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레즈비언 여자 친구에게 큐큐퀴어단편선 5
이유리 외 지음 / 큐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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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처음 출간되었던 큐큐퀴어단편선이 벌써 5권이 발행되었다. 하얀색 표지에 점자로 책 이름이 적혀있었던 큐큐퀴어단편선1을 제외하고는 매년 가을정도에 큐큐퀴어단편선 시리즈가 발행되었다. 큐큐퀴어단편선5의 제목은 나의 레즈비언 여자친구에게.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퀴어문학시리즈로서의 큐큐퀴어단편선의 여정을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 단편을 거의 읽지 않는 내가 지속적으로 읽고 있는 단편선 중에 하나이다.

너무나 일상적이고 보편적일 것 같아 씁쓸한 맛이 났던 '보험과 야쿠르트'는 정말 현실적인 단편이었다. 조금은 SF나 환상문학 같은 다른 단편과 다르게 '보험과 야쿠르트'는 지금의 삶을 살고 있는 혼인신고를 하지 못한 중년 여성 레즈비언 2명의 삶을 다루고 있었다. 현실적이지만 씁쓸하고 그러면서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보험과 야쿠르트'가 지금의 이야기라면 '다가가지 못하는'은 아마 근래 있을 수도 있는 미래였다. 동성혼이 합법화되고 퀴어 퍼레이드가 유럽처럼 평화롭고 즐겁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누군가는 성적 지향을 거부당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투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숨어버리는 것이 해결책이 되지 않지만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지만 누군가는 나서서 말하고 투쟁을 해야 할 수밖에 없다. 투쟁을 하지 않고 말하지 않는다면 지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고 말하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보지 않으려 할수록 우리는 앞으로 나올 것이다. 그 누구도 존재하는 것을 없앨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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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Penelope Cruz - Official Competition (크레이지 컴페티션) (2021)(한글무자막)(Blu-ray)
Various Artists / IFC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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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컴페티션은 스페인 영화다. 페넬로페 크루즈는 할리우드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졌지만 스페인에서 제작되는 예술/상업 영화에 꾸준히 출연하며 영어보다 모국어인 스페인어로 연기하는 것이 훨씬 더 매력적인 배우다. 섹시한 이미지로 영화계에 발을 들였지만 이미지를 넘어서는 연기력과 함께 작품을 고르는 안목과 그거를 밀고 나가는 뚝심도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크레이지 컴페티션은 한 억만장자가 80세 생일 기념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에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을 영화화하려는 계획을 그린 작품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 제목이나 내용은 거의 안 나오고 영화가 제작되어져가는 과정을 그렸다. 천재지만 또라이 소리를 듣는 감독, 연기에 진지한 대배우, 꽤나 가벼워 보이지만 성공한 스타 배우가 만나서 삐그덕 대며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블랙코미디 같지만 스스로 자의식을 잃은 블랙아웃 상태가 되지 않기 위한 세 명의 노력 또한 보여진다. 감독인 롤라(페넬로페 크루즈)는 소설을 영화화하면서 자신의 연출을 보다 정확하게 영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배우를 압박한다. 2명의 배우 또한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시기와 질투로 견제를 하는데 이는 영화 속 소설의 내용인 두 형제의 관계와 비슷하다. 감독 롤라가 성향이 다른 2명의 배우를 캐스팅 한 것도 형제 사이에 볼 수 있는 시기와 질투를 형상화 하기에 적절한 캐스팅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싶다.

