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에서의 보이는 차별이 '대놓고' 텃세와 성희롱/성추행이라면 전문직에서는 '배려'라는 이름의 배제가 있었다. 장시간 육체노동을 하는 업무에서 특히 결혼한 여성은 육아라는 이름의 배려가 배제가 되어버리는 형국이었다. 남성도 여성과 같이 육아를 하고 육아휴직이 빈번한 사회였다면 장시간 육체노동을 하는 업무에서 '여성만' 배제가 되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육아는 거의 전적으로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사회문화적 현상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김승주 항해사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결혼을 하여 아이를 양육하고 싶다'라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나, 블루칼라 여자'에서 나왔던 인터뷰이의 80%는 결혼을 하고 자녀가 있었기에 현장에서 성희롱을 당하고 육체적으로 힘들어도 '자식을 위해서 일을 해야만 하는 어머니'기에 그 풍파를 견딘다면 '남자가 많은 곳에서 일합니다'에서는 '내가 좋아서 선택한 직업'이라는 자율성이 보였다. 노가다와 전문직이라는 그 간극 사이에서도 아무래도 남성보다 근력과 체력이 약한 상황에서 두 부류의 사람 모두 '극복할 수 있는' 것이고, '사람의 힘으로 못 하는 거면 기계를 이용하면 된다'라는 생각이 공유된다는 것은 매우 유의미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나, 블루칼라 여자'의 인터뷰이 10명과 '남자가 많은 곳에서 일합니다'의 인터뷰이 8명이 한자리에 모여 남초직군 직업여성에 대한 신나는 이야기 자리가 마련되길 바란다.