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한길그레이트북스 91
장 자크 루소 지음, 김중현 옮김 / 한길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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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의 미완성 유고입니다. 당대 시민들로부터 배척받았던 루소의 외로움이 느껴집니다. 『인간불평등기원론』에서 루소는 스스로 "철학은 인간을 고립시킨다"고 쓰기도 했는데, 에드가 앨런 포를 빌려와 『고독한 산책자의 "우울한" 몽상』이라고 제목 붙여도 될 법한 글입니다. 루소는 평소에 악보 필사와 식물 채집을 하며 마음을 달랬다는데, 다섯 아이를 고아원에 보낸 일과 관련한 해명도 나오고 아무튼 세상으로부터 왕따 당한 이의 체념기이자, 마음 평정기입니다. "나는 오로지 진리에 따라 살려고 노력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 당신들은 나를 미워하느냐?"는 것이지요. 재미삼아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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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계약론 외 범우고전선 6
J.J.루소 지음 / 범우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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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위대한 텍스트입니다. (요즘 한창 뜨는 『레미제라블』만큼이나)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절제된 문장에 꿈틀거리는 민중의 참상에 대한 의분과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에로 향한 이상이 깊은 울림을 줍니다. 지금 읽어도 그렇습니다. 저는 특히 '사회계약론'이 더 좋았고, 읽으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는데, 펜의 힘이 이렇게나 세다는 것을 다시금 절감했습니다(단, 세상에 좋은 글들이 넘쳐나도 사람들이 안 읽으면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이 함정). 실제로도 『사회계약론』은 『에밀』과 더불어 1762년 당시에 금서로 지정돼 발행 및 판매가 금지되었고(읽어보니 그럴 만도 하겠다 싶습니다), 루소에게는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는데, 1765년에는 대중들이 신변의 위협을 피해 도피 중이던 그의 집을 찾아가 돌을 던지고 박해를 가하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민중의 편에 서고자 했던 자신의 사상이 바로 그 민중들에게조차 배반 당했다는 비애가 루소를 힘들게 했지만, 어쨌든 그의 급진적 민주주의 이론은 1789년 '인간과 시민의 권리에 관한 선언'에 대부분 그대로 흡수되었고[제1조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권리에 있어서 자유롭고 평등하다.", 제3조 "모든 주권의 원리는 근본적으로 국민(인민peuple)에게 있다.", 제6조 "법은 일반의지의 표현이다." 등] 근대 민주주의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흥미로웠던 대목 하나만 소개하겠습니다. 그것은 국가가 오랫동안 존속하고 법률이 끊임없이 새로운 활력을 받으며 유지될 수 있으려면 그 어느 누구도 폐지하거나 연기할 수 없는 고정된 대중집회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루소는 정부가 강력해지면 강력해질수록 주권자가 그만큼 더 자주 집회를 열어야 한다고 합니다. 대중집회야말로 정치체를 지키는 방패이고 정부를 구속하는 고삐라면서 집회가 형식과 절차를 덜 요구할수록 정부의 월권을 방지하는 데 더 큰 효과가 있다고 루소는 주장합니다. 사람들은 시민으로서 집회를 여는 동시에 행정관으로서 집회를 열게 됩니다(이른바 '치자 피치자의 동일성'과도 맥락이 닿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집회는 어느 시대에서나 통치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고 따라서 그들은 시민들이 집회를 열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온갖 배려와 반대, 방해와 약속 등을 다 동원합니다. 하지만 시민들이 그렇게 욕심 많고 비겁하고 무기력해져서 자유보다도 안일을 더 좋아하게 되면 점점 커지는 정부의 압력에 오래 견딜 수가 없고, 결국 주권은 소멸하고 국가도 수명을 채우지 못한 채 와해되어 멸망하고 만다고 합니다. 누군가가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고 말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국가의 운명은 이미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선조들인 그리스, 특히 규모도 크고 인구도 많았던 로마에서도 일주일에 수차례씩 일상적으로 집회를 열었는데 상상력의 범위를 좁히고 있는 것은 우리의 무기력과 편견일 뿐이라면서 자유와 권리가 소중하게 여겨지는 곳에서는 약간의 불편쯤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좋은 국민, 좋은 법률은 더 좋은 법률을 만들어 내지만, 나쁜 법률은 점점 더 나쁜 법률을 낳는다는 것입니다.

