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을 착취하다 - 서민을 위한 대출인가 21세기형 고리대금업인가, 소액 금융의 배신
휴 싱클레어 지음, 이수경.이지연 옮김 / 민음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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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하마드 유누스로 대표되는 그라민 은행의 소액대출은 빈곤선에 살고있는 여성의 인권과 존엄성을 존중하기 위해 대출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적 지원을 해주어 최종적으로 자영업으로 인한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문제는 이 소액금융이라는 대출 프로그램이 과도한 이자와 대출상환추심, 소액금융기관 내부의 부패 등으로 인하여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휴 싱클레어는 소액대출기관에서의 경험에서 내부 부패를 미리 알아차리고 이에 대해 경고를 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히려 해고를 통보당했다. '빈곤을 착취하다'는 소액대출기관의 잘못된 점과 함께 일명 선진국에 의한 ODA나 각종 지원이 개발 도상국의 경제적 자립을 왜 가로막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는 책이다.


이 세상에 문제가 없는 곳은 없다.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아니면 문제로 인하여 잠식당할 것인가는 스스로 선택을 해야한다. 한국에서는 그라민 은행같은 빈곤층을 위한 소액 대출 금융 기관보다는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채무자와 채권자를 바로 연결해주는 대출 서비스가 한때 유행이었다가 어느 순간 우후죽순 생겼던 펀딩업체의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일명 온투법이라고 불리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의 개정 이후 어떤 업체는 법적 기준에 못 미치는 투자로 문을 닫은 경우도 있다. P2P투자이든 소액 대출 투자이든 개인이 특정 상품에 투자를 할 때는 늘 '사기'업체가 아닌가 하는 사나운 눈초리로 살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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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많은 곳에서 일합니다 - 생존이 곧 레퍼런스인 여자들의 남초 직군 분투기
박진희 지음 / 앤의서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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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에서의 보이는 차별이 '대놓고' 텃세와 성희롱/성추행이라면 전문직에서는 '배려'라는 이름의 배제가 있었다. 장시간 육체노동을 하는 업무에서 특히 결혼한 여성은 육아라는 이름의 배려가 배제가 되어버리는 형국이었다. 남성도 여성과 같이 육아를 하고 육아휴직이 빈번한 사회였다면 장시간 육체노동을 하는 업무에서 '여성만' 배제가 되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육아는 거의 전적으로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사회문화적 현상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김승주 항해사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결혼을 하여 아이를 양육하고 싶다'라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나, 블루칼라 여자'에서 나왔던 인터뷰이의 80%는 결혼을 하고 자녀가 있었기에 현장에서 성희롱을 당하고 육체적으로 힘들어도 '자식을 위해서 일을 해야만 하는 어머니'기에 그 풍파를 견딘다면 '남자가 많은 곳에서 일합니다'에서는 '내가 좋아서 선택한 직업'이라는 자율성이 보였다. 노가다와 전문직이라는 그 간극 사이에서도 아무래도 남성보다 근력과 체력이 약한 상황에서 두 부류의 사람 모두 '극복할 수 있는' 것이고, '사람의 힘으로 못 하는 거면 기계를 이용하면 된다'라는 생각이 공유된다는 것은 매우 유의미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나, 블루칼라 여자'의 인터뷰이 10명과 '남자가 많은 곳에서 일합니다'의 인터뷰이 8명이 한자리에 모여 남초직군 직업여성에 대한 신나는 이야기 자리가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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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마주한 뒤섞인 문명 - 스페인 안달루시아 & 터키 이스탄불 탐방
