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도 너무 길다 - 하이쿠 시 모음집
류시화 옮겨엮음 / 이레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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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숯도 한때는

흰 눈이 얹힌

나뭇가지였겠지

시를 좋아하는 울 엄마 집에 있던 이 책을 뒤적이다 만난 구절이다. 이런 구절을 볼 때마다 '시인의 눈'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짧은 한 구절이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사실에도...

이 책으로 하이쿠에 대해 처음 알게 됐고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서점에서 보면 하이쿠 시집이 더러 있지만 이 책이 제일 깔끔하고 좋다. 다른 책들은 시 한구절을 적고 그에 대한 해설을 함께 싣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책은 시를 읽고 음미하는데 방해가 된다. 시에 대한 해석은 자신의 마음에 와 닿는대로 느끼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수능을 보는것도 아니고...이 책에는 뒷편에 작가에 대한 해설이 실려있다. 해설을 읽고 나면 작가의 마음이나 의도를 알수 있는 점이 있긴하다.

류시화씨의 책을 별로 읽어보진 않았지만 이 책의 번역도  현대적이면서 감성적이고 편집도 깔끔하게 되어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나도 한 번 하이쿠를 써볼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나에겐 한 줄이 너무 짧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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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부모는 자신의 행복을 먼저 선택한다
신의진 지음 / 갤리온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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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주문해서 도착한 책 표지를 보고 순간 움찔했다. 자식의 행복을 먼저 생각한다? 책을 잘못 보고 주문했나 하는 마음이 스치며 머리를 흔들고 다시보니  '자신의 행복' 이다. 정말 한끝차이가 이리도 크군.

저자의 여러 책을 보았지만 이 책 또한 와닿는 점이 많다. 

책 중간에 여러가지 엄마들의 유형을 제시해 놓았는데 나를 다시 점검해보게도 된다. 역시 난 좀 어리고 화도 잘 못참고, 공감도 잘 못해준다....요즘 많이 나를 들여다보게 되는데 나의 고민거리와 방향이 맞았다는 생각도 든다. 요즘 계속 드는 생각은 '대물림'을 끊어야 한다는 거다. 내 안의 상처들을 인정하고 부모를 이해하고 내 맘이 편해지면 아이에게도 너그러워지겠지.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자신의 행복이 곧 자식의 행복으로 이어짐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아이에게 항상 긍정적인 기대를 품고, 아이를 신뢰하면 아이는 그것을 거름으로 쑥숙 잘 자랄것이다. 80점짜리 부모가 되라는 말 읽기만 해도 위로를 준다. 늘 자신의 부족함만 들여다보면 아이에게도 너그럽지 못할테니까

육아에 지친 엄마들, 자신이 없는 엄마들이 이 책을 읽고 위안을 얻고 자신을 알아가며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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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남편은 회사에서 바다 낚시가고 적적한 우리들은 '마음이'를 보러갔다.

영화만 보면 몰아지경에 빠지는 큰 애와 영화를 좋아하는지 팝콘을 좋아하는지 헷갈리는 둘째와 함께 감동적이라는 평을 믿고 갔으나...

마음에 남긴 남는 영화이지만 폭력성에 대한 불편한 마음만 남았다. 

전체 관람가 영화에서 이래도 되는건지. 폭력에 너무 둔감한 건 아닌지. 양아치 두목이 나오는데 해도해도 너무했다. 물론 그런 사람도 실제 있겠지만 아이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어 무엇이 좋은지 모른겠다.나중에 아이를 물에 빠뜨려 죽이려고 할때는 정말 만든 사람에게 욕이 나왔다. 옆자리의 꼬마는 계속 무섭다고 울고 아빠에게 매달리더니 결국 중간에 나갔고 소심한 큰 애도 영화보고나서도 그 아저씨 무섭다는 얘기만 한다.

물론 '마음이'는 연기하는 것도 신통하고, 안스럽기도하고 평소 개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저런 개있으면 키워보고 싶다' 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충성과 희생의 대가는 ...동물에게라도 맹목적인 사랑을 강요하는 것도 불편하다.

