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포터
크리스 누난 감독, 르네 젤위거 외 출연 / 유케이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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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래빗 읽고, 베아트릭스 포터 전기를 읽고, 베아트릭스 포터 전기 영화를 보는 3단 콤보 완성되었다. 개인적으로 피터 래빗은 그냥저냥그랬다. 아마 내가 동심이 없어졌던가 나의 시선이 너무 비판적이던가 아니면 둘 다 던가. 베아트릭스 포터의 전기였던 베아트릭스 포터의 정원은 대충 어떤 삶을 살았겠다는 느낌을 받았던 책이었다. 영화 미스 포터는 책 2권의 실사화인데, 그 때 당시의 전반적인 시대 상황을 보았을 때 베아트릭스 포터가 자신의 편집자였던 노만 워른과 사랑에 빠지고 노만의 죽음 이후 윌리엄 힐러스와 결혼하게 된 전반적인 상황을 공감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당시 여성에 대한 차별로 딱히 결혼을 원하지 않는데 강제로 마음에도 들지 않는 남성과 결혼을 하라고 하는 어머니도 싫었을 것인데, 노만 워른이나 윌리엄 힐러스가 자신의 재능을 인정해주니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싶다. 다만, 영화 자체가 너무나 평이하게 흘러가서 별 재미가 없다. 가족과 미스 포터의 갈등을 더 제대로 보여주거나 미스 포터가 동화 작가로 성공한 내용 내지는 그 시대를 사는 능력있는 여성으로서의 미스 포터의 삶을 보다 극적으로 보여주었다면 보다 좋은 영화라는 평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의 리뷰 몇 개를 읽어보니 배경이 상당히 아름다워서 취향저격된 사람도 있던데, 베아트릭스 포터가 정원을 그리는 부분 같은 경우 상당히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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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트릭스 포터의 정원 - 피터 래빗의 작가
마르타 맥도웰 지음, 베아트릭스 포터 그림, 김아림 옮김 / 남해의봄날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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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토끼의 해라서 토끼가 나오는 동화책 피터 래빗을 읽고 관련 글을 써야만 하는 일이 있었다. 원고를 쓰기 위하여 피터 래빗을 읽은 후 피터 래빗의 창조주 베아트릭스 포터의 삶에 대해 쓴 베아트릭스 포터의 정원을 읽게 되었다. 베아트릭스 포터의 정원은 전반적인 베아트릭스 포터의 일생에 대해 기록이 되어 있는 기록물인 것은 맞지만, 베아트릭스 포타가 사후 자신에 대해 기록이 되어있는 모든 기록품을 없애달라고 한 유언 때문인지 몇 가지 부분은 '그렇다고 하더라' 내지는 '이런 기록이 있었다던데 없더라'로 쓰인 부분도 있었다.

베아트릭스 포터의 집 자체가 꽤 부유한 편이었던지 어렸을 때부터 가정교사가 상주하여 프랑스어, 독일어와 함께 여러 교육을 받았으며 그림에 소질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스스로 균류에 대한 논문을 쓸 정도로 관찰력이 뛰어났기에 여성에 대한 차별만 없었다면 베아트릭스 포터는 피터 래빗의 창조주가 아닌 찰스 다윈 같은 초기 동식물학자로 유명한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베아트릭스 포터가 살았던 19세기 중후반과 20세기 초기만 하더라도 여성에 대한 차별은 매우 심각하여 베아트릭스 포터가 쓴 균류에 대한 논문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학회에서 직접 발표를 하지 못하고 친척 남성에 의해서 발표가 되었다고 한다. 베아트릭스 포터가 페미니스트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지만 뭔가 이 쓰레기 같은 상황에 대해서는 맘에 들지 않았을 것 같다.

