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학생 사이 우리 사이 시리즈 3
하임 기너트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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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되야겠다 라고 마음을 먹고 나니 이런 책들이 눈에 띈다. 전에 같으면 그냥 어 이런 책도 있네 하고 지나갈 법한 것들이 이제는 아 이런 책도 있구나 읽어볼까 라는 식의 반응으로 바뀌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대비하기 위해 나를 무장하기 위한 보호본능인가 싶다.

<교사와 학생 사이>라는 책은 '양철북'에서 나온 하임 G. 가드너의 교육학 시리즈 저서 중의 마지막 권이다. 물론 난 다른 책들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 그 외 다른 책들에는 <부모와 아이 사이>, <부모와 십대 사이> 등이 있나보다. 하지만 읽지 않은 다른 시리즈 물까지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 책은 생각보다 내용이 가볍다. 뭔가 대단한 것을 기대한 나의 잘못인지 모르지만, 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지라 다시 읽어보게 되는 일은 없을 듯 하다.

게다가 내용이 초등학교 교육에 맞춰져 있어 평생(?) 초등학생은 가르칠 일이 없는 내게는, 중고등학생을 가르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될 법한 조언을 기대했던 내게는, 이 책은 너무나 기대이하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교육을 목표로 하는 이들에게는 그냥 가볍게 읽어도 괜찮을 듯 하다.

어떤 이론적인 내용은 없다. 저자가 임의의 상황을 설정해서 학생과 교사와의 짤막한 대화를 만들어 엮은 책이다. 그래서 내용상의 가벼움이 더 한지도 모른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이 책은 제법 많이 팔리고 있는 듯 하다. 인터넷 알라딘 서점의 판매부수가 꽤나 높으니 말이다.

초등학생 교육을 하는 이들이 읽어볼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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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풍경 - 김형경 심리 여행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예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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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풍경> 이 책을 간접적으로나마 처음 접한 것은 일간 신문의 책소개란을 통해서였다. 책 제목에서 사유에 깊이가 느껴졌고 날 실망시킬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난 책을 주문했고, 이틀에 걸쳐 읽은 지금에 와서야 이 책이 알라딘 서점에서 여행/취미 분야의 주간베스트 1위를 기록하고 있음을 알고 놀랬다. 이는 나의 선택이 많은 다수의 사람들의 선택과도 일치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 여행지의 이야기가 나올 때 짧게나마 나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기행문을 원한 것이 아니라 좀더 깊이있는 인간의 내면의 이야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책을 직접 보지 않고 구입하는 방법은 그래서 위험하다. 하지만 곧 그것은 나의 기우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저자 김형경은 자신과 타인의 심리를 분석하고 사유하기 위해 단지 여행지에서의 경험들을 사용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김형경을 모른다. 그리고 책 표지 안쪽에 적혀 있는 그녀의 프로필을 보고서도 모를만도 하겠다 싶었다. 나 자신이 문학에는 다소 문외한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소설가이고 그 이외의 영역에 손을 대지 않았다. 사회적으로 주목받을 만한 일을 한 것도 아니었고, 학자의 길을 걸은 사람도 아니었으며, 소설의 영역에서도 주목받는 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난 그녀를 모를 수 밖에 없었고,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것이, 그녀의 사유를 접한 것이 행복하다.

책은 무의식, 사랑, 대상 선택, 분노, 공포, 중독, 질투, 자기애, 콤플렉스 등 정신분석학이 다루고 있는 것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여행에세이인 동시에 심리에세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여행길에 만난 이들을 관찰하고, 그들과 대화함으로써 그녀는 그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자신에게로 되돌아와 스스로를 분석한다. 이는 어쩌면 정신분석치료를 받은 바 있는 그녀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책을 씀으로써 그녀는 어쩌면 자기자신을 치료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녀에게는 일종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동시에 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그녀를 읽고, 독자 자신에게로 되돌아와 자신을 읽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일종의 철학자 딜타이에게 있어서의 추체험의 형식과도 같다. 딜타이는 우리는 타인의 자서전을 통해 "삶이 삶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 책은 그녀에게 있어 일종의 마음의 자서전이고, 독자는 '독서'를 함으로써 그녀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다.