영화는 집나간 엄마가 돌아오는 것으로 끝이 난다. 동생이 죽고 마음이가 죽어도 집나간 엄마만 돌아오면 된다는 생각인가...하는 반감도 들고 집 나간 엄마는 왜 꼭 돌아와야하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현실에서는 집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엄마가 더 많지 않을까. 그런 아이들에게도 희망을 주어야 하지않을까 ...마음이가 옆에서 함께 해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음이가 엄마보다 낫다는 말은 못하겠지만. (사실 영화에서는 마음이가 차라리 엄마보다 낫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마지막에 아이의 상상속에서 죽은 동생과 마음이를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멋모르는 다섯 살 둘째는 '동생이랑 마음이가 살아났어?' 하며 좋아했다.  

무엇이 진짜 감동을 주는 것인지...안스러움을 극단으로 몰아가 눈물을 빼야 하는건지 (물론 나도 여러 장면에서 눈물이 나긴 했지만 ) 하여간 여러모로 불편한 영화였다. '마음이' 역을 열연한 '달이'에게는 미안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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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수 시에 붙인 노래들 - 백창우 아저씨네 노래창고
백창우 엮음, 굴렁쇠아이들 노래 / 보림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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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수님의 시에 백창우님이 곡을 붙인 아름다운 노래들...

가사와 곡이 너무 아름답고 잘 어울린다.

'감자는 아픈 몸 흙을 덮고 자네... 달빛이 내려와서 입맞춰주고있네'

단조의 '씨감자'를 들으면 가슴이 아리다. 이외에도 일제 시대의 아픔을 느낄수 있는 곡들도 많아 저절로 역사 공부가 되기도 한다. 물론 '고향바다'  '염소' '자두'같이 신나고 재미나는 곡들도 많지만.

우리 식구들이 제일 좋아하는 곡은 '개나리'이다.

'개나리꽃 들여다 보면 눈이 부시네 노란빛이 햇살처럼 눈이 부시네

잔등에 후끈후끈 땀이 배인다 아가, 아가, 내려라 꽃 따줄께

아빠가 가실 적엔 눈이 왔는데 보국대 보국대 언제 마치나

오늘은 오시는가 기다리면서 정거장 울타리에 꽃만 꺾었다'

애들 아빠는 이 노랠를 부를 때마다 매 번 ''후끈후끈 달아오르네"라고 잘못 불러 나의 눈총을 받는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cd두 장에 반복되는 곡이 있다는 점인데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않으니 넘어간다.

우리는 주로 차에서 듣는데, 먼길을 갈 때 온 가족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길이 지루하지않다. 사실 부담감을 가지고 영어 노래나 영어 동화 테이프를 틀어 줄때도 있지만 역시 즐거운 것은 우리 노래를 함께 부를 때이다. 아이들의 풍부한 정서가 '글로벌 리더쉽' 못지 않게 중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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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
권윤덕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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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것은 즐겁다.

독특한 화풍과 색채에 눈이 즐겁고,  소심하고 외로운 아이가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가 아이들과 어울린다는 내용에 마음이 즐겁고 우리 작가의 책이라는 사실에 생각이 즐겁다.  

사실 난 고양이를 싫어한다. 쓰레기를 뒤지면서도 늘 혼자 고고한 척 걷는 모습도 마음에 안들고, 언듯 엿보이는 야수성이 섬뜩하기도 했다. 그런데 언젠가 '나 자신을 묘사하는 말은?' 이라는 질문에 나도 모르게 '고양이'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왜일까...이 책에서도 고양이에 대해 '우리집 고양이는 깍쟁이예요. 불러도 오지 않고 안아주려고 하면 도망가고 얼굴을 마주하면 눈을 감아 버려요' 라는  말이 나온다. 내가 그런가...?

어쨌거나 이 책 속의 아이는 고양이와 하루를 보낸다. 여기저기 숨기도 하고, 꽃 냄새를 맡기도하고 멍하니 밖을 내다보거나 함께 엄마도 기다린다. 무서우면 이불을 뒤집어 쓰기도 하고...고양이는 늘 그런 아이를 따라한다.  

그러던 아이가 어느 날 고양이를 따라 하기로 마음 먹는다.   

고양이처럼 깜깜한 창밖을 찬찬히 살펴보는 거야. 그래도 무섭지 않아. 

고양이처럼 높은 곳에 올라가 먼 곳을 바라보아. 모든 것이 다르게 보여

고양이처럼 몸도 크게 부풀리고 마음도 크게 부풀려. 어떤 것도 겁나지 않을 만큼.

아이는 밖으로 나가 아이들과 어울린다.

고양이처럼 빛나는 눈빛이 되어 뛰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덮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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