베아트릭스 포터는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좋아하여 집에서 꽤 많은 동물을 키웠던 것으로 적혀있지만 그 동물 가운데 몇몇은 불법으로 밀수된 동물이었다고 하니 딱히 집안 자체가 동물권에 관심 있는 집은 아니었던 것 같다. 베아트릭스 포터의 동화 중에서도 몇몇 부분은 종 차별주의적인 묘사가 눈에 띄기는 했다. 다만, 동식물에 대한 그림을 계속 그리고 관찰을 하다 보니 급진적인 동물권 활동까지는 아니지만 환경보호운동의 일환으로 개발 위기에 놓인 땅을 구입하여 개발 자체를 아예 하지 못하도록 했다. 7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의 땅을 환경보호단체인 내셔널 트러스트에 기증을 했다고 하니, 열혈 동물권 활동가는 아니더라도 열혈 환경보호 활동가는 맞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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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위대한 도약 - 크리에이티브의 불확실성이 기회가 되기까지
로렌스 레비 지음, 강유리 옮김 / 유엑스리뷰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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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풀네임보다는 '픽사'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이 기업은 조지 루카스의 영화사 루카스필름의 컴퓨터 부분 부서였다. 루카스의 이혼소송 때문에 급전을 만들 목적으로 실사 촬영 영화 장면을 디지털화하고 특수효과를 입히는 맞춤형 컴퓨터를 개발하는 부서와 컴퓨터그래픽으로 단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애니메이션 부서를 스티브 잡스에게 판매한 것이 픽사가 되어버린 것이다. 루카스의 이혼 소송이 아니었더라면, 루카스가 여유자금이 있었더라면 우리가 아닌 픽사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참고로 이 책의 주인공은 스티브 잡스가 아닌 변호사 경력이 있는 기업인 로렌스 레비이다. 로렌스 레비는 스티브 잡스에게 스카우트가 되어 픽사의 최고재무책임자가 되어 사업전략 담당과 IPO를 추진하는 역할을 한다. 스티브 잡스는 어쨌거나 실리콘밸리 성향의 기업인이었기에 픽사의 3D 애니메이션보다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수익적인 면에서 더 효과와 효율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결론적으로 픽사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같은 회사가 아닌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문화산업으로 나아간다. 이 부분은 로렌스 레비의 판단일 것이라 생각하는데, 재무적인 측면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보다는 애니메이션이 더 사업성이 강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스티브 잡스를 설득한 그의 판단력이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픽사가 성공한 기업이 되기까지 여러 고난과 어려움이 있었다. 심지어 로렌스 레비가 픽사에 합류할 당시 스티브 잡스가 픽사에 개인 돈 5천만달러 정도를 투자 했음에도 적자가 지속되었고, 뭔가 수익이 날 만한 상황이 전혀 없었다. 그나마 디즈니와 계약한 애니메이션 제작건(그게 바로 토이스토리)과 대규모 영화에나 필요한 이미지 랜더링 판매 건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니 사실 연명도 아니고 그냥 적자기업이었다. 로렌스 레비는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픽사의 첫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를 보고 사업성이 있으며 성공하게 될 것임을 예상하게 되었고 스티브 잡스를 설득하여 픽사가 애니메이션 기업으로 전환을 하게 된다. 픽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사회에서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스토리 제작팀 존 라세터 사단을 믿고 일을 맡겼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연극, 뮤지컬 같은 문화 산업의 근본적인 힘은 바로 스토리 제작팀의 창조성이 대중에게 공감을 얻고 예술성을 보여주면서도 그 창조의 원천을 잃지 않는 것이다. 픽사 이사회가 스토리 제작팀을 믿지 못했다면 아마 우리가 아는 그 픽사의 애니메이션을 없었을 것이다. 픽사가 위대한 도약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근본이 되는 것을 지켜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평은 상당히 많이 엇갈린다. 성공한 기업가이지만 성격이 매우 괴팍하고 친딸을 인정하지 않아 소송까지 거는 그의 행동을 보며 '미치광이 천재'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수도 있다. 픽사, 위대한 도약의 저자 로렌스 레비의 시선으로 본 스티브 잡스는 어찌되었더나 기업에 대한 책임감이 매우 강한 사람이고 명확한 이유와 근거로 말을 하면 수긍을 하고 설득이 되는 사람이었다. 스티브 잡스라는 사람이 괴팍하다는 평을 얻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명확한 이유, 근거, 계획 없이 스티브 잡스를 설득하려다 실패하고 독설을 얻은 사람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스티브 잡스는 적을 꽤 많이 만들어낸 사람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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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피터 래빗 이야기 세트 - 전3권 - 피터 래빗이야기 + 피터 래빗의 친구들 1~2 베아트릭스 전집
