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
엘리자베스 히키 지음, 송은주 옮김 / 예담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여기저기 클림트 열풍이다. 요 몇년전부터 시작된 클림트의 인기는 최근 개봉한 영화 <클림트>를 통해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클림트에 관한 책들도 많이 나왔다. 그간 나왔던 작품집이나 캘린더 말고도 2005, 2006년에 새롭게 나온 책들만 해도 '클림트'라고 검색했을 때 나오는 리스트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대략 그게 관한 책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01년 정도로 볼 수 있다. 유일하게 딱 한권 만이 1998년 출간이다. 그러니 2001년부터 시작된 그의 인기는 2006년인 지금까지 장장 6년에 걸쳐서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클림트로 검색했을 때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다빈치에서 나온 <클림트, 황금빛 유혹>이지만 2002년에 출간되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2006년 5월에 출간된 예담의 <클림트>가 가장 빠르게 독자의 손에 들어가는 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  지금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책은 예담에서 나온 <클림트>이며, 이 책의 판매량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를 하려한다.

  클림트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은 선택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이 책은 클림트의 진짜 생애도, 작품 세계도, 그와 관계한 여성의 삶도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아니 거꾸로 오히려 이 책은 그 모든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지만 책의 저자가 밝혔듯이 소설이다. 이 책은 소설 <클림트>이다. 작가의 머리 속에서, 작가가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해서 그의 생애를 허구의 세계 속에서 재현해본 것이다. 티비에서 실제 범죄 사건을 재현한 드라마라고 이해하면 될 듯 하다. 하지만 재현 드라마는 가상의 실제를 보게 해주긴 하지만 어느 것도 정확히 알려주지 못한다. 더군다나 이 소설은 가상의 실제를 그대로 재현했다고 보기도 어려운 추측성 소설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사실만으로 엮어 인물 클림트와 같은 책을 내는 것이 그를 제대로 알길 원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소설 간간히 삽입된 그의 그림과 그에 대한 가상의 설명은 그나마 이 책에서 뭔가를 얻을 수 있는 작은 부분이다. 본문을 보느니 차라리 중간중간 끼어있는 이 부분을 보는 것이 훨씬 낫겠다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한정되어있고, 한정된 시간 내에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하는 고민은 늘상 있기 마련. 한권의 책을 고르더라도 지적인 희열을 주든가, 확실하게 웃음을 선사하든가, 아니면 내면에 침잠하여 나를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주거나 기타 등등의 어떤 확실한 무엇인가를 제공해주어야 할텐데, 이 책은 그 어떤 것도 제공해주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실패작이다. 영화 <클림트>를 보고 그에 대해 알고 싶어 손에 쥔 책이었으나 내게 아무런 도움이 주지 못한, 시간만 빼앗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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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7-13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깃, 했는데 그랬군요. 유명세를 타서 어처구니 없는 내용을 엮는 것만큼 황당한 것도 없지요? 그런데 클림트는, 99년, 2000년만 해도 자료가 한국에는 그닥 없더니 월드컵을 전환점으로(월드컵과는 무관하겠지만 시기가 그래요) 여기저기 책들이 많이 나오는 추세입니다. 갑자기 왜 이렇게 여기저기서 클림트가 나오는걸까요.

마늘빵 2006-07-13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와 친밀한 한 분은 그의 그림 중 하나가 경매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이야기합니다만, 글쎄요. 정확한 원인을 모르겠어요. 클림트에 관한 책 다 검색해봐도 사실 그래요. 그 시기를 기점으로 해서 마구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어쩌면 이 책도 읽는 이에 따라서는 느낌이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전 사실이 아닌 것을 마차 사실인양 꾸미고 조작해서 실제했던 '그'를 만들어내는 거 같아 불쾌했어요.

하늘연못 2006-08-17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지족 2009-06-18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 어쩐지 쪽수가 많더라니... 사진은 몇장인지 알려주지 않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