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전자와 사회생물학 (양장)
이상원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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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주년 기념판이 나왔으니 이 논쟁이 있은지도 벌써 30년이렸다. 30년간 서양에서 많은 학자들이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개념과 주장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눴고, 그 중에는 이기적 유전자론을 지지하는 주장도 있었지만, 이를 비판한 학자들 또한 적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상황에 따라 도킨스와 함께 할 수 있으면서도 '이기적 유전자'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스티븐 제이 굴드가 있다. 그는 다윈의 후예라는 점에서 도킨스와 같지만, 생물학적 결정론이 유전자 결정론으로 모습을 바꿔 등장하는 것을 목격하고, 이것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우려한다. 생물학이 사회학의 영역에 발을 들여놨을 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현재 서울시립대 강의교수로 재직중인 이상원 교수는 <이기적 유전자와 사회생물학>이라는 얇은 책자를 통해서 그간에 논의되어온 이기적 유전자 논쟁에 대한 정리를 시도하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함의하고 있는 바가 무엇이고, 그것이 왜 비판을 받는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먼저, 도킨스의 프로필과 기본적 관점을 살펴보고, <이기적 유전자>에 드러난 그의 주장들을 하나하나 우리말로 더 쉽게 풀어준다. 도킨스는 스스로 책을 매우 쉽게 썼다고 하고, 또 그러한 것이 사실이지만, 해당 분야에 대한 기본적 지식이 없는 나같은 이는 심정적으로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더 쉬운 해설서가 필요하다. 이 책은 도킨스의 이론에 대한 해설역할을 해줄 뿐 아니라 그간의 비판점까지도 담아내고 있어 '이기적 유전자'에 관해 정리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7장 생물학적 결정론과 사회생물학, 8장 과학의 이데올로기적 성격 부분은 특히나 '이기적 유전자'를 생물학적 결정론, 사회생물학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를 살펴보고, 그것이 하나의 이데올로기로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를 알아본다.

  "사회생물학은 사회성 동물의 행동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주장 자체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그런 유전 결정론적 구도 안에 우리 인간 종마저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촉발되었"으며, 인간의 모든 행동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면, 지금의 사회적 위치는 자연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므로 우리는 받아들여야 한다. 예를 들자면, 남녀차별이나 사회적 신분차, 계급, 불평등의 문제, 가부장제, 엘리트주의, 인종차별 등등의 모든 것들이 자연에 의해 불가피한 것이 되므로 생물학은 이데올로기로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사회생물학자들은 인간의 행동을 유전자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바라보는데, 인간의 삶은 단지 유전자뿐 아니라 문화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 것이며, 그 어떤 것도 우리 개개인의 삶을 결정짓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의 생물학적 특성, 특히 유전자가 우리의 삶에 심오한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와 유전자에 의해서 우리의 삶이 결정된다는 이야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라고 결론내리고 있다.

  <이기적 유전자>는 1판이 번역된 이래 엄청난 판매량을 보여왔다. 베스트셀러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며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개정판이 나오고, 15년판이 나오고, 이제는 30년 기념판까지 나왔다. 도킨스는 스스로 개정판이라 하여 자신의 처음의 이론에서 달라진 것은 없으며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문장을 고치고, 예를 첨가하는 수준에서 머물렀다고 말했다. 그가 그만큼 거만하게 구는 것은 나름대로 이론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있기 때문이겠지만, 수많은 과학자들과 인문/사회학자들의 그의 이론에 대한 비판은 각기 나름의 메세지를 전해주고 있다. 이 책으로 어느 정도 기본은 파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정리과 비판에 관한 내용이 그다지 깊이있진 않으므로, 나같은 입문자가 아니면 권하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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