『인간불평등기원론』은 사회적 불평등의 근원을 사유재산제도에서 찾는 글로서 루소의 자연주의적 면모가 엿보이는 글입니다. 로크도 『인간 지성에 관한 시론』에서 사유(私有)가 없는 곳에 범죄도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요.

어찌되었든 간에, 우리도 인류의 이성과 선의를 믿으며 묵묵히 정진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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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프랑스 상징주의의 주축을 이루는 세 시인의 작품 선집을 달아 읽어보았습니다. 번역시를 읽을 때마다 ‘詩의 번역’이란 것이 과연 가능한 기획일까 하는 회의가 드는 건 사실이지만, 역자들의 고투가 느껴집니다. 김화영 교수님은 꼼꼼한 주석을 다셨고, 김현 교수님의 번역도 매끄럽게 잘 읽힙니다. 프랑스어를 공부해서 원문으로 읽고 느끼고 싶은데 그럴 능력이 없는 것이 아쉽네요. 드뷔시가 말라르메의 시들을 음악으로 만들기도 했지요. 저는 일단 랭보가 끌립니다. 대학 다닐 때 윌리스 파울리, 『반역의 시인 랭보와 짐 모리슨』(민미디어. 사람들에서 2011년에 다시 나옴)을 읽어보기도 했는데, 시중에 이들 세 시인에 관한 책은 상당히 많이 나와 있습니다. 클로드 장콜라, 정남모 옮김, 『랭보 - 바람구두를 신은 천재 시인』(책세상)이 좋은 평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아그네츠카 홀란드 감독의 1995년 영화, 《토탈 이클립스》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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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미술사 - 중세 시대의 건축.조각.회화
박성은 지음 / 대한기독교서회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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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유익한 책입니다!!! 그리 두껍지 않은 이 책의 정가가 18,000원으로 좀 비싸긴 합니다만, 충분히 그 값을 하고도 남는 책입니다. 스퀸치/펜던티브 공법, 늑재 궁륭(rib-vault), 플라잉 버트레스(flying buttress)와 같은 건축기법들을 도면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고, 도상학적 접근을 통해 중세 기독교 미술이 어떻게 고대 그리스, 로마 미술로부터도 많은 것을 빚지고 있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줍니다. 다른 시기에 비해 중세 시대 미술에 관하여는 저도 갈증을 많이 느꼈는데, 유럽 여행 가시기 전에 이 책으로 중세 조각과 회화의 기본적인 특징을 잡고 건축상의 비잔틴, 로마네스크, 고딕 양식을 일별하시고 나면 여행이 한층 즐거워지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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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39] 모짜르트 - 플루트 협주곡 라장조 K.314
한국악보연구회 / 태림출판사 / 198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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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C major의 오보 협주곡이었던 곡을 플룻용으로 고친 것으로, 작품번호를 동일하게 314번으로 매깁니다(그렇게 된 것은 실은 원곡인 오보 협주곡이 1920년에야 발견된 탓으로, 모짜르트의 작품을 분류한 쾨헬은 그 전인 1877년에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참고로, 쾨헬도 빈 대학 법학 박사 출신입니다.). 모짜르트는 플룻이라는 악기 자체를 지지리도 싫어했던 모양인데, 이 곡 자체는 화사하고 생기 넘칩니다. 3악장의 첫번째 주제가 모짜르트의 징슈필, '후궁으로부터의 탈출 Die Entführung aus dem Serail (KV384)'에 나오는 Blonde의 아리아에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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