철학을 하면서 정신분석학에 대한 막연한 관심으로 프로이트와 융의 심리학 서적들을 겉핥기 한 바 있는 나는 그들의 딱딱한 이론서보다 오히려 김형경의 <사람풍경>을 읽음으로써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딱딱한 이론서를 접한 이후의 '정떨어짐'을 이 책을 통해 다시 '정붙이기'로 전환시켜야겠다. 풍부한 저자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정신분석의 주요 이론을 풀어내는 그녀의 글빨에 감탄했다.

정신분석학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사람내음을 맡고픈 이들에게, 따스한 에세이 한편을 읽고픈 이들에게, 책을 통해 유럽을 여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은 여러면에서 참 '쓸모'가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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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빈치 코드 - 전2권 세트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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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화제가 되는 책에는 뭔가가 있다.

소설이라는 장르에 있어서는 관심이 가면서도 읽을 책을 선택하는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항상 다른 여타 인문/사회과학 서적들에 우선순위를 두기 때문에 그다지 많이 읽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간혹 이슈가 되는 소설들 혹은 '읽을 책' 목록에 올려놓은 소설 중에서도 매우 관심이 많이 가는 소설들의 경우에는 다른 인문/사회과학 서적보다 우선하게 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 <다빈치코드>를 읽게 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이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 중 이 어두운 붉은 계열의 바탕에 금박 글씨가 새겨진 책표지를 보이는 이들이 꽤 많았고, 신문에서도 대형서점에서도 인터넷서점의 이메일 소식지에서도 <다빈치코드>는 수없이 등장했다. 그리고 결국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내가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의 이 책의 현재 판매부수는 실로 엄청나다. 한권 값치고는 조금 싼편이지만 전권 2권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돈주고 사보기는 쉽지 않은 선택이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문학 주간베스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184,300권의 셋트가 팔렸고, 낱권으로 팔린 부수까지 셈하자면 두배는 잡아야할 것이다.

<다빈치코드>에 이어서 후속작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관련된 책들도 출간되고 있으며, '다빈치'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일단 팔리고 보는 것이 지금의 대세다. 마치 예전에 <아침형 인간>이 힛트치면서 이와 관련된 '뭐뭐뭐 인간' 시리즈가 대거 등장하며 판매부수를 올렸던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그저 미국에서 한때 평범한 교사였다고 소개되는 저자 '댄 브라운'은 이 책으로 인해 엄청난 수입을 올리지 않았나 싶다. 소개를 보자면 그는 이 책 이전에도 <다빈치코드>에 등장하는 기호학자 주인공 랭던 교수를 다른 책에서도 등장시켰으며, 그렇게 보자면 어쩌면 이 책은 이전에 출간된 다른 소설들의 후속작이라고 볼 수 있겠다. 앞서 출간된 소설들은 힛트치지 못했지만 <다빈치코드>로 인해 일약 스타 작가가 된 그의 다른 작품들도 판매량이 급상승하지 않을까 싶다. 더군다나 <다빈치코드>의 랭던교수가 다른 소설에도 주인공이라고 하지 않는가.

일단 그저 일단 교사였던 그가 이렇게 다양한 영역에 걸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대단해보인다. 마치 이탈리아 기호학자 움베르트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을 보는 듯한 이 책은, 물론 <장미의 이름>의 세밀한 묘사와 정교한 스토리와 구성에 비교하기에는 무리이지 싶지만, 여튼 이 책을 보면서 움베르트 에코를 떠올리기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에코가 세계적인 기호학자라는 점과 댄 브라운이 일반 교사였다는 점을 비교해본다면 댄 브라운의 <다빈치코드>는 에코의 그것을 뛰어넘는다.

이 소설에 나오는 종교적 비밀의식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댄 브라운의 이야기는 이 책이 단지 '소설'이상임을 입증한다. 어쩌면 소설의 형식을 빌려 자신의 주장을 어필하고자 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거대한 음모론을 제기하며 성의 영역인 '종교'를 건드린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내용들은 많은 교인들 사이에서 논쟁이 될 만하다. 판매금지 운동이 아직 벌어지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른다.

