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여자
레몽 장 지음, 김화영 옮김 / 세계사 / 2008년 7월
품절


(전략) 나는 그에게 계속 눈을 뜨고 있으라고, 가능한 한 오랫동안 눈을 뜨고 있으라고 요구한다. 그것은 마치 해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너무 어렵다고 그가 말한다. 그래도 나는 우긴다. 내가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듯이 그가 나를 보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는 나를 바라본다. 그 눈길이 다정한 눈길인지 고통스러운 눈길인지 잘 모르겠다. 나는 그와 조용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독서의 장점은 그가 생각하듯이, 사랑의 장점과 그렇게 무관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그에게 설득시키려고 애쓴다. 그는 어쩌면 그게 맞는 얘기일진 모르나 지금 당장은 그가 나를 사랑하고 있을 뿐이라고 대답한다. 그는 그걸 알고 있고 확신하고 있따. 나는 내 얼굴 윤곽이 가물가물해지지 않도록, 목소리가 지리멸렬해지지 않도록 애를 쓰고, 바라보는 눈길과 입 밖에 내는 말을 또록또록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엉덩이에 두 손을 대고 있다. 그는 사랑의 저 절망적인 힘으로 나를 압박한다. (후략)-183-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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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10-02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는 의자 그림이 그려진 옛날 판형을 갖고 있는데, 표지가 새롭게 바뀌었군요.

마늘빵 2008-10-02 18:48   좋아요 0 | URL
옷 옛날건 모르는데... ^^ 판권을 보니 98년에 초판 나오고 2008년에 새로 나왔더라고요. 요고 재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