김종천 외 지음 / 어문학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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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남부지역인 안달루시아는 아주 오랫동안 이슬람 문화의 지배를 받아왔고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은 이슬람과 카톨릭 건물이 혼재되어 있는 독특한 곳이다. 그러다보니 스페인 인구의 90% 이상이 카톨릭을 믿지만 안달루시아 지역의 건물에는 모스크나 이슬람 문화가 많이 새겨져 있다. 곳곳에 있는 건물에 카톨릭과 이슬람 문화가 뒤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튀르키예의 이스탄불도 마찬가지이다. 스페인은 유럽 문화권인데 이슬람 문화가 강한 색채의 건물이 있고, 튀르키예는 중동 문화권인데 이상하게 카톨릭스러운 건물이 눈에 띄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책을 쓴 두 명의 저자가 기묘하게 느끼 부분을 나도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과 튀르키예에 가서 많이 느꼈다. 두 지역의 비슷한 점이라면 사막인듯 사막아닌 사막같은 그 곳이랄까? 스페인 안달루시아는 유럽지역인데도 매우 덥고 건조하다. 스페인 남부 바다 건너편에 바로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이 있어서 이 영향으로 스페인의 남부 지역에서 사막화가 심하게 진행되고 있는 곳도 있으며 사실인지는 모르겠는데 2070년쯤이면 완전히 사막화되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과 같은 기후가 될 것이라는 말도 있다. 튀르키예는 이스탄불 지역만 도시화가 아주 멋지지만 중앙으로 들어가면 완전 사막같은 풍경이 꽤 펼쳐진다. 유럽이지만 사막같은 스페인 남부지역의 특성때문에 안달루시아 지역에 이슬람 문화가 뿌리내렸고, 사막같지 않은 튀르키예의 이스탄불 지역에는 카톨릭이 꽤 적응을 잘 해서 두 개의 문화가 섞인 이질적이면서도 재미있는 구조가 되지 않았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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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월세 보증금을 지켜라 - 아파트, 빌라, 원룸, 오피스텔 전세 월세 사기로부터
덕방연구소 지음 / 황금부엉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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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상식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유튜부 덕방연구소에서 출간한 전세금을 지켜라의 개정판 '전세 월세 보증금을 지켜라(https://me2.do/IFg6AlBv)'가 출간되었다. 개인적으로 전세 사기 피해자가 급증하고 있는 한국에서 자신의 전문적인 영역을 나누어서 나름의 선한영향력을 행사하는 덕방연구소 같은 유튜버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을 한다.


‘덕방연구소’에서는 부동산 계약 시 전세금 사기 당하지 않는 방법이라든가 부동산 전세/월세 사기를 인지하고 난 뒤에 대처법을 담은 영상을 올리고 있었는데 '전세 월세 보증금을 지켜라'에서는 주로 전세금, 반전세, 월세 보증금같이 신혼 부부나 대학생같이 부동산을 처음 접하는 사회초년생의 쌈지돈을 최대한 지킬 수 있는 노하우를 정리한 책이다. 실제 사례 중심으로 설명을 해주다보니까 이해가 좀 더 쉬웠다.


유튜버 덕방연구소는 부동산학과 전공자이다. 내가 다닌 대학교에도 부동산학과 전공이 있었는데, 그 때는 그 부동산 학과가 어떤 일을 하는지 전혀 관심도 없었고 알 생각조차 안 하고 있었다. 부동산학과는 도시 관련 학과 중 미시적인 관점에서 도시를 구성하는 개별 부동산에 대한 내용을 공부하는 학과인데, 내가 대학생 때 이 부분에 조금 더 눈을 뜨고 있었더라면 분명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으로 부동산학과를 공부했을 것 같다. 원래 사회복지전공자인데, 사회복지서비스를 주로 받는 사람 중 부동산에 취약한 사람이 많았다.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수십년간 살다가 지역으로 자립하려는 사람이나 보육원 퇴소 청소년에 대한 자립지원을 할 때 제일 필요한 부분은 역시 거주지이다. 근데 부동산 관련해서 뭘 알아야지 지원을 조금이라도 더 잘 해줄 수 있을텐데 나도 잘 모르다보니 아쉬울 때가 많았다. 유튜버 덕방연구소 같은 사람이 자신의 전문분야를 유튜브라는 신미디어로 전달을 해주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전세 월세 보증금을 지켜라'의 목차는 'PART 1. 내 보증금을 돌려주세요', 'PART 2 전세 사기, 당신도 예외가 아닙니다', 'PART 3. 집초년생을 위한 전세 사기 예방 가이드'로 나뉘어져 있었다. 'PART 1. 내 보증금을 돌려주세요'에서는 우선변제권 확보, 전세보증보험 확인과 같은 것을 안내하였고, 'PART 2 전세 사기, 당신도 예외가 아닙니다' 부동산 업체에서 어떻게 사람을 속이는지에 대해서 나와있었다. 나는 동네 부동산에서 일을 하는 사람은 모두 시험을 통과하여 자격증이 있는 공인중개사라고 생각을 하였는데, 중개보조원에게 불법적으로 일을 시켜서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알게되었다. 'PART 3. 집초년생을 위한 전세 사기 예방 가이드'에서는 부동산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를 안내해주고 있었다.