모든 베스트셀러가 베스트셀러로서의 품질 보장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빈치 코드>는 충분히 베스트셀러의 기질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스테디셀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한때 유행에 따라 읽고 그쳐버리는 소설정도 이상이라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계속 추이를 지켜봐야할 문제이지만 나의 예감이 틀리진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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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구조 내에서 상징형식 개념 외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10
에른스트 캇시러 지음, 오향미 옮김 / 책세상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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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던 책이다. 이해할 수 없었던 원인의 1차적 책임은 내게 있을 터이다. 나의 내공이 부족한 탓이다. 알아듣지도 못할 책이 나올리는 없을테니까. 그러나 2차적으로는 참 어렵게 쓴다. 책을. 이 사람. 캇시러.

<인문학의 구조 내에서 상징형식 개념 외>라는 책은 책세상 출판사의 고전의 세계' 문고판 시리즈 10번째 작품이다. '문화철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창출한 철학자 에른스트 캇시러의 <인문학의 구조 내에서 상징형식 개념> 이라는 논문과 <문화 철학의 자연주의적 논거와 인본주의적 논거>라는 논문을 묶어 낸 책인데, 두 논문 다 저자가 말하려는 바에 대해서 그 내용은 물론이고 주제가 뭔지도 잘 모르겠다, 는게 이 책을 읽은 내 감상이다.

어쩌면 반복해서 문장 하나하나 꿰뚫어가며 느리게 그러나 끈질기게 파고든다면 '이해'에 도달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 인내심이 그 정도까지 허락지는 않는다. 이 책을 읽은 것은 순전히 나의 호기심 때문이었고, 수업의 일부로서 다뤄져 레포트를 제출하라는 요청이 있었다면 좀더 세심하게 주의깊게 읽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난 지금 호기심에 이 책을 읽었기 때문에 그렇게 자세히 볼만한 인내심을 갖추고 있지 않다. 그래서 무슨 소린지 모름에도 불구하고 더 읽지는 않겠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모를까.

에른스트 캇시러는 서양철학사에서는 '최근'을 살다간 사람이기 때문에 '서양철학사'라는 제목으로 나오는 두꺼운 책들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마치 얼마전 하늘나라로 떠난 자크 데리다와 먼저 떠난 미셸푸코가 '서양철학사'에 등장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캇시러는 사실 부유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요청으로 처음엔 법학을 공부했지만, 이후에 여러가지 찍쩝거리다가 철학이 자신의 적성에 맞음을 알고 이후로는 철학을 파고든다. 그는 신칸트주의자라고 불리우는 헤르만 코엔이라는 철학자에게 가르침을 받았다고 하며, 이후에 논문제출시에는 그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심사가 지연되자 딜타이의 추천으로 무사히 심사를 통과하게 되기도 했다. 그는 1차대전과 2차대전을 모두 겪었으며, 2차대전이 끝나기 얼마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 전쟁통 속에서 느낀바를 토대로 <자유와 형식>이라는 책을 집필했다고 하며, 독일이 나치정권에 넘어간 뒤에는 그곳을 떠나 영국, 스웨덴, 미국 등에서 연구를 하고 강의를 했다고 한다.

캇시러는 우리에게 알려지길 이 책의 제목과 같은 논문으로보다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저서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흔히 캇시러 철학의 입문서로 일컬어지며 캇시러 자신이 스스로 쉽게 쓴 저서이기에 캇시러를 이해하는데 있어 제격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난 읽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인문학의 구조 내에서 상징형식 개념 외>라는 책을 통해 본 캇시러는 같은 책세상문고 고전의 세계 문고판으로 나온 딜타이의 <체험, 표현, 이해>라는 책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캇시러가 딜타이의 영향을 얼마나 받았는지는 모른다. 그의 생애에 있어 내가 알기로는 캇시러의 학위논문 통과에 딜타이가 약간 힘을 실어줬다는 사실 이외에는 아는 바가 없다. 하지만 어쨌든 나는 이 사소한(?) 사실을 알기 전에 두 책을 읽으면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둘다 이해하기 힘들었다는 것인데, 이상한 것은 그 '이해하기 힘듦'이 칸트나 헤겔을 읽을 때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면서 캇시러와 딜타이만은 동일했다는 점이다.

어쨌든 난 이 책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고, 기회에 된다면 다음에 또 읽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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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이 처음으로 보도된지도 상당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워낙에 사건자체가 많은 시민들을 자극하고 그들로 하여금 분노케 한지라 그 파장이 수그러들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수사과정에서 성폭행 당한 여중생들을 향한 밀양 경찰관들의 비인권적인 폭언과 수사방식이 국민들을 더욱 분노케했다.