예술을 하는 사람의 면면은 자신을 지키면서도 대중에게 팔리는 작품을 만들며 평론가에게도 극찬을 받기 위한 노력은 블랙아웃이 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모습일텐데 아이너리하게도 이런 모습이 관객에게는 블랙 코미디처럼 보일 것이다. 까여서 가루가 될지언정 자신을 절대 지키는 예술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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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바이블 - 월리스 와틀스 3부작 최초 완역판
월리스 D. 와틀스 지음, 김정우 옮김 / 부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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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바이블은 현대 자본주의가 말하는 부자학 모델을 정립한 인물이자 데일 카네기 같은 자기계발서의 최고 대가의 스승이며, 아직까지도 전 세계의 부자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자기계발 철학가이다. 월리스 와틀스의 저서 중 3대 걸작으로 손꼽히는 '부는 어디서 오는가', '마음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위대한 삶이란 무엇인가'를 번역하여 하나로 묶은 책이 바로 이 부의 바이블이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초반에는 불편한 지점이 있었다. 가난을 보지 말고, 눈을 돌리지 말고 오직 부를 위해서만 나아가라는 표현에서 월리스 와틀스라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이 아닌 '오직 돈을 좇는 일인가?'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책을 여러 번 읽으면서 이런 표현이 곡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월리스 와틀스는 가난한 사람이 처한 상황을 공감하지 못해서 부를 쫓으라는 것이 아닌 부를 얻어서 모든 사람과 나누기 위해서 제일 좋은 방법은 목표를 눈앞에 두고 고개를 돌리지 않는 것이라는 내용을 설명하고 싶었던 것 같다. 월리스 와틀스는 단순하게 돈을 많이 벌어서 혼자 잘 먹고 잘 살자는 의미로 부를 쫓으라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하나 제대로 만들고 운영하며 자신의 성공을 다른 사람과 나누어 다 함께 잘 사는 번영을 이룩하자는 입장에서 이런 글을 많이 쓴 것 같다. 물론 월리스 와틀스의 표현 방식이 매우 불편할 때도 있다. 월리스 와틀스는 1860년에 태어나 1911년에 사망을 했는데, 이때는 동물권이나 동물복지에 대해서 제대로 된 철학이 없었으며, 동물의 생태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무지한 것이 보편적인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비인간 동물의 행동에 대한 오해로 잘못된 표현을 쓴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죽은 사람한테 글을 다시 쓰라고 할 수는 없다 보니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제대로 생각하고 바로 실천하며 쓸데없는데 말고 쓸데 있는데 의지력을 쓰라는 말은 상당히 중요하다. 제대로 된 목표 설정과 실천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의지가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 다만 목표 설정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거나 생각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거나 의지가 없어 중도에 포기를 하다 보니 성공을 못 하는 것뿐이다. 우리는 모두 성공할 자질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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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오브 펀 -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재미의 재발견
캐서린 프라이스 지음, 박선령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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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 최근에 즐거웠던 일이 있는가? 하나만 기억해보라.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제일 최근에 즐거웠다고 생각한 일이 무엇이었는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좋아요를 많이 받았을 때?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에서 재미있는 동영상을 보았을 때? 인스타그램에서 이런 모양을 가진 하트를 받았을 때? ...아닐껄?

파워 오브 펀(http://www.yes24.com/Product/Goods/116983683)은 Fun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단순한 재미나 장난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 동물에게 즐거움을 주는 요소는 TV에서 예능을 보거나 SNS에 업로드 한 글에 대한 반응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책에서도 나와있지만 기억에 남는 즐거웠던 일에 대해서 적으라고 하면 대부분 가족이나 친구와의 여행이나 함께 했던 일, 반려동물과의 기억, 여행지에서의 경험이 나타난다. SNS에서 유영하는 모습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가까운 사람 혹은 처음 만난 낯선 사람이지만 감정을 공유하고 어떤 행동을 함께했던 그 순간을 '즐거웠던 기억'으로 소환해낸다. TV나 유투브로 예능을 보거나, 눕거나 앉아서 팟캐스트나 라디오를 듣는 것, 할 일 없이 틱톡과 인스타그램의 스크롤을 내리는 행위는 우리의 도파민을 자극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진정한 즐거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휴식이 필요할 수는 있지만 '휴식'과 '즐거움을 주는 행동'은 구별해야 할 필요는 있다.

인간 동물은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고 사람을 만나고 함께하고 참여하는 일로서 즐거움을 느낀다. 즐거움은 나에게 가장 행복한 동기부여 요소이면서 다른 사람과 관계를 쌓아갈 수 있게 해준다. SNS로 나를 증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에게 진정한 동기부여가 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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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가 되고 싶어 태어난 동물은 없습니다 - 동물에 대한 낯선 생각들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8
박김수진 지음 / 씽크스마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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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가 되고 싶어 태어난 동물은 없습니다는 불친절한 책이다. 딱히 친절하지도 전문적이지도 않다. 비인간동물(주로 개,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주로 소, 돼지, 닭 등 농장동물로 분류된 비인간동물을 먹는 인간동물의 인지부조화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은 단독으로 읽으면 안 되고 한승태 작가의 책 고기로 태어나서와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한다. 스스로 비건이 된 사유나 비건으로 살게 된 사람 10인의 인터뷰를 담은 부분은 좋았으나 불친절하고 불편한 책을 쉽게 사서 읽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인간동물이 가지고 있는 인지부조화에 대해서 인지하고 싶은 사람도 흔치 않다. 중요한 점은 우리가 모두 함께 말하고 쓰고 읽혀서 이런 인지부조화를 인지하게끔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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