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철학자들 - 도서관에서 뛰쳐나온 거장들 이야기
프레데릭 파제스 지음, 최경란 옮김 / 열대림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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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간에 대를 잇는 철학자는 없다. 철학자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자신의 혈통과 절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93쪽

아벨라르는 그녀에게 접근해 보려고 시도했다. 그는 이 촉망받는 아가씨의 교육을 심화하기 위하여 얼마간의 개인지도가 필요하다며 폴베르를 설득시키기에 이르렀다. 이렇개 해서 늑대는 양의 우리로 들어갔다. 그 순간의 육체적 폭발, 너무나도 오랫동안 억눌러진 체액의 해일, 그들의 육체적 결합의 격렬함을 묘사하는 데에는 '첫눈에 반하다'라는 표현은 충분치 않다. 누가 누구를 이끄는가? 책들이 구겨지고, 성가대 악보 받침대가 엎어진다...... . 아리스토텔레스의 글귀 위에 떨어지는 정액! 참으로 대단한 주해가 아닌가! -202쪽

엘로이즈는 지상에서 가능한 모든 부드러움과 모든 육체적 쾌락을 맛보았다. 애무뿐 아니라 구타까지 당하였다. 20년이 지난 훗날까지 엘로이즈는 아직도 식지 않는 감동에 복받쳐 무릎을 떨면서 지난날의 스승이자 연인인 아벨라르에게서 당했던 짜릿한 구타와 타박상의 추억을 이야기했다. -203쪽

"본질을 수호하고, 국가 내에서 우리 국민의 내적인 힘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자신을 희생시킬 수 있는 용기가 여러분 각자의 내부에서 한없이 커져나가기를 바라는 바이다! 여러분의 존재의 규칙이 하나의 독단적 교의나 사상이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의 지도자, 그 분 한 분만이 독일의 현재와 미래의 현실이며, 독일의 법률이다. 항상 보다 깊이 깨닫는 법을 배워나가야 한다. 차후 모든 일은 결단을 요구하며, 모든 행동은 책임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히틀러 만세!" (하이데거) -220쪽

"나는 눈물과 슬픔이 단지 여자들에게만 속한다고 생각하는 부류의 사람이 아니다" (데카르트)
"책을 읽을 때면, 그 책에 대한 경탄감이나, 적어도 몇몇 구절이 주는 감동이 번번이 눈물로 나타난다."(알랭)
"종종 나는 내 자신의 몸에서 벗어남으로써 스스로를 각성하게 된다"(알랭) -226-227쪽

사상가에게 죽음은 작업의 일부이다. 그것은 그가 남기는 마지막 저서의 마지막 자이 될 것이다. 따라서 임종의 순간을 망치거나, 그의 죽음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우리를 실망시켜서는 안된다. 죽어가는 철학자로부터 우리가 바라는 것은 어떤 스타일 또는 어떤 고귀함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마지막 순간에 철학자가 재치를 과시할 기분이 약간이나마 남아 있다면, 픽하고 쓰러지기 전에 후대에 선사해 줄 근사한 한 마디 말까지도 우리는 기대해본다. -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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