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불과 몇 년 전에 이런 시대도 있었다.

  트위터가 아직은 사그라들지 않아 핫하던 시절, 名士의 일거수일투족, 생각 하나하나를 실시간으로 받아보고 전파하던 그런 때였다.

  정권의 질식성에 대한 반정립이 새로운 민주주의의 형상을 모색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어리석고, 또 잘 속는다.


  강준만 교수가 추린 '멘토'라는 사람들은, 시간의 놀라운 힘으로, 책이 나오고 겨우 6년이 지난 지금, 포르투나(fortuna)의 이런저런 시험에 직면해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저마다의 천성과 밑천, 비르투(virtu)를 드러내며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글 쓰는 기계', 강준만 교수의 순발력과 부지런 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포퓰리즘에 대한 반이분법주의 문제의식에도 공감하지만, 너무 재발랐던 책이 아니었나 싶다.


  여하간 당시에는 비슷비슷한 필진 혹은 대담자들-'멘토들'-로 조합된 유사한 책들이 쏟아졌는데, 그 중에서도 제목빨이 유난한 이 책은, 바로 뒤에 나온 『안철수의 힘』을 예비하는 책으로, 실은 안철수를 띄우기 위한 목적이 깔려 있었던 책이다. 분량과 내용 면에서 제일 앞 안철수 꼭지가 가장 자세하기도 하지만, 당시엔 위 멘토들과 안철수의 관계가 정리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대중 죽이기』나 『노무현과 국민사기극』과는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고 말았다(『강남좌파』는 차라리 여전히 유효한 독자적 기여가 있다고 본다).


  기계적 극중주의로, 의도와는 달리 뺄셈만 하다가 갈 길을 잃고 서글픈 신세가 된 안철수를 망치는 데, 강준만도 조금은 기여하였다고 하면 과장일까.





  어제를 돌아본다는 의미에서, 이제는 상당수가 그 역사적 역할을 다하고 퇴장한, 인용 문헌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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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지은이의 『엄마, 이렇게 말해주세요』가 꽤 좋아서 읽어 보았다.

  이번 책도 곰곰이 생각하여 볼 만한 실용적인 내용이 많았다. 만화도 귀엽다.


  그런데 이 분은 부모의 성역할과 아이의 성차를 주어진 것으로 고정하여 놓고 있다.

  대부분의 육아 책이 그렇기는 하다.

  그러한 접근이 효율적(?)일 수는 있겠지만 아쉽기도 하다.

  찾아보니 70년 7월 12일생으로 나이가 그렇게 많으시지는 않다.

  블로그 https://ameblo.jp/heath-lab/

  Webinar 사이트 http://webinar-woman.com/archives/instructor_info/takeuchi

  아기는 아기일 뿐, 딸이나 아들인 것을 의식하여 대하게 되는 경우는 아직 많지 않은데, 그래도 이런저런 환경에 은연하게 영향받는 것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겠지.

  남자아이인 조카와 비교해 보면 처음부터 다른 면들이 있는 것도 같고.

  개인차와 성차를 구별해내며 성중립주의와 성인지적 관점 사이의 균형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5월에 다른 책이 또 번역되어 나왔다. 일본어 책은 모두 검색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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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 국민작가, 메이브 빈치의 유작.


  저마다의 다채로운 삶 가운데도 보편적 진실이 있고, 그것을 깨닫게 하여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는 거리와 용기를 주는 것이야말로 문학의 힘이자 가치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책. 세상 어디선가 소중한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누구라도, 책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명징하고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일주일 '속에', 혹은 그 일주일을 '위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오롯이 응축되어 있어 지혜롭고 친근한 할머니의 넉넉한 여운과 깊이가 느껴진다. 시종일관 따뜻하면서도 간결한 격려와 위로에, 읽는 내내 미소 어린 눈물이 났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너무 자주, 많이, 따뜻하게 울었다. 우리 삶의 연관을 떠올리며 이렇게 많이 감동하고, 운 책도 오랜만인 것 같다. 책을 권해주신 분이 흐뭇하게 생각나기도 했다.

  메이브 빈치께서 2012년 자연으로 돌아가셨을 때, 그 분 책에 울고 웃었던 얼마나 많은 아일랜드인들이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양 슬퍼하였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책장을 덮으며 참 좋은 사람들과, 전에 갖지 못하였던 편안한 휴식을 누렸다는 충족감이 들지 않는 독자는 없을 것이다. 아일랜드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독자도 드물 것이다. 메이브 빈치는 분명, 아일랜드에 큰 선물을 안기고 떠나셨다.


덧1) 우리말 번역본 책 표지는(특히 창 밖 풍경은) 책이 그린 아일랜드 풍경과는 살짝 어긋나 있다고 느껴진다. 2012년에 나온 영문본 표지와 같이 '겨울'바다를 조금 더 스산한 톤을 섞어 그렸어야 하지 않나 싶다. 지금의 표지는 계절을 오해하게 할 수 있다.


문학동네 등 출판업계 관계자 분들을 위한 덧2)

이 좋은 소설가의 작품 중 『그 겨울의 일주일』은 한국에 처음 소개된 책이다. 그것도 첫 작품 출간 후 40년이 다 되어가는 2018년이 되어서야... 부디 많이 읽혀 다른 책들도 번역되기를 바란다. 저 아래 목록은 출간일 순.


덧3)

위키피디아 "Maeve Binchy" https://en.wikipedia.org/wiki/Maeve_Binchy

메이브 빈치 부고

  (가디언) https://www.theguardian.com/books/2012/jul/31/maeve-binchy

  (뉴욕타임즈) https://www.nytimes.com/2012/08/01/books/maeve-binchy-writer-who-evoked-ireland-dies-at-72.html 


메이브 작품 목록 참고자료

https://www.bookseriesinorder.com/maeve-binchy/

https://www.thriftbooks.com/a/maeve-binchy/19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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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준환 전 국립수목원장님의 『다시, 나무를 보다』에 이은 따끈따끈한 신간.

  나무의 마음, 숲의 숨결, 우주의 음악을 들려주는 장엄하고 따뜻한 사유.

  켜켜이 얹힌 사진들도 멋져, 우주 자연에서 뭉치어 나온 지 반 년 남짓 되는 딸이 아빠가 책 보는 옆에서 관심 있게 본다.

  경향신문에 연재하셨던 「신준환의 꿈꾸는 나무」를 모으셨다.





  다음은 『행복한 나무』에 인용된 책들 + α






  환경, 생태 분야 책을 주로 내는 지오북 출판사도 흥미롭다. 모아놓고 보니 아는 책이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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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꽃이 펑! 사계절 아기그림책 9
황 K 글.그림 / 사계절 / 201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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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참 귀엽다. 『사과가 쿵!』 +『달님 안녕』이 섞인 느낌^^; 유아 책의 공통된 플롯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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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 2018-12-25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점을 하나 늘렸다. 언급한 두 책의 아류 정도로 생각한 건 큰 오산이었다. 아기의 최애 책 중 하나로 등극했다. 특히 새싹이 포로록 올라와 아기꽃이 펑 하고 피어나는 순간이 경이로운지 입으로 펑펑 소리를 내면서 계속 앞뒷면을 왔다갔다 넘겨본다. 윙~ 벌과 짹짹짹 참새에 팔랑팔랑 나비가 나오는 것도 좋고, 달님까지 나와 하품을 한 뒤 함께 새근새근 잠드는 설정도 좋다. 아기꽃이 이쁜지 책에다 뽀뽀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