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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뜨거운 순간
에단 호크 지음, 오득주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20살.. 스스로 나는 다 컸노라고, 성인이라고, 나는 성인이므로 내 사랑 또한 성숙하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거침없고 그래서 그만큼 아픈 시절..누구나 그런 아프지만 이뻤던 시절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의 20살, 21살은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픔들을 고스란히 어떻게 견디어 내었을까 싶고 그것을 견뎌낸 어린 내가 대견해 나를 안아주고 싶을 지경이다. 그런 시기에 만난 사랑..흔히들 말하는 첫사랑.. 첫사랑 치고 아프지 않고 이쁘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겠냐만은 내게 첫사랑은 이뻤던 추억의 몇만배는 혹독하게도 아팠다. 하지만 그 사랑 다시 하겠냐 묻는다면은 두말 않고 YES라고 말할수 있을 것 같다. 왜인지는 모른다.
기뻤던 기억보다 이뻤던 기억보다 아프고 아프고 아픈 기억이 더함에도 그런건..그냥 첫사랑이기 때문이겠지..마냥 컸다고 생각했지만 마냥 어렸던 시절, 철딱서니 없고 거침없던 시절에 만난 사랑이라 그렀겠지
에단 호크의 <이토록 뜨거운 순간>은 딱 그런 이야기다.
20살.. 나는 다 컸노라고, 나는 성인이라고, 그러므로 내 사랑은 성숙하다고 말하지만 실은 아직 어리기에 '사랑'이 처음이라 서툴고 바보 같은 짓을 되풀이하는 그런 20살의 사랑 이야기.. 20살의 열정과 광기 이야기..
그냥 그 사람이기에 끌리고, 그냥 그 사람이기에 사랑에 빠지고, 그냥 그 사람이기에 집착하고...
읽어 내리면서 이 사람의 첫사랑도 참 혹독했구나. 첫사랑이란게 그런 것이구나 참 많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이, 에단 호크 글을 참 잘 쓴다.
그 글을 잘 쓴다는게 문장이 유려하다거나 깊은 철학이 담겨 있다거나 그런게 아니라 첫사랑의 그 감정을 짧은 문장으로도 너무 잘 표현한다. 이를테면 자기도 모르게 상대에게 빠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딱 한마디 '무섭다.' 이런 식인데.. 미칠듯이 빠져드는 사랑을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무서운 감정. (여시 같은 에단 호크 같으니라고, 모성본능 자극하는 눈초리 하며, 연기도 잘 해, 바람도 잘 펴, 글도 잘 써..)
<냉정과 열정 사이>의 BLU 편을 살짝은 닮아있는 이 책..
쏟아지는 눈물 방울들 없이, 절절히 가슴을 죄는 감정 없이, 그렇다고 담담하지만은 않게 이뻤지만 많이도 아팠던 지난날 나의 그 사랑을 돌이켜보게 된 책읽기였으니..아~ 꽃비내리던 그 해 봄 우산 속의 수줍은 입맞춤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