사건은 이렇다. 자매가 포함된 여중생 몇 명을 경남 밀양의 학교 폭력조직 '밀양연합' 소속 41명이 1년간 집단 성폭행했다. 밀양시 3개 고등학교의 선 후배 사이라고 하는 이들 가해자 12명은 올해 초에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14살짜리 여중생을 만나 둔기로 때린 뒤 여인숙에 데려가 집단 성폭행했다. 또 이 장면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해 그녀의 동생과 사촌언니도 유인해 성폭행하고 금품을 강탈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 가해자는 지난달 말 경남 창원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여중생 두명을 유인해 20여명이 집단 성폭행 하는 등 지금가지 수명의 여중생을 상대로 성폭행했다. 성폭행을 당한 여중생 사이에는 수면제를 과다복용해 자살을 기도한 이도 있었고, 지금까지 산부인과 치료를 받는 이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수사하는 경찰이 성폭행당한 여중생을 불러다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여경과 대화하고 싶다는 이들의 의견을 묵살했고, 한 경찰은 이들에게 "내 고향도 밀양인데 너희가 밀양물 다 흐려놨다"라고 발언하고, 수사과정에서 이들이 가해자들과 가해자의 가족들에게 노출되도록 내버려둔 점 등이 비난을 사고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지난 토요일에서는 광화문에서 촛불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나 역시 경찰관의 수사과정에 분노했고, 무엇보다 엽기적인 사건의 가해자들이 비록 고교생이라 할지라도 강력처벌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중국철학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공자와 맹자를 비롯한 유가와 노자와 장자를 비롯한 도가도 있지만, 법가라는 무리가 있다. 법가의 대표적인 사상가는 한비자이며, 한비자 이전에도 맹자와 동시대 인물로서 '신도'라는 사람이 있었고, '신불해'와 '상앙'이 있었다. 한비자는 이들 세 학파의 주장이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하였고, 이를 종합하기에 이른다.

한비자는 법이란 펴서 널리 알린 문서로서 백성들은 이를 통해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게 된다고 했다. 일단 법이 공포되면 군주는 백성의 행동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어야 하며, 군주를 세를 갖고 있으므로 법을 어기는 자는 벌을 주고, 법을 잘 지키는 자는 상을 준다고 말한다.

"성인이 나라를 다스리는데 있어서, 백성들이 스스로가 착한 일을 한다고 믿지 않고, 다만 백성들이 나쁜 일을 하지 않게 만든다. 한 나라 안에서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은 열손가락 꼽기 힘들지만 백성들이 나쁜 일을 하지 않게 만들어 놓는다면 그 나라는 모두 잘 다스려질 수 있다. 다스리는 자는 대다수를 상대해야지 몇몇 사람을 위주로 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군주는 덕을 일삼지 않고 법을 일삼는다"

이 사건을 보는데 있어서 내가 한비자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이렇다.

맹자는 사람은 본래부터 선하다고 하며 성선설을 주장했고, 고자는 사람은 본래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는 성무선악설을 주장했으며, 순자는 사람은 본래부터 악하다고 하며 성악설을 주장했다. 참고로 한비자는 순자의 제자이다. 다만 한비자가 순자와 다른 점이라면, 순자는 인간은 본래 악하더라도 인위적인 교화에 의해 선해질 수 있다고 보았지만, 한비자는 인간은 원래 악한 상태로 있다고 하여 오로지 법에 의한 통치만을 주장했다.

나는 인간은 본래 선한 본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본래 선한 채로 태어난 것은 아니고, 자라면서 선한 본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악한 본성은 본래 있지 않고 외부적 요인에 의해 후에 생겨난다고 본다. 따라서 나는 성선설에도 성악설에도 성무선악설에도 공감하지 않는다. 굳이 셋중 하나를 고르라면 맹자의 입장이 될 터이다.

따라서 인간은 선한 본성을 지니고 있기에 살아가면서 이를 키워 선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수 있다. 하지만 선한 본성을 잃어버리고 악함을 후천적으로 얻게 된다면, 그는 다시 선한 본성을 되찾기가 힘들다고 본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들은 어떤 이유에서건 선한 본성을 잃었고, 악함을 얻게 되어 이와같은 엽기적인 사건을 벌였다고 본다. 이들은 사건이 만천하에 공개된 뒤에도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기는 커녕 도리어 내가 무엇을 잘못했느냐고 따지고 있다 하니 가히 이들의 악한 성질은 극에 달했다고 봐야겠다.

가해자들이 악한성질을 갖게 된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그 부모의 행실이 올바르지 못해 보고 배운 것이 그 뿐인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유유상종이라 하여 사귀는 친구들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 또, 어릴적부터 그를 통제하고 가르침을 주는 이가 없어 장시간 무방비로 각종 유혹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 어느 하나를 원인이라 보기에는 어렵고 언급한 것들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원인이 뒤범벅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을 것이다. 이는 본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사회의 잘못이다.

하지만, 사회의 잘못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모든 범죄는 사회적 원인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오로지 그 원인을 사회와 국가에만 책임지울 경우 개인은 언제나 무죄라는 울타리 속에 보호를 받게 된다. 분명코, 이들이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은 이들을 잡아주지 못한 모두의 책임이지만, 범죄가 성립되고 난 뒤에는 이들의 잘못을 덮어두기 어렵다. 오히려 한비자와 같이 법에 의한 강력한 처벌을 통해 이들을 다스려야 한다. 도덕적으로 교화시키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다.

따라서 나는 집단 성폭행 가해자가 비록 미성년자일지라도 전원을 모두 구속하여 법정에 세워놓고 강력한 처벌을 가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오늘 인터넷 신문을 보니 중국에서도 고교생의 여중생에 대한 집단 성폭행이 이뤄졌으며, 이들 고교생은 사형내지는 무기징역, 10-20년의 징역에 처했다고 한다. 나는 이들을 사형시키거나 무기징역을 가하자고 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가석방 없는 10-20년 정도의 징역살이 정도는 마땅히 가해져야한다고 생각한다. 그 징역의 과정에는 도덕적 교화작업이 포함될 것이다. 도덕적 교화를 어떻게 하느냐 하는 문제는 아래서 따로 다루겠다.

모든 강력범죄에는 강력한 처벌이 따라야 한다. 함무라비 법전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은 동일한 범죄에 대한 동일한 처벌까지 주장하지는 않지만, 그에 맞먹는 처벌을 가해야만 다시는 동일범죄가 발생하지 않는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가해자는 법의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며, 인권적 모욕을 가한 경찰관과 가해자의 가족 또한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덧붙이며...

1. 법과 도덕
나는 한비자에 동감하지는 않는다. 한비자는 인간은 선해질 수 없고 오로지 법에 의한 강력한 통치만으로 다스릴 수 있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법과 같은 강제적 제제는 필요하다. 바로 지금과 같은 경우이다. 그러나 이로 그쳐서는 안되고 이후에 인위적인 도덕적 교화의 과정이 추가되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친 뒤에도 선성을 다시 얻지못한다면 그때 포기해도 늦지 않다.

2. 궁형
성폭행 범죄자에 대해서는 궁형을 처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사기>로 유명한 사마천은 물론 성폭행으로 궁형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궁형을 받은 대표적인 유명인물이다. 궁형은 남성의 성기를 잘라내는 형벌로, 고대중국에서는 널리 행해졌던 가혹한 형벌 중 하나이다. 이를 성폭행범에 한해 도입하자는 것이다. 잘라내고 치료를 잘해줘서 죽지만 않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성기를 잘라낸다는데 성폭행 범죄를 행할 남자는 없을 것이다.

3. 도덕적 교화
선한 본성을 잃어버리고 악한 성질을 얻은 자에 대해 도덕적 교화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도덕적 교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 난 종교인은 아니지만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그 본성을 바꾸기 적절한 것은 종교가 아닌가 한다. 기독교든, 천주교든, 불교든, 이슬람교든 상관없다. 종교인과 가까이 하게 하여 마음 속에 진정한 종교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오늘날에도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널리 행해지고 있는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교화방법이다. 이와 더불어 책을 읽도록 한다.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책을 읽음으로써 깨우치는 바가 많고, 그 본성 또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이또한 오늘날 행해지고 있는 특별할 것 없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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