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살림지식총서 237
차병직 지음 / 살림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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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간 읽어온 살림지식총서의 다른 책들이 대체로 나에게 만족감을 안겨준데 비해 이 책은 좀 아쉬웠다. 책의 내용이 부실하다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방향의 인권에 대한 성찰이 아니었다고나 할까. 아마도 미리 이 책의 목차를 봤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약간의 실망은 느껴지지 않았을텐데.  

  어떤 하나의 주제를 바라보는 관점은 여럿이 있을 수 있다. 사형제에 관해서도 헌법의 관점이 있고, 실정법의 관점이 있으며, 철학적 관점이 있고, 정치적 관점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는 사형제뿐 아니라 인권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살림지식총서 <인권>은 법적인 관점에서 인권을 바라본 경우이다. 목차를 보면 인권에 관한 생각, 인권의 역사, 인권의 내용, 국제인권법, 인권의 현실과 미래 로 구성되어 있다. 딱 보면 법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인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내가 원했던 건 좀더 인문학적인 관점에서의 인권이었다. 인권위원회가 어쩌구, 역사가 어쩌구, 제도며 학회며 이런 것들보다는 인권에 대한 좀더 깊이있는 성찰을 원했던 것이다.

  저자 차병직은 이 바닥에서 꽤 오래묵은 인물이다. 사시합격후 강사활동을 하면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출판홍보위원장과 참여연대 현동사무처장을 거쳐 인권운동연구소 운영위원을 지내왔고, 현재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 법무법인 한결 구성원 변호사, 이화여자대학교 강사로 활동중이라 한다. 인권 문제에 대해 오래 고민해왔고, 그 바닥에서 활동한 인물인데 그의 꿈은 장차 미셸린 이샤이의 <세계 인권 사상사>보다 더 나은 책을 쓰는 것이라 한다. 이 책을 보진 않았지만 저자의 자신의 꿈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라면 확실히 검증된 책이고, 걸작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인권을 주제로 하여 역사적인 사실과 관련 내용을 압축적으로 종합한 책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미 고등학교 사회, 도덕, 세계사 교과서에서 한번씩 본 내용들도 있지만 좀더 내용이 풍부하다고나 할까. 내가 원한 방향에서 인권 문제를 바라본 책은 아니었지만 한번 쭉 훑어볼만한 참고할만한 책이다.

  살림지식총서의 이 얇은 시리즈들의 매력은 거기에 있다. 관련 주제들에 대해 이 책 한권이면 꽤나 깊이있는 상식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체계적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노트라고나 할까. 그래서 내가 살림지식총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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