'전세 월세 보증금을 지켜라'에서는 실제적인 사례와 함께 구체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사이트, 확인해야하는 내용을 적어두고 알려주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당장 부동산 계약을 하지 않더라도 추후에 집 관련 계약시 해당 책을 다시 읽으면서 차근차근히 확인을 하며 계약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덧붙여서 한국에서는 사기와 관련된 법적 책임이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 전세 보증금이나 월세 보증금은 누군가에게 전재산일텐데 정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 없고 부동산학과 전공인 전문가가 이를 초년생에게 알려주겠다고 유튜브를 개설하고 책을 펴내는 상황이 옳은 것인가 싶다. 집 계약을 앞둔 사회초년생이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전세 월세 보증금을 지켜라'을 읽고 덕방연구소를 구독하는 것도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하고 유의미하다고 생각하지만 국가적으로 해당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의지를 가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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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산책 - 예술의 정원
강명재 지음 / 일파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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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미술관 관련된 책이 거의 없는 와중에 2년전 출간된 '예술의 정원 마드리드 산책'을 도서관에서 발견하여 빌렸다. 한국에 출간된 스페인 미술관 관련 책의 가우디 건축 관련한 책이거나 '스페인 미술관 산책', '올라, 프라도 차오, 빌바오' 정도이다. '스페인 미술관 산책'과 '올라, 프라도 차오, 빌바오'는 마드리드에 있는 미술관 뿐만 아니라 바르셀로나, 빌바오 등 스페인 전역에 있는 다른 미술관에 대한 소개도 있다. 한국에서 한국어로 출간된 마드리드에 있는 미술관만 소개한 것은 '예술의 정원 마드리드 산책'이 최초라고 생각된다. 미술에 큰 관심이 없다면 해외여행 중 미술관에 잘 안가는 한국인의 여행 특성상 마드리드에 유명한 미술관이 있어도 그냥 시큰둥한 사람이 많을텐데 개인적으로는 다른 나라를 갔을 때 유명하다는 미술관이 있으면 꼭 들리라고 추천을 하고 싶다. 교과서에서 보던 작품을 생각보다 큰 크기로 직접 관람한다면 예상외의 충격을 받기도 한다. 나도 미술을 엄청 잘 알거나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베르사유 궁전에 있는 루이14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초상화가 궁전 벽만큼 큰 크기로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굉장하다'라고 생각을 하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유명한 미술관(프라도 미술관,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의 유명한 작품(게르니카, 스페인 고전 미술) 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잘 가지 않는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과 소로야 미술관을 소개했다는 것이다. 내가 처음 스페인 여행을 갔을 때 방문하였던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은 그 때 당시 정보가 적었기에 전시해둔 그림에 대한 설명이 적었어서 말 그대로 대충보다 나왔었다. 이 책을 한 번 보고 간다면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의 그림에 대한 느낌이 달라질 것 같다. 소로야 미술관은 발렌시아 출신 화가 호아킨 소로야의 작품만 걸린 미술관이다. 호야킨 소로야의 그림에 대해서는 '호아킨 소로야 - 바다, 바닷가에서'의 책에서 더 잘 알아볼 수 있지만 너무 전문적인 지식이 힘들다면 '예술의 정원 마드리드 산책'에 나와있는 정보만으로도 충분하다. 바닷가 마을 발렌시아 출신의 화가가 그린 바다 그림에 대한 느낌을 한 번 알아볼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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