베아트릭스 포터 지음, 김나현 옮김 / 단한권의책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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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관련된 글을 써야하는 것이 있어서 베아트릭스 포터의 피터 래빗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게 되었다. 동물을 좋아하지만 비인간동물을 인간동물화 시켜서 쓴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비인간동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너무 인간동물적이라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인간동물처럼 옷을 입는 행위나 토끼가 토끼털로 만든 장갑과 목도리를 사용한다는 부분에서 정말로 이 책은 반동물권적인 책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토끼가 토끼털로 만든 옷이나 물품을 사용한다는 것은 인간이 인간 가죽으로 만든 가방을 사용한다는 표현과 무엇이 다른가 말인가? 베아트릭스 포터의 비인간동물을 인간동물화 한 예쁜 그림과 베아트릭스 포터가 페미니스트적이고 환경보호활동에 열심히 참여했다는 일생과는 별개로 참 마음에 들지 않는 표현이었다. 동화 속에 나오는 표현이 종차별적일 때 언제나 비판적인 시선으로 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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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사람들·계엄령 알베르 카뮈 전집 13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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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관련된 소설이나 희곡을 읽기 전에 존 롤스의 정의론,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어볼 것을 권한다. 그래야만 각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신념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알베르 카뮈의 희곡 '정의의 사람들'을 읽으려던 이유는 작가 이우의 희곡 '정의의 시대' 때문이었다. 작가 이우가 희곡 정의의 시대를 쓰는 것에 영향을 준 작품이 알베르 카뮈의 희곡 '정의의 사람들'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집 근처 도서관에 가서 이 책을 빌리게 되었다. 작가 이우의 희곡 '정의의 시대'는 일제강점기에 맹렬한 무력투쟁을 하는 독립운동가가 독립과 정의에 대한 열망으로 하는 무력 투쟁으로 사람을 죽이는 일이 과연 정당한 일이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알베르 카뮈의 희곡 '정의의 사람들'을 읽고 작가 이우의 희곡 '정의의 시대'를 평하자면 '정의의 시대'를 쓰기 위한 노력을 의심할 수 없으나 '정의의 사람들'과 차별점을 두지는 못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알베르 카뮈의 희곡 '정의의 사람들'은 러시아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는 러시아 혁명군의 황제 암살 작전을 그렸다. 러시아 혁명은 1917년 2월 혁명과 10월 혁명, 두 차례가 있는데 이 두 번의 혁명으로 러시아 제국은 무너지고 세계 최초 사회주의 혁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러시아 혁명 이전, 러시아는 자본의 성장으로 공업생산량이 증가하고 대규모 공장제와 중공업 분야가 두드러진 발전을 하였다. 공업의 발전으로 도시 노동자의 숫자도 증가하였지만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제한이 없었기에 노동저의 삶은 매우 힘들었다. 여러 안전장치가 마련이 되었어도 비인권적이었던 상황이었기에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라는 구호 아래 사회주의 혁명이 진행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이런 배경에서 러시아 제국의 절대 권력자 차르(황제)를 암살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려는 희곡이 바로 '정의의 사람들'이다.

정의의 사람들에서 가장 두드러진 대척점을 보이는 캐릭터는 바로 이반 칼리아예프와 스테판 페도로프이다. 이 두 캐릭터는 만인을 위한 투쟁이라는 같은 이상을 공유하지만 그 방법론이 완전히 다르다. 이반 칼리아예프는 모든 사람이 살기 위한 투쟁을 하며 무장투쟁을 최소화하며 아직 이 세상에 사랑할 것이 많은 캐릭터다. 스테판 페도로프는 이에 반해 혁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선의 최대의 투쟁을 해야하고 세상에 남은 것은 악과 깡 밖에 없는 캐릭터이다. 이반 칼리아예프는 보다 긍정적이고 부드러우며 낙천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스테판 페도로프는 매우 강하고 감옥에서 최대의 악(惡)을 경험한 이후로 절망적인 상황이 아니었나싶다. 같은 목표와 이상을 그리지만 다른 길을 걷는 두 캐릭터의 대화에서 우리는 '과연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삶을 사랑하는 이반 칼리아예프와 혁명을 위해서라면 삶 따위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스테판 페도로프의 대화는 꼭 혁명이나 정의가 아니라도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목표를 향해 가기 위한 길을 어떤 방법으로 구축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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