금은 영구제명 되었지만 애정을 가지고 활동하던 클럽쳇창에서 뜻하지 어떤 이와 대화를 나누었다.
그가 무심코 던진 한 마디..만우절..장국영이 죽은 날이에요..
그랬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그 날은 만우절이었고 내 청춘의 오마쥬 장국영이 죽은 날이었다.
그리고, 그러면 그렇지 심야 영화 음악방송에선 영웅본색의 주제가 '당년정'이 흘러나온다. 그러니 내가 이 책을 꺼내 들을 수 밖에..

<영웅본색> <천녀유혼> <아비정전> <해피투게더> <풍월> <패왕별희> <동사서독>... 다 기억하고 있다 생각했지만 잊고 있었고, 다 잊은 줄 알았으나 생생히 기억나는 그의 필모그래피들... 그 영화들과 그의 음악들로 얼마나 많은 대화를 나누고 많은 밤들을 세었던가..

매년 4월 1일이 되면 나는 어쩜 이 책을 집어 들지도 모른다.
마치 이 책을 읽었단 기억조차 만우절 농담으로 여기고 싶은 마음에 들지도 모르겠다. 매년 이 책을 집어 들고 그를 추모하는 것이 만우절 추모행사처럼 될 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발이 없는 새가 있다더군. 날아다니다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대. 평생 딱 한 번 땅에 내려앉는데 그건 바로 죽을 때지
                                                                                    <아비정전> 아비

아비 그 자체였던 영원한 꺼꺼 장국영.. 만다린 호텔 24층에서 뛰어내리는 그 순간..

그는 땅에 내려